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경제 끼적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ami May 02. 2024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지고 부자는 더 부자가 된다

[1부] 책 <돈의 규칙> 그리고 다큐 <돈의 얼굴>

[글 구성]

[1부] 금리, 인플레이션 그리고 빚
-돈의 구매력, 당신의 월급은 진짜 올랐을까
-인플레이션, 언제까지 지속될까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지고 부자인 사람은 더 부자가 된다
-화폐발행자가 되어야 한다
-화폐발행자가 되는 법, "레버리지"  
-빚, 그 양면성에 관하여 

[2부] 비트코인, 미래 화폐 대안이 될 수 있나 링크
-비트코인은 돈이 갖춰야 할 5가지 속성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비트코인의 "탈중앙성"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폐의 디지털화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책 <돈의 규칙>은 저자가 오랜 기간 경제에 대해 공부하며 얻은 인사이트들을 정리한 책이다. 경제 입문자가 읽기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같은 경제 용어도 지식의 깊이에 따라 이해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금본위제에 대해서도 경제 입문자는 '금본위제가 이런 뜻이구나'라고 넘어갈 수 있지만 전체적인 숲을 보게 되면 다른 시각으로 보게 된다. 저자가 오랜 기간 축적한 지식을 토대로 얻은 인사이트를 단 한 권으로 하루 만에 얻을 수 있다는 건 읽는 사람 입장에선 분명 이득이다. 


다큐 <돈의 관점>은 기사에 나오는 금리 인상, 인플레이션 등이 실제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 지를 중점적으로 다뤘다. 책과 다큐를 함께 봄으로써 이론적인 부분과 이것들이 실제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까지 두루 얻을 수 있다. 


책 <돈의 규칙>과 EBS 다큐프라임 <돈의 얼굴>은 꽤 비슷한 내용이 많아 같이 묶어 포인트 되는 내용을 정리했다. 다큐의 핵심 내용을 빠르게 캐치할 수 있으므로 책을 먼저 읽고 다큐를 보는 걸 추천한다. 


책 <돈의 규칙>

"멘탈이 전부다"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인 "처리형"이 쓴 책. 기존의 관념과 다른 개념으로 돈의 본질을 분석한 것이 특징이다. 저자는 어려울 수 있는 내용을 최대한 쉽게 설명하는데 중점을 두었다고 한다. 덕분에 복잡한 개념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EBS 다큐 <돈의 얼굴> 

EBS 다큐프라임에서 제작한 6부작 다큐. EBS 다큐 <자본주의>가 돈의 이론에 좀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이번 다큐는 금리, 인플레이션, 빚 등이 실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미시적인 부분에 초점이 맞춰있다.

[다큐 구성]
1부. 돈을 믿습니까 
2부. 이자 굴려드립니다 
3부. 돈이 떨어졌습니다 
4부. 떼인 돈 받아드립니다 
5부. 코인, 타셨습니까 
6부. 고급 정보 드립니다 



금리 그리고 인플레이션

다큐 <돈의 얼굴> 2부와 3부에선 금리와 인플레이션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야기한다. 여기서 인상 깊었던 건 인플레이션이 또 다른 "세금"이라는 것이다. 저성장 고물가 시대에 세금을 올리면 반발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화폐 가치가 하락하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므로 동일한 비율로 세금을 거두어도 세금의 양은 많아진다. 


다큐 <돈의 얼굴 - 제3부 돈 떨어졌습니다>



돈의 구매력, 당신의 월급은 진짜 올랐을까

책과 다큐 모두 돈을 "구매력(교환 가능한 힘)"관점으로 봐야 한다고 전한다. 10년 전 10만 원 수익이 난 것과 현재 10만 원 수익이 난 것을 같다고 볼 수 있을까. 숫자로만 보면 그럴 수 있다. 그러나 장 보러 나가봐도 10만 원으로 살 수 있는 품목 수나 양이 10년 전과 비교해 현저히 달라졌음을 체감할 수 있다. 


다큐에선 "명목 월급"과 "실질 월급"에 대해 언급한다. 내 월급이 5% 올랐어도 물가상승률이 7%라면 사실상 월급이 올랐다고 보기 어려운 것이다. 


다큐 <돈의 얼굴 - 제3부 돈 떨어졌습니다>


책에선 투자관점으로 이야기한다. 예금의 연이자가 3.5%라 할지라도 1년 뒤 물가상승률이 5%라면 결국 마이러스 이자인 것이나 마찬가지란 것이다. 그러므로 돈을 숫자가 아닌 이 돈으로 구매할 수 있는 것, '구매력'에 초점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 



인플레이션, 언제까지 지속될까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지속될지를 이야기하기 위해서 금본위제 폐지를 안 짚고 넘어갈 수가 없다. 금본위제의 정의는 "통화의 표준 단위가 일정한 무게의 금으로 정해져 있거나 또는 일정량의 금 가치에 연계되어 있는 화폐 제도"다. 쉽게 말해 "금 1g=1만 원"으로 금의 양으로 화폐가치가 정해지는 것이다.  


1914년, 1971년 영국과 미국에서 금본위제가 폐지된다.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으로 군수, 물자 확보를 위해 많은 돈이 필요한데 금의 양이 한정되어 있으니 돈을 더 찍어낼 수 없었다. 그래서 금본위제가 폐지되었고 달러가 기축통화가 되는데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여기서 중요한 건 "화폐가치의 변화"다. 화폐는 "교환의 수단"으로 그 가치가 정해지는데 금본위제가 폐지됨에 따라 달러는 교환가치가 없어졌다. 그러니 현재 체제에서 달러를 마구 찍어내도 막을 방법이 없다. 다큐에선 화폐가 환가치가 없어지면 인플레이션이 발생될 수밖에 없음을 지적한다.

 

다큐 <돈의 얼굴 - 제3부 돈 떨어졌습니다>


문제는 미국이 어마어마한 부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24년 4월 기준 미국 부채는 약 27조 3800억 달러로 이는 23년도 미국의 전체 국내총생산(GDP) 27조 9570억 달러와 맞먹는다. 미국의 GDP 대비 부채비율은 99%로 2034년에는 116%로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미국은 빚을 갚을 생각이 없다. 미국은 기존의 빚으로 새로운 빚을 갚아나가고 있다. 이것의 큰 문제는 빚에 이자가 붙는다는 점이다. 부채는 가속될 수밖에 없고 달러를 계속 찍어낼 수밖에 없다. 달러 가치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계속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다른 국가 화폐 가치는 오를 거라 생각하지만 수출 무역의 영향으로 결과적으로 가치가 동반 하락하는 구조가 된다는 것이 책에서의 설명이다. 금리를 올리는 건 일시적인 방편일 뿐이다. 결국 장기적 관점에서 인플레이션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 


이쯤 되니 궁금하다. 미국이 진 이 어마어마한 빚은 어떻게 된단 말인가. 

미국은 부채 한도가 법으로 정해져 있다. 부채가 상한선에 가까워졌을 때 의회가 한도를 늘리는 식으로 법의 개정하지 않으면 이론적으론 디폴트를 맞는다. 그렇기에 부채한도를 늘리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또한 달러는 기축통화 혜택을 받는다. 기축통화란 이유로 신용도도 높고 수요도 높다. 빚을 내기 위해 국채를 발행하면 언제든 살 사람이 있다. 미국 입장에서는 부채 한도를 늘려 국채를 발행하고 이자 비용을 지불하면 그만이다. 안전자산이란 이유로 이자도 낮다. 이런 식으로 기존의 빚을 새로운 빚으로 갚는다. 


(22년 말 기준) 미국 국채 보유량 Top5는 일본, 중국, 영국, 벨기에, 룩셈부르크다. 결국 미국의 빚은 모든 국가가 떠안는 구조인 것이다. 


빚뿐만 아니다. 다시 인플레이션으로 돌아오면, 달러 가치 하락에 따른 인플레이션 영향도 결국 전 세계에 영향을 끼친다. 


팬데믹 시기에 미국은 많은 돈을 찍어냈습니다. 달러 가치가 떨어졌죠. 최근 전 세계 인플레이션도 그 영향이 큽니다. 사실상 달러의 인플레이션 세금을 3억의 미국인이 아니라 전 세계 80억 인구가 나눠내는 거죠. 

다큐 <돈의 얼굴 - 3부 돈이 떨어졌습니다.> 中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지고 부자인 사람은 더 부자가 된다. 

책의 2장 "부자가 더 부자가 되는 이유"에선 갈수록 빈부격차가 커지는 점을 이야기한다. 


"가난한 사람들의 재산은 대부분 현금이다. 열심히 돈을 벌어 지출한 후 남은 돈을 성실하게 저축하지만 그 저축은 인플레이션에 의해 녹아내린다. 반면 부자들은 돈이 생기는 대로 부동산이나 주식, 채권, 금, 암호화폐 같은 시간이 갈수록 가치가 올라가는 자산을 사들인다. 인플레이션이 일어나 화폐가치가 하락하면 이러한 자산의 가치는 더욱 상승한다. 결국 부자는 더 많은 돈을 벌고 그렇게 번 돈을 이용해 계속 자산을 불려 나가지만 가난한 사람들이 가진 얼마 안 되는 현금의 가치는 눈 녹듯 사라진다." 

-책 <돈의 규칙> 中


실제로 다큐에선 방열복 공장 사람들의 투자에 대한 인식을 엿볼 수 있었다. 


책에선 이런 이유로 투자를 시작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위에서 말했듯 인플레이션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고 돈의 가치는 계속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투자는 투기, 저축이 최고라는 생각을 아직 가지고 있다면 한 번쯤 정말 그럴까?라고 반문해 볼 필요가 있다. 



화폐발행자가 되어야 한다. 

책의 제8장 "화폐 발행기를 손에 넣어라"에선 인플레이션 이후 일반 시민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과정을 이야기한다. 


A: 화폐 발행기 보유자

B: 식료품 업체

C: IT업체

D: IT업체 직원

E: 식당 주인 


A> B> C> D> E 순서로 보았을 때 금리 인하로 화폐를 찍어내기 시작했을 때 인플레이션이 일어나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된다. 그 시간 동안 A는 물가 상승이 일어나기 전에 상품을 구입하고 C, D, E는 물가상승이 모두 일어나서 가장 비싸게 상품을 구매하게 된다. 결국 물가상승이 모두 이뤄진 후에 구매하는 C, D, E가 큰 손해를 보게 된다.(자세한 내용은 책으로 봐주길 바란다.) 


결국 내가 A에 속해야 인플레이션 상황에서도 손해를 덜 본다는 이야기다. A는 "부자와 권력자들"이다. 그럼 우리는 A가 될 수 없을까? 그렇지 않다. 




빚 그 양면성에 관하여


화폐발행자가 되는 방법, "레버리지"  


레버리지에 대해 이해하려면 우선 책과 다큐에서 나오는 "신용창조의 과정"을 알아야 한다. 


간단히 말하면 은행은 고객의 예금/적금으로 들어온 돈의 90%로 대출 혹은 투자로 쓴다.(10% 지급준비율 제외) 예금/적금 이자보다 대출 이자가 높기 때문에 은행에서는 이로 인해 이득을 보는 것이다. 90%의 돈을 쪼개서 대출하고 또 대출하고 또 대출해 주는 식이다. 부채를 통해 신용을 창출하는 과정이 일어나는 것이다. 


책은 더 나아가 부채를 잘 활용할 줄 알면 위에서 언급한 "A. 화폐 발행기 보유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다. 

1) 신용창조 과정을 통해 부채를 통해 화폐가 계속 만들어진다. 

2) 화폐가 만들어질수록 가치는 떨어진다. 

3) 레버리지를 통해 화폐가치가 더 떨어지기 전에 화폐를 살 수 있다. 즉, 화폐 발행기 보유자가 된다. 


생각해 보면 내가 지금 100만 원을 빌린다면 이 돈은 3년 뒤 그 가치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인플레이션은 장기화되고 돈의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이므로.) "돈의 구매력" 관점에서 부채는 활용할만한 부분이 분명 있다.


단! 책에선 부채를 활용하는 건 고난도의 기술이며 부채를 잘못이용하면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음을 경고한다.


레버리지는 잘 활용하면 마법의 '무기'가 되지만 잘못 활용하면 마법의 '흉기'가 되어 사용자를 파멸시킨다. 그리고 '파산'은 '부자가 되는 것'보다 훨씬 가까운 곳에 존재하는 확률이란 걸 잊어서는 안 된다. 

레버리지를 연습한다면 처음부터 큰 금액으로 해서는 안 되고, 잃어도 크게 상관이 없을 만큼의 적음 금액부터 시작해야 한다. 최대한 보수적으로 , 천천히 늘려가는 것이 좋다. 

연습은 아무리 많이 해도 결코 부족하지 않다. 여러분이 생각하고 있는 시간보다 훨씬 긴 시간을 연습에 투자하고 나서 본격적으로 활용해도 늦지 않다. 내가 생각하는 적정 연습 시간은 최소 7년이다. 이 정도 시간이면 경제의 순환 사이클을 한 바퀴 돌 정도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탐욕스러운 도박꾼은 시장에서 반드시 퇴출당한다는 사실을 가슴 깊이 새기길 바란다. 레버리지가 자본주의의 결함을 이용하는 치트키와 같은 방법인 건 사실이나, 아무런 노력 없이 무작정 사용할 수 있는 치트키는 결코 아니다.
 
책 <돈의 규칙> 中


자산별로 레버리지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금리가 오를 때 레버리지 관리를 어떻게 할지 등 레버리지를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책에 상세한 설명들이 나와있다. 책을 직접 읽고 체득하는 게 중요하기에 (어려운 내용은 중간자를 거치면 와전될 가능성이 높다) 이 이상 더 언급하진 않겠다.



빚, 그 양면성에 관하여 

빚이 꼭 나쁘기만 한 것일까. 다큐에선 빚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과 빚을 이용해 자산을 불리는 사람이 각각 나온다. 빚의 양면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였다. 


[빚_갚아야 할 대상으로 보는 사람]


[빚_자산 증식의 기회로 보는 사람]


사실 좀... 씁쓸하기도 했다.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지고 부자는 더 부자가 된다"는 말이 실감 났다. 그런 생각도 들었다. 학교에서 금융 교육을 제대로만 해도 빈부격차를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빈부격차에 대한 복지가 단순하고 단기적 시각에만 머물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다음 글에서 계속 링크

매거진의 이전글 AI 버블은 이미 시작됐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