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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독신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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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영 Nov 18. 2021

독신공감, 미완의 원고

5년전에 1인 가구 관련 원고를 준비하다가 결국 마무리하지 못했다. 

그때 써놓았던 서문을 다시 꺼내어본다. 

참! 2020년 인구주택총조사(이전의 인구주택센서스) 결과

2020년 11월 1일 기준 1인 가구는 664만3000가구로 조사됐다. 2019년 614만8000가구에 비해 49만6000가구(8.0%) 증가했다. 전체 가구(2092만7000가구) 중 31.7%가 1인 가구였다.

즉 한국에는 1인 가구가 가장 많다는 것이다. 대세가 아니라 현상이 된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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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독신 가구가 대세 


1991년 8월 통계청이 1990년 인구주택센서스 결과를 발표한다. 당시 통계청과 언론은 조사 결과를 보고 한국 사회 내부의 변화를 실감한다. 경제성장에 따라 취사연료가 연탄에서 가스로 주거형태는 주택에서 아파트로 바뀌는 등 실생활의 개선은 눈에 보이는 것이었지만 사회 구조의 변화가 구체적으로 드러난 것은 사실상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눈에 띈 변화는 가족과 결혼 제도를 둘러싼 여러 수치의 변화였다.  


먼저 35세가 넘도록 결혼을 하지 않은 독신남녀는 85년 10만명에서 1990년 18만 2천명으로 82%가 증가했다. 이 가운데 35∼39세의 독신은 같은 기간 5만 5000명에서 10만 7000명으로 94.5%로 폭증했다. 남녀별로는 35세 이상 독신남이 6만1000명에서 10만 6000천명으로 00% 가량 증가했고 독신녀는 3만7천명에서 7만 6천명으로 100% 넘게 늘어났다. 


20대의 미혼율도 높아지기 시작했다. 20∼24세 여성 중 결혼을 하지 않은 비율은 85년 72.1%에서 90년 80.7%로 증가했다. 25∼29세 사이의 남성 중 결혼을 하지 않은 비율 또한 50.7%에서 57.3%로, 30∼34세는 9.4%에서 13.7%로 각각 높아져 남녀 모두 결혼이 늦어지는 추세였다. 자연스럽게 초혼연령도 높아졌다. 85년 남성은 27.8세, 여성은 24.8세가 초혼연령이었다. 5년 후 남성은 28.6세, 여성은 25.5세가 됐다. 


여기서 또 다른 특징은 1인 가구의 비중이 커졌다는 점이다. 1인 가구는 1985년 전체가구의 6.9%에 불과했지만 1990년 9.5%로 높아졌다. 즉 10가구 중 1가구가 1인 가구가 된 셈이다. 독신남녀의 증가와 무관하지 않은 현상이었다. 그러나 전체 가구의 29.5%는 4인 가구로 여전히 4인 가구가 다수였다. 이어 3인 가구 19.1%, 5인 가구 18.8%, 2인 가구 13.8%등의 분포를 보였다. 


이혼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는 것도 이 시기의 특징이었다. 이혼 인구는 85년 조사당시 16만7000명에서 1990년 26만 1000명으로 무려 56.3%가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유배우인구(16.6%증가)와 사별인구(15.8%증가)의 증가세를 능가하는 것이다. 연령별로는 35∼39세의 이혼인구가 5만 7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40∼44세가 5만명, 30∼34세가 4만3천명 등이었다.


1990년 인구센서스는 이후 한국 사회의 가족과 결혼 제도의 변화는 보다 빠른 속도로 찾아든다. 5년마다 조사하는 인구센서스 결과가 발표될 때마다 학계와 언론계에서는 초혼 연령의 증가와 만혼의 유행, 1인 가구의 증가 및 4인 가구의 감소 등을 유추하며 한국사회의 거대한 변화가 도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침내 2015년 인구센서스에서 이러한 전망이 현실로 확인됐다. 불과 4반세기 만에 대한민국의 보편적인 가구는 4인 가구가 아니라 1인 가구로 뒤바뀌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2020년쯤 되어야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20%를 넘길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한국 사회의 변화 속도는 이러한 예측을 뛰어넘었다. 


2015년 통계청의 인구센서스에 따르면 1990년 9.8%였던 1인 가구는 25년 만에 27.2%로 늘어나며 전체 1956만 가구 가운데 520만 3000가구가 1인 가구로 집계 되었다. 즉 4명 중 1명 이상이 1인 가구로 살고 있으며 이러한 1인 가구가 현재 대한민국의 가장 많은 가구 형태로 자리를 잡은 것이다.  


1인 가구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가구로 부상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특히  미혼 가구의 증가도 영향을 미쳤다. 1인 가구 중에는 미혼 가구는 228만 6000명(43.9%)으로 가장 많았다. 2010년 인구센서스 때보다 44만 3000명(24.0%) 증가했다. 이어 사별(死別) 인구 145만 1000명(27.9%)과 이혼 인구 84만 5000명(16.2%) 순으로 1인 가구를 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혼 가구의 증가의 배경에는 여성들이 결혼을 기피하는 경향이 도드라진 점이 있다. 과거보다 결혼을 하지 않는 여성들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1인 가구의 보편화에 밑거름이 되었다.  


2015년 인구센서스에서 30대 여성 중 결혼하지 않은 여성은 28.1%에 달했다. 2010년 조사에서 20.4%였다가 5년 만에 7.7% 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여성 미혼인구의 증가는 20대에서도 확실했다. 2010년 조사에서 20대 여성 중 결혼하지 않은 경우는 81.3%였지만 2015년에는 87.5%로 상승했다. 남성들의 미혼율도 덩달아 올랐다. 2010년 30대 남성 가운데 결혼을 하지 않은 남성은 37.9%였지만 2015년에는 44.2%를 기록했다.  40대 남성의 미혼율은 더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10년 10.9%였지만 5년 만에 18.2%가 되었다. 


결과적으로 2015년 인구센서스를 기준으로 전체 인구 가운데 30~34세의 미혼비율은 46.9%였으며 35세에서 39세의 미혼율은 26.2%를 차지했다. 이는 2010년 조사와 비교했을 때 30~34세 미혼율은 7.2% 포인트 증가했으며 35~39세 미혼율은 6.5% 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30대 전반에 걸친 미혼율의 증가는 결국 1인 가구가 한국의 대표 가구로 자리 잡는 데 지대한 영향일 미쳤다고 볼 수 있다. 


통계학이나 사회학에서 1인 가구는 결혼을 하지 않은 미혼 단독 가구만을 뜻하지 않는다. 즉 1인 가구의 증가 배경에는 결혼 적령기의 남녀가 결혼을 하지 않고 독립해 혼자 사는 경우가 늘었다는 사실만으로는 온전히 설명할 수 없다. 실제 1인 가구를 조사할 때도 미혼 외에 별거, 사별, 이혼 등으로 1인 가구를 구성하는 경우를 포함하기 때문이다. 


사회학자들은 결혼의 감소와 상관없이 1인 가구의 증가 추세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1인 가구가 단순히 미혼이 늘어나는 것과 별개로 사회 전체의 거대한 변화의 흐름 중 하나기 때문이다. 사회학자인 에릭 클라이넨버그는“개인의 부상, 여성의 지위 향상과 발언권 강화, 도시의 성장과 통신기술의 발달, 생활주기의 확장 등이 역진될 가능성이 없다”며 1인 가구의 증가를 예언했다.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하여 53p)


2015년 통계청의 인구센서스는 1985년 이후 불과 한 세대 만에 한국 사회가 본격적으로 1인 가구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사실을 공포했다. 그러나 한국만이 1인 가구 시대로 접어든 것은 아니다. 이미 서구의 선진국들은 한국보다 앞서 결혼 형태에 변화를 겪었으며 1인 가구 및 독신 인구의 증가를 경험했다. 


먼저 미국은 이미 1950년에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의 비중이 9%에 달했다. 한국에서 1인 가구 비중이 9%를 넘어선 것은 1990년 인구센서스 조사 때부터다. 뉴질랜드는 2006년에 이미 1인 가구의 비중이 22.6%를 기록했다. 일본은 2010년 조사에서 32.3%가 1인 가구로 집계되었다. 같은 해 독일의 1인 가구는 40.2% 였고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덴마크 등 스칸디나비아 국가는 혼자 사는 비율이 이미 전체 가구의 40%를 상회한다.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하여 41p) 


다만 한국은 세계적인 통계학자인 한스 로슬링이 “UN의 모든 데이터에서 아웃라이어(outlier)”라고 지적한 대로 영아사망률과 평균수명, GOP, 산림 녹화율, 대학 진학율 등 여러 가지 통계에서 세계 최하 수준에서 최상 수준으로 변화한 단 하나의 예외적 사례로 꼽히고 있다. 즉 1인 가구와 독신 인구의 증가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한국사회에서 독신 가구의 증가와 미혼율이 높아지는 현상에 대해 아직 체계적인 담론이나 논의가 생산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단순히 과거에 비해 경제가 나빠져서 젊은 남녀가 결혼을 미루고 있다는 현상 적인 파악에만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또한 낮아지는 출산율을 우려하며 마치 1인 가구나 독신의 미혼 남녀를 사회의 발전을 저해하는 집단으로 매도하려는 분위기 또한 감지된다. 


1인 가구가 한국에서도 보편적인 가구의 형태로 자리 잡은 데에는 여러 가지 맥락이 있다. 맥락들은 저마다 개별적인 듯해도 인류의 커다란 흐름과 연결이 되어 있다. 한국 또한 예외가 아니다.  


이 책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1인 가구로 살고 있는 이들을 염두에 두고 썼다. 보다 세밀하게는 혼자 사는, 혹은 혼자 살려고 결심한, 혹은 결혼 과정에서 여러 가지 좌절을 겪거나 신물이 났거나 아니면 부모를 떠나 독립을 한 젊은 미혼남녀를 위해서다. 인구센서스에서도 나타났듯이 혼자 사는 일은 한국 사회에서 더 이상 별다른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혼자 사는 미혼남녀들은 기혼을 토대로 이뤄진 사회의 여러 구성원들에게 불필요한 오해 내지 억압을 받으며 살고 있다. 


1인 가구와 독신 증가는 특수하고 단순한 현상이 아니다. 연원을 따지고 올라가면 여성 인권의 향상에서 비롯

했다. 남녀평등은 인류가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던 ‘개념’이 아니다. 불과 프랑스 혁명 이후 19세기에 이르러서야 남녀가 평등하다는 인식이 생겨났다. 그러나 인식과 별개로 여성이 인간으로 존중을 받고 권리를 쟁취하기 까지 숱한 역경이 있었다. 이러한 역경을 딛고 여성들은 남성에게 종속된 존재가 아니라 인간 본연의 지위에 오르며 자신의 의사를 스스로 표현할 수 있게 된다.  1인 가구와 독신의 증가의 시발점은 여성이 결혼을 주체적으로 ‘선택’하면서 비로소 대두되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 미국을 비롯해 유럽 등 선진국의 여성사를 통해 1인 가구의 증가의 기원을 살폈다. 아울러 한국에서의 여성 인권 향상 과정도 되돌아 봤다. 한국은 해방 이후 남한이나 북한 모두 여성에게 바로 투표권을 주며 제도적으로는 여성 인권의 선진국이었다고 해도 과장은 아니었다. 그러나 여성들은 한국 사회의 주체로 인정받는 데는 시간이 걸렸다. 1인 가구와 미혼율 증가는 여성학적인 관점에서 보지 않으면 큰 흐름을 설명하기 어렵다. 


여성의 인권 향상 외에 주거 공간의 변화도 1인 가구와 독신 세대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 미국의 경우 1920년대 뉴욕 등 대도시의 아파트가 늘어나면서 1인 가구의 증가가 도드라지기 시작했다. 프랑스의 경우 1950년대 르 꼬르뷔지에의 콘크리트 아파트가 대량으로 지어지면서 비로소 개인들이 독립된 공간을 갖게 되었다. 이는 유럽 전역으로 확대되었다. 태어날 때부터 자신만의 독립된 공간에서 자란 세대가 1950년대 이후 생겨나기 시작했고 이들이 성인이 된 1970년대 무렵 유럽도 본격적인 1인 가구와 미혼율의 증가 현상을 겪게 된다. 


한국 또한 1980년대 이후 주거환경이 주택에서 아파트로 개편되면서 아이들이 자기만의 방을 소유하게 되었다. 자기만의 방에서 자란 이들은 계속해서 1인 공간을 선호하고 같은 공간에 타인이 있는 상황을 이전 세대보다 더 불편하게 여기게 됐다. 더군다나 기계화와 분업화 등으로 혼자 할 수 있는 게 많아졌다. 이 과정에서 ‘개인’이란 정체성은 더욱 북돋워졌다. 달리 말하면 1인 가구와 독신의 증가에는 사회적 관계망 속의 누군가가 아닌 ‘개인’으로 존재하고 싶은 욕구를 빼놓고는 설명하기 어렵다. 


1인 가구와 독신의 증가는 기존의 결혼 제도가 맞이한 가장 큰 도전이기도 하다. 유사 이래 인간은 문명을 만들며 남녀의 결혼을 토대로 사회 시스템을 만들고 유지했다. 국가가 1인 가구와 미혼이 늘어나는 상황을 반기지 않는 이유는 결혼을 기반으로 한 사회 시스템의 붕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부모들이 미혼인 자식들을 보고 잔소리를 하는 이유는 단순히 나이 먹어 결혼을 하지 않은 자식들이 한심해서라기보다 세대를 잇지 않으려는 상황에 대한 무의식적 경고일 수 있다. 이 역시 한국뿐만 아니라 19세기를 기점으로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사회적인 현상이다.  


1인 가구와 독신을 결혼의 여부로 좁혀서 이른바 결혼 적령기의 미혼들이 겪는 부당한 대우를 짚어봤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 편견의 대상에 놓여 있는 30대 미혼 여성들의 인터뷰도 실었다. 유교문화의 영향력이 강력하게 남아 있는 한국에서는 결혼하지 않은 이들에 대한 사회적인 압박이 남다르다. 하지만 이 또한 제 1세계에서도 겪었던 일이다. 특히 이혼율의 증가와 1인 가구, 독신 가구의 증가는 상호 연관성이 낮지 않다. 미혼율의 증가는 역설적으로 결혼 생활의 허구가 드러났기 때문일 수 있다. 기혼 가구의 변화 양상을 통해 미혼 가구 시대의 또 다른 면을 살폈다.  


1인 가구 시대가 도래하기 이전 이미 ‘결혼하지 않은 삶’을 살았던 유명인들의 인생도 찾았다. 인류의 역사를 찾아보면 의외로 독신으로 살았던 이들에게 빚진 게 많았다. 그러나 단지 혼자 산다는 이유만으로 여러 가지 압박과 편견에 시달리기도 했다.  


이 책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보편적인 가구로 자리 잡은 1인 가구에 대해 다양한 측면에서 맥락을 찾고 합리적인 인과의 결과임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로 집필했다. 통계청의 인구추세에 따르면 앞으로 1인 가구의 증가는 감소하기보다 오히려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4반세기 이내에 1인 가구가 한국에서 가장 많은 가구를 차지하리라고 보는 사람은 드물었다. 예상과는 달리 1인 가구는 한국 사회에서 가장 비중이 높아졌다. 물론 1인 가구는 단순히 미혼 가구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러나 미혼율의 증가가 1인 가구 확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은 부정하기 어렵다. 여기에  갈수록 사람들은 결혼을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보고 미혼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 가능성에는 사회의 변화에 따른 개인의 ‘합리적인 선택’이 반영되어 있다. 하지만 막연히 경제적으로 어려워져서, 이기적이기 때문에, 타인과 어울려 사는 삶을 기피해서, 혹은 개인이 못났거나 부족해서 라는 등등의 이유로 미혼을 단정하고 차별한다. 


20세기 교육심리학의 중요한 이론을 닦은 심리학자 매슬로우는 욕구 단계설을 통해 인간행동은 욕구에 바탕을 둔 동기에 의해 유발되고, 하위 단계의 욕구가 만족되어야만 상위의 욕구로 나아간다고 주장했다. 


매슬로우에 따르면 인간의 욕구는 다섯 가지다. 먼저 생리 욕구로 허기를 면하고 생명을 유지하려는 욕구다. 가장 기본인 의복, 음식, 가택을 향한 욕구에서 성욕까지를 포함한다. 두 번째는 안전 욕구로 생리 욕구를 충족하면 인간은 위험, 위협, 박탈(剝奪)에서 자신을 보호하고 불안을 회피하려는 욕구를 따라 행동한다. 이것이 충족되면 애정, 소유 욕구로 나아간다. 가족과 친구, 친척 등과 친교를 맺고 원하는 집단에 귀속되고 싶어 하는 욕구이다. 네 번째는 존경 욕구로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고 싶은 욕구로 인간이 동물과 차이점을 보이는 욕구 중 하나다. 마지막으로 자아실현의 욕구로 자기를 계속 발전하게 하고자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려는 욕구이다. 다른 욕구와 달리 욕구가 충족될수록 더욱 커지는 경향을 보여 ‘성장 욕구’라고 지칭한다. 


선진국을 위시해 한국에서까지 1인 가구가 늘어나는 배경에는 인간의 욕구 가운데 문명의 발달로 다수의 사람들이 생리 욕구와 안전 욕구가 어느 정도 충족된 상황에서 타인과의 관계가 변수가 되는 애정 소유 욕구 대신 자아실현의 욕구에 더 흥미를 느끼기 때문일 수도 있다. 


1인 가구를 전제로 하는 ‘독신의 시대’는 여타의 패러다임 전환이 그러하듯 갑자기 이뤄진 변화가 아니다. 2차 산업혁명의 마지막 징후이며 여성들이 투쟁해 쌓아 올린 인권 증진의 또 다른 징표이기도 하다. 나아가 3차 정보화 혁명이 닦아 놓은 인프라를 토대로 가속화 될 것이며 인공지능과 로봇의 등장을 예견하는 4차 혁명시대의 예고편일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독신의 시대’는 삶에서 결혼을 전제로 하지 않은 라이프사이클 전환의 대표적인 현상이다. 


그 현상의 내면에 있는 숱한 원인과 변수를 외면하고 개인의 문제로 1인 가구와 독신 증가를 단순하게 설명할 수는 없다. 원인과 변수를 알아야만 인생의 좌표를 정확히 설정하고 파악할 수 있다. 한 번 뿐인 인생의 항로에서 개인의 행복과 안녕을 증대할 수 있는 첫 번째 방법은 자신의 좌표를 인식하는 일이다. 


독신의 시대 1인 가구로 살고 있거나, 혹은 독신의 삶을 선택한 이들, 아니면 결혼하지 않거나 혹은 못한 것이 막연히 내 자신의 잘못인양 자괴감에 빠진 이들이 자신의 좌표를 찾는데 이 책이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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