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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영 Apr 15. 2024

지금 이 순간, 당신 역시도

돈을 얼마까지 모아보겠다고 계획 세워 본 적이 없다. 


유년시절, 풍요롭고 여유로웠다고 할 수 없지만 가난하지는 않았다. 성인 이후 독립하며 반지하를 전전하고 통장에 몇 만원 밖에 없던 기간이 있었지만 그 기간이 짧았다. 경제적으로 크게 결핍을 경험하지 않았기에 돈에 한 맺힐 상황이 드물었고 돈에 절실하지 않았도 기본적인 생활이 유지된 덕분이다.   


게다가 나는 1인 가구고 아직 부모님께서 경제 활동을 하신다. 기혼에 자녀가 있거나 부모님 부양을 해야 하는 분들에 비해서는 한결 여유로운 상황이다. 내가 어디가서도 빈말이라도 쥐꼬리만한 월급이라는 표현을 거의 하지 않는 이유기도 하다.


그렇다고 이른바 재테크에 마냥 무심하다고는 할 수 없다. 직업적으로 경제지에서 일을 했고 지금도 경제기사를 쓰고 있다. 부동산 관련해서는 주변에 일정부분 조언을 해줄 정도는 된다. 1인 가구 기준으로 볼 때 내 또래 1인 가구 평균 자산보다 적은 편은 아니다. 


돈을 버는 계획보다 시간의 주체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어떤 계획을 세워야 하나? 이것이 오히려 내게 중요한 화두다.


돈이 아무리 많더라도 그 돈을 쓰면서 누릴 수 있는 시간이 없다면 그 돈의 값어치는 얼마나 될까? 


물론 돈이 많을수록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고 시간적 여유가 생길 가능성이 돈이 없을 때보다 큰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다보니  그 돈에 또 매여 돈을 버는 것만이 목적인양 사는 경우를 많이 봤다. 그런 삶을 살아보지 못해 함부로 평을 할 수 없다. 다만 내 기준으로 봐서 내가 느끼는 행복과 그 분들이 느끼는 행복이 잣대는 달랐다. 내가 오만하다는 걸 전제로 그분들이 느끼는 행복을 아직은 딱히 부러워해본 적이 없다. 


결국 이렇게 내가 좋아하는 글쓰기 할 시간을 벌고 적절히 나르시즘도 만족시키고 혹은 자존감도 세워보는 일. 이런 시간을 잃지 않고자 하는 마음이 내 행복에서 가장 중요한 잣대거나 기준이다. 


이것이 물론 이기적인 모습으로 보일 수 있다. 나라는 테두리 안에 누군가 들어오는 것을 저어하거나, 나를 위한 시간을 잃지 않고자 하는 마음을 견고히 잡고 있어야 가능해서다.  


그럼에도 글을 쓰며 스스로를 들여다보고 나를 타인에게 공개하고 내 위의 혈연들이 살았던 시공간을 상상하고 시간의 큰 흐름 안에서 면면히 이어져 내려온 생명의 주체이자 또 자연의 객체로 나를 인지하는 과정이 주는 담담하고 단단하며 차분한 느낌을 비단 나만이 알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설사 우리가 쓰고 있는 일상의 여러가면들이 서로를 숨기고 있다 할지라도, 지금 이 순간 백지상태의 모니터 앞이나 혹은 종이를 놓고 무언가 쓰고자 하는 바로 당신 역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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