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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야경 Sep 22. 2021

다 쓴 다이어리

다 쓴 다이어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다 쓴 다이어리가 쌓여갈수록 자꾸만 나빠진다는 생각을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다이어리에는 순수한 기록용으로 쓴 문장들 외에도 제가 언젠가는 사용할 것 같아서 쟁여두고 있었던 ‘비상시 매뉴얼’도 있었거든요? -을 명심하자, -을 조심해야지 같은 말들이요. 그런데 세상이 금세 변한 탓인지, 아니면 애초에 제가 세상을 잘못 알고 있었던 탓인지, 이 도구들은 모두 크기가 맞질 않았습니다. 필요한 때를 만나서야 다 쓰레기가 되어버렸어요.     


이제야, 지금까지 애써 쌓아 두었던, 다 쓴 다이어리를 다시 생각해보게 된 거예요.

     



이곳에 꽤 오랫동안 글을 쓰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머릿속에서는 꽤 많은 다이어리들을 쓰고 쌓아두었는데요.

그런데 정말이지 이제는 모두 버려야 하겠습니다. 

혼자만 조급한 말들이 ‘지금’하고 있는 것들을 계속 방해하고 있거든요. 

    

다이어리는 버려지기 위해 쓰인다는 점에서 저의 시간과 닮았습니다.

버리기 위해 저는 또 기록하고, 고쳐 쓰고, 새로 쓰기를 반복해야겠죠.        

  

어떤 매뉴얼을 추천하는 것보다, (처음 이곳에 글을 적기로 했던 때처럼) 날씨와 기분과 책과 영화(영화와 드라마의 경계가 사라진지는 오래죠?)와 글과 음악을 날마다 기록하는 편이 나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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