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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nglewood May 08. 2017

못 난 리더는 모두가 피곤하다

Road to CEO -

허상-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언젠가 창업으로 성공한 CEO와 여러 차례 만남을 가진 적이 있었다. 식사 중의 대화에서 배울 것이 있다고 생각하면 식사 중이라도 수첩에 메모를 하기도 해서 무척이나 인상 깊게 남은 사람이었다. 중소기업의 CEO로 항상 열정적이고 에너지가 넘치는 분으로 매주 직원들에게 본인이 생각하는 메시지를 직접 작성해서 전달하여 직원들과 항상 커뮤니케이션하고자 노력하는 분이었다.


누가 보더라도 훌륭한 리더의 자질을 타고났다고 볼 수가 있는 분이었다. 하지만 가끔 갖는 식사에서 항상 직원들이 너무 따라오지 않아서 힘들어했고 심지어는 직원들이 지시한 것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서 어떻게 할지 고민이라고 푸념을 하곤 하였다. 지시를 해도 알아듣지도 못하고 책임감이 없어 제대로 되는 일이 없다는 것이다


이상한 점이 있었지만 남의 사정을 정확하게 알기가 어려워 일단은 능력 있는 직원을 채용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조언을 해 주었다. 마침 그 업계를 잘 아는 지인이 있어 몇 명을 추천해 주었다. 그런데 얼마 후에 추천한 사람의 대부분이 중도에 지원을 포기했다는 의외의 소식을 듣게 되었다. 처음에는 추천한 나도 입장이 애매해서 그분을 만나지 않고 몇 달이 흐른 후에 추천에 도움을 주었던 지인을 만나서 사연을 들어보니 내가 알고 있는 것과 많은 차이가 있었다.




실상 -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다.

추천받은 지원자가 아는 인맥을 통하여 CEO의 평판과 회사 분위기를 확인해 보니, CEO가 많은 직원이 있는 상황에서도 직원들을 인격적인 모독을 하면서 자주 야단을 치거나 한 번 실수한 일을 몇 번에 걸쳐서 계속 문책을 한다는 것이었다. 더불어 임원에게는 직원들에게 레이저를 쏘듯이 닦달을 하라고 채근해서 직원들 사이에서 별명이 레이저 발사기라고 불리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는 중도에 이직을 포기했다는 것이다. 나와 만날 때는 그런 기색이 없었기 때문에 후에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말을 돌려 " 직원들이 사장님을 참 힘들게 하나 봅니다? "라고 운을 띠우자마자 바로 " 아이고, 정말로 한시도 눈을 띨 수가 없어요, 하루 종일 직원에게서 눈에서 레이저를 쏘느라 오후만 되면 피곤해 죽겠습니다." 하면서 하소연을 하는 것이 본인의 회사에서 일어 나는 현상에 대해서 뭐가 진짜 문제인지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매주 한다는 커뮤니케이션도 경려와 육성을 위한 커뮤니케이션이 아닌 질책과 일방적인 지시로 가득 찬 메시지일 뿐인 것이었다. 그렇지만 그분은 그걸 커뮤니케이션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항상 직원을 눈 앞에 두고 닦달을 해야 하니 얼마나 직원들이 회사에서 일하기가 어려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최고 경영자가 이런 태도를 보이고 항상 야단만 치면서 "내가 옛날에 일할 때는 얼마나 일을 열심히 했는데 너희는 밥 먹은 시간은 있고 일할 시간은 없냐?"하는 소리를 면전에서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들까?  눈 앞에 있기 때문에 고개를 숙이고 긍정의 태도를 보이지만 직원들의 가슴속에는 부정과 무력감만 늘어 가고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 내가 왜 이 좋은 아이디어를 사장을 위해서 쓰지?"하는 마음만 들 것이다. 아마도 이 사장은 직원들이 전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문제의 원인이 본인에게 있는 것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경영자에게는 조언을 하기가 어렵다.




차이 - 등을 보이는 것

시간이 얼마간 지난 후에 그 분과 식사하는 중에 어린아이가 너무 레스토랑 안을 뛰어다니기에 직원 중의 한 분이 " 뛰면 다치니 뛰지 마세요."라고 상냥하게 주의를 준 후에 바로 일행의 부모로 보이는 일행이 직원에게 " 당신이 뭔데 우리 아이에게 그런 말을 하느냐? , 뛰니깐 아이지, 안 뛰면 병신이지"라며 직원에게 야단을 치는 것이었다. 직원이 말 문이 막혀 마땅히 대응도 못하자 일행은 소리를 높이며 더 심한 말까지 하는 것이었다.  손님으로부터 부당한 대접을 받는 직원을 어떻게 도와줘야 하나 생각하는 찰나에 레스토랑 사장이 나타나 " 아이가 뛰다가 뜨거운 음식에 다치면 위험해서 주의를 준 것입니다. 제가 직원들에게 그렇게 하라고 교육을 시켰으니 불만이 있으시면 저에게 말씀하시면 됩니다."라고 하면서 상식이 없는 손님의 항의로부터 직원들은 보호해 주는 것이었다. 같이 식사하던 그 사장이 본인과 레스토랑 사장과의 리더십 차이가 무엇인 지를 느끼기를 바랐지만 그분은 계속 직원들이 자기를 얼마나 힘들게 하는지에 대해서만 이야기할 뿐 조금 전에 레스토랑 사장이 보여 주었던 리더십에 대해서는 깨달은 것이 없어 보였다.


작은 레스토랑의 사장이지만 리더십 측면에서 보면 직원을 못 믿어서 항상 직원을 보면서 레이저를 쏘고 감시하는 성공한 사장보다 훨씬 훌륭하고 모두가 편한 리더십이다. 직원들 앞에 서서 어려움을 막아주고 힘든 일은 항상 앞에 나서서 솔선수범하는 리더의 뒤에는 직원들이 따른다. 마케팅에서 말하는 구전 마케팅이라는 것이 있다. 경험해서 만족한 소비자가 알아서 다른 고객을 데리고 온다는 업계에서 말하는 가장 좋은 마케팅인 것이다. 이 것은 직원 채용에서도 효과가 있어 좋은 리더가 있는 회사는 관련 업계에서 나름 좋은 소문이 돌기 때문에 인재 채용이 상대적으로 쉽다. 반대로 레이저를 쏘는 리더에게는 갈 데가 없는 직원들만 모이기 마련이다. 혹시 모르고 온 좋은 인재도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은 시간의 문제이다. 못 난 리더는 불안해서 직원에게 등을 보이지 못하고 눈 앞에 두려고 하지만 좋은 리더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직원이 눈 앞에 있으나 없으나 차이가 없다. 단지 어려운 일이 생기면 직원들애게 자신의 등을 내어 주는 사람이다.




가야 할 길  - 모두가 편하게 살 수 있다.

못난 리더는 눈 앞에서 직원들을 감시하고 등 뒤에서는 채근해서 몰고 가야만 한다고 믿고 있다. 본인도 직원도 모두가 힘들다. 좋은 리더는 편하게 좋은 인재를 모으고 좋은 인재를 통해서 편하게 경영한다. 못 난 사장 때문에 힘든 직원이 하는 서비스는 받는 고객들도 무언가가 불편하다. 흔히 창업에 성공한 경영자 중에 이런 경향이 많이 나타난다. 이런 경우 직원들이 자주 교체되고 좋은 인재는 회사를 떠나기 때문에 직원들의 업무가 자주 바뀌고 전문성이 떨어져 회사는 성장하기가 어렵다. 많은 경영자가 본인은 무결점이고 가장 열심히 일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좋은 리더는 가장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 직원들이 기쁘게, 열심히 일하게 만들어 주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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