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경험을전하는남자 May 19. 2020

배우들은 자신만의 기반이 되는 작품이 있다.

서현진에게 '제왕의 딸, 수백향'은 배우로서의 토대가 된 작품이다

[발행자의 글]에서 저는 배우를 세 가지 관점으로 

접근한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캐릭터를 통해 시나리오에 생명을 불어넣는 ‘표현력’. 

인물을 작품 안에서 살아있는 존재로 구축하는 ‘기획력’. 

캐릭터를 작품 맥락에 잘 맞도록 묶고 엮어 배치하는 ‘편집력’. 

그중에서 ‘편집력’이 '표현력'과 '기획력'을 이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배우에게 '편집력'은 극 안에서 

캐릭터를 기획하고 표현하는 원동력이니까요.

하지만 그 누구도 처음부터 ‘편집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설령 그런 배우가 있다고 해도 

모든 배우에게 통용되지는 않겠죠.

이는 비단 배우뿐만 아니라 모든

 직업군에 해당되는 일이죠.


모든 배우들은 자신만의 기반이 되는 작품이 있습니다.

이슈 1에서 다루는 서현진배우 같은 경우는

 ‘제왕의 딸, 수백향’이 배우로서의 기반이 

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전까지 [inside persona] 파트에서는 서현진 배우가 참여한 

2011년-2013년까지 작품들을 간략하게 살펴보았습니다. 

하지만 ’ 제왕의 딸, 수백향’에서부터 ’ 블랙독’까지는 

작품을 하나씩 하나씩 살펴보고자 합니다.

자연스럽게 포스팅도 작품별로 하나씩 포스팅할 예정입니다.

‘제왕의 딸, 수백향’은 서현진에게 ‘배우’로서의 

기초를 완성한 작품이다.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공감과 사랑을 받은 캐릭터는 오해영이다. 

오해영이 '서현진만의 색깔과 서사력을 알린 작품이라는 점은

결코 부정할 수 없다.하지만 그 서사력의 기틀이자 기반은 ‘제왕의 딸, 수백향’이다.


여기서 서사력이란 배우가 이야기 안에서 캐릭터를 통해 

시나리오에 생명을 불어넣는 만들어가는 표현력. 

인물을 작품 안에서 살아있는 존재로 구축하는 기획력,

캐릭터를 작품 맥락에 잘 맞도록 묶고 엮어 배치하는 편집력.

이 세 가지가 균형을 맞추면서 배우가 가진 색깔을 표출하는 걸 말한다.


서현진은 2011년 짝패에서부터 2013년 ‘불의 여신 정이’까지 

쉬지 않고 작품에 출연했다. ’MBC 공무원’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였다. 

이 과정에서 그녀는 배우로서의 ‘표현력’과 

‘기획력’을 탄탄하게 키워나갔다.

주인공을 맞는 일은 중요한 배역과는 전혀 다른 일. 책임감의 깊이가 다르다. 출처: 웨이브

드라마에서 주인공을 맡는 일과 중요한 배역을 맞는 건 다른 일이다.

무엇보다 드라마 주인공은 이야기 전체를 이끌어 가야 하기 때문에

기획력과 표현력은 물론이며 편집력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할 수 없다.

만일 이야기 속에서 주인공이 무너져버리면 작품 자체가 무너져버리기 때문이다.

물론 드라마 대본과 이야기는 드라마 작가가 집필하며,. 

작가는 대본이라는 ‘텍스트’에서 첫 소임이 끝난다. 

그 이후부터는 철저히 연출자, 촬영감독, 배우에게 공이 넘어간다. 

표현력과 기획력은 작품 내적 요소에 많은 영향을 준다. 출처: 웨이브

앞서 말한 표현력과 기획력은 드라마(혹은 영화)내 내적 요소라면

편집력은 내적 요소는 물론 외적인 부분까지 영향을 준다.

작품내 캐릭터를 이야기에 잘 맞도록 묶고 엮어 배치하는 편집력은

연출자, 촬영감독, 동료 배우 등과 원활한 의사소통에서 나오며 

이는 드라마 전체 팀플레이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출처: 웨이브

“수백향을 하면서 얻게 된 가장 큰 수확은 

내가 어떻게 해야 현장에서 즐겁게 

일 할 수 있는지를 알게 됐다는 사실이에요.”라는

서현진 배우의 인터뷰는 이 같은 부분을 여실 없이 보여준다.


다양한 이야기로 구성된 ‘제왕의 딸, 수백향’


‘제왕의 딸, 수백향’은 총 108부작이다. [이하 수백향이라고 한다]

총 120부작이었지만 108부로 조기 종영했다.

수백향에서는 ‘관계’와 ‘사건’이 계속해서 반복되며

많은 인물이 나오고 사라진다.

그에 따라 수많은 관계들도 나오고 사라진다.

로맨틱 코미디와는 전혀 다르다.

수백향은 설난의 이야기와 삼국시대 이야기가 동시에 진행된다. 출처: 웨이브

수백향 안에는 정치, 경제, 역사, 멜로 등 

다양한 장르가 골고루 섞여있다.

여기에 설난의 성장과정을 비롯한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간다.

인물이 마주하는 상황들이 다양하게 바뀌기도 한다. 

당연히 캐릭터를 표현하는 방향도 바뀐다.

이야기가 다채롭기 때문에 독백을 

포함한 대본 대사도 다채로울 수밖에 없다. 

(더욱 대단한 건 수백향 전체를 곱고 

깔끔한 대사로 구성한 황진영 작가다.)

다채로운 이야기만큼 인물들도 다채롭다. 출처: 웨이브


 서현진 배우는 이미 129화라는
 ‘오자룡이 간다’를 소화했지만,

‘오자룡이 간다’에서 나진주는 ‘중요한 배역’이었고 

‘나진주’ 캐릭터는‘오자룡이 간다’ 전체 줄거리에서 큰 변화가 없다.

반면에 수백향에서 서현진이 만든 설난은 주인공이며 

96화라는 긴 이야기 동안 시나리오는 

물론 인물 상황과 묘사도 끊임없이 변한다. 

‘오자룡이 간다’와 비교하기에는 다소 무리다.

오자룡이 간다의 나진주가 정적인 캐릭터였다면, 수백향에서 설난은 계속 성장하는 캐릭터다. 출처: 웨이브

수백향 전체 108화 중 현진배우가 출연하는 분량은 

12화부터 108화까지 총 96화다.

(1화부터 11화까지는 설난이 태어나기 이전 이야기를 다룬다.)

수많은 이야기 속에서 설난이라는 인물의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유지해야 한다.

당연히 서현진배우가 페르소나를 표현하는 기반이 된 작품일 수밖에 없다.


  

주어진 과제: 

다양한 이야기 속에서 연기 흐름을 잃지 말아야 한다.

수백향에서 가장 중요한 건 설난이 겪는  상황에서 항상 흐름을 잃지 않는 일이다. 출처: 웨이브


모든 면에서 ‘제왕의 딸, 수백향’은 서현진배우가

어떤 방식으로 페르소나를 구축하는 지를 볼 수밖에 없는 제품이다.

만약 지금의 ‘배우 서현진’이 어디서 시작했는가를 알고 싶다면 

 ‘제왕의 딸 수백향’을 보기를 권한다. 

[‘백수지’에서 ‘고하늘’까지 모두 다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설난(수백향)이라는 캐릭터가 

극의 중심에 있다 보니 속  각종 캐릭터를

만날 때마다 위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설난이라는 캐릭터는 가야 거금에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에서 시작한다. 출처: 웨이브 


가야 거금에서 자란 설난이 백제 비문(군인)이 되고,

다시 가야로 스파이가 되기도 한다. 

구려와 협상에는 수백향 공주로 위장하기도 한다. 

죽었다고 생각한 아버지를 다시 만나기도 한다.

관직에도 오른다. 동생을 찾기 위해 

비적 때 소굴로 들어가기도 한다.

이야기 전개가 바뀔 때마다 

연기 방향을 적절하게 바꿔야 하는 건 당연하다

설난은 닭은 좋아합니다. 출처: 웨이브
설난은 밥을 먹기 위해서는 깃발을 쟁취해야 합니다. 출처: 웨이브
설난은 무용까지 하죠. 수백향에서 서현진 배우는 자신이 배운 모든 걸 다 합니다. 출처: 웨이브

이처럼 수백향 속 시나리오에서 

서현진은 다양한 상황을 연기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설난은 극이 진행될수록 모든 면에서 성장한다.

그 순간마다 ‘설난’이라는 캐릭터를 다듬어야 한다.

마치 게임을 하다가 레벨이 오르면 

스텟과 아이템을 바꿔야 하듯 말이다.

설난은 전쟁터도 나갑니다.

‘설난은 어떻게 성장할까?’ 

‘비문이 되고 나면 어떠한 설난이 될까?’

‘설희가 거짓말을 해서 원래 자기 자리를 뺏었음에도 

여전히 동생을 사랑하는 설난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죽은 아버지를 다시 만난 설난의 감정은 어떨까?’라는 

질문을 서현진 배우 스스로 던져야 하며 그 답도 본인이 찾아야 한다.

물론 설난이란 인물을 구축하는 건 작가 몫이지만, 

이를 스크린으로 옮겨서 살아있는 인물로 

표현하는 일은 전적으로 배우 몫이다.

이 과정에서  작품 맥락에 잘 맞도록 

묶고 엮어 배치하는 편집력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제왕의 딸, 수백향은 모든 면에서 

서현진이 배우로서 ‘어떻게 작품을 이끌어 나갈지 

알려주는 지도에 가까운 작품이다. 

그렇기에 수백향이 서현진에게 배우로서의 기초를 완전히 세우고

기반이 된 작품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서현진은 급하지 않다. 

항상 천천히 작품에 녹아들어 간다.  


영화는 이미 시나리오가 모두 

만들어진 상태에서 제작을 시작한다.

반면에 드라마는 대본이 일부만 

만들어진 상태에서 제작을 시작한다.

서현진은 드라마가 가진 이러한 

특징을 확실하게 이해하고 있으며

그에 맞게 천천히 작품 속 캐릭터에 녹아들어 간다.

무엇보다 극이 진행될수록 극 시나리오에 맞게 

자신을 지워나가는 게 특징이다.

서현진배우 필모그래피에서 화려한 인물은 없다. 대부분 천천히 인물을 만들어야 하는 작품들이 많다.

수백향에서는 약 2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여러 가지 일이 일어난다.

설난은 어느 날 갑자기 부모가 살해당한다. 이유도 모른다.

그 이후 동생과 생이별을 한다. 동생을 찾기 위해 

백제 비문(군인)이 되기로 결심하고

혹독한 훈련을 받는다. 굶기도 하고 얻어맞기도 한다.

고구려 부대 정찰을 나가기도 합니다. 

가짜 공주역을 하다가 감옥에 갇힌다. 

고구려 군대를 정찰하며 ,

가야에 세작[스파이]으로 들어가 정보를 빼오기도 한다.

전쟁터에 나가서 죽을 위기에도 처한다. 

이에 반해 수백향 공주 행세를 하는 

설희(서우)가 겪는 상황은 설난과 비교할 게 안된다.

나중에는 관직에도 오릅니다.


서현진은 이처럼 다양한 

이야기 속에서 맥락을 파악하며,

이에 맞게 감정, 어투, 톤, 감정 등을 

절제하며 설난을 표현한다.

그렇기에 수백향은

 ‘서현진 연기 종합세트’라고 할 수 있다.

오해영 표정의 원형이 여기 있습니다.

‘또 오해영’에서 오해영의  찰진 표현은 

시나리오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찰진 오해영 말투의 기원은 수백향에 있다. 

물론 수백향 속 단어는 곱고 거칠지 않지만,

오해영에서 발견했던 그 찰진 표정과 어투를 쉽게 볼 수 있다.

 


수백향에서 전개되는 다양한 이야기를 뒷받침하는 딕션.


배우에게 딕션은 기본 중에서도 기본이다.

특히 사극은 정확한 딕션을 필요로 하는 장르다.

한자어가 유독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현대물에서는  

‘사랑한다’는 표현을  사극에서는

 ‘연모한다’라는 다른 표현을 사용하기도 한다

(수백향 같은 경우 ‘연모’와 사랑’ 두 가지 단어를 모두 사용한다.)

서현진은 수백향에서 어떤 상황에서도 뭉개지지 않는 딕션을 보여줍니다.

서현진 배우의 딕션은 항상 강점으로 불리던 부분이었다. 

하이톤이 강한 딕션은 사극에서도 잘 어울렸고 ,

다작을 통해 축적시킨 내공은 수백향에서 밑바탕이 되었다.

짝패에서 탄탄한 기본기를 보았다면, 수백향에서는 탄탄한 기본기에 의한 변형을 볼 수 있다. ㅊ

일단 서현진배우가 맡은 사극 배역 신분을 살펴보자.

황진이에서 가은은 ‘양반’이었기에 단어나

 어조는 양반이라는 신분에 한정되었다.

짝패에서 ‘달이’는 일반 평민. 마의에서 조소용은 양반, 

불의 여신 정이 화령도 평민이다.

하이톤 딕션은 수백향에서 다채롭게 변한다. 출처: 웨이브

반면에 수백향에서는  군신, 

남녀, 자매, 모녀 등 다양한 관계를 모두 다룬다. 

시골 삶, 비문(군대), 궁녀, 관직 등 

어조와 시나리오에 맞는 대사도 

다양하게 소화해야 한다.

평민, 군인, 관료 설난의 신분은 크게 3개로 바뀐다. 이에 맞는 딕션과 어투 조절은 필수.

게다가 설난은 직업이 여러 번 바뀐다. 

예를 들어 극 초반 거금에서의

 설난은 구수한 사투리를 사용한다.

백제 비문이 되는 과정에서는 매우 거친 어투도 

나오며 관직에서는 차분한 어투를 사용한다.

극에서 나오는 독백은 무엇보다도 수백향의 마음을 잘 전한다.


이 같은 독백은 수백향 이후의

 ‘식샤를 합시다’, ’또 오해영’, 

사랑의 온도’,’ 뷰티 인사이드’,’ 블랙독’ 같은 

여러 작품에서 드라마에 디테일을 더하는 훌륭한 도구로 사용된다. 


수백향 이후 서현진의 연기는 ‘묘사’에서

편집력을 바탕으로  캐릭터를 만드는 ‘디자인’ 형태로 옮겨간다.


‘수백향’은 마치 누군가의 평가 없이, 

스스로 쌓아온 모든 걸 한 단계 

도약시킨 작품이라고 평가할 만큼 그 전후 연기가 바뀐다. 

이는 사극인 ‘짝패’와 ‘삼총사’를 비교하면 분명하게 알 수 있다. 

짝패에 '달이' 인물 묘사에서 끝난다.

먼저 짝패에서 낮에는 신발을 만들고 밤에는 ‘아래 적패 거리’에 참여하는

‘달이’라는 인물만 표현하면 끝이다. 짝패에서 서현진은 ‘달이’라는 

인물 묘사에만 집중한다. 대표적인 부분이 대화톤이다. 

‘아래적 패거리’와 대화는 자연스러운 반면,

 ‘천둥(천정명)과의 대화에서 ‘-다’로 끝나는 

어투는 ‘어조’를 ‘연기’한다는 느낌이 강하다. 

절정에서 맡은 안일양의 사투리와는 다르게 말이다.

무협 활극에 가까운 삼총사에서 서현진은 강빈을 사극과 현대극의 미묘한 경계를 잘 풀어낸다.

반면에 tvN‘삼총사’에서는

 ‘강빈[강윤서]’이라는 인물을 

‘디자인’하는 모습이 더 강하다.
극 중 강빈의 어조는 상황과 

감정에 따라 자연스럽게 바뀌는 편인데

 ‘삼총사’부터는 인물에 연기를 

많이 집어넣고자 하는 시도가 잘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강빈’이라는 인물에

필요한 요소만을 충분히 집어넣으려고 한다. 

사극에서 다듬어진 연기력은 식샤를 합시다에서 백수지를 풍성하게 묘사하는 원동력이다. 

표정을 배치하는 일도 능숙해진다. 

수백향에서 본 다양한 표정연기는 

현대극으로 옮기면 더 자연스러워지며 표현력도 강해진다.

사극 특성상 '감정'을 어느 정도 선에서 

조절해야 한다는 걸 감안한다면,

오히려 스스로 만든 ‘제약’ 속에서 

탄생한 창의적인 생각은 강한 힘을 지닌다.

서현진 배우가 ‘제왕의 딸, 수백향’을 놓고 

 '이 작품을 통해 정말 많은 것을 배웠으며, 지

금 하고 있는 일의 토대는, 

모두 그때 쌓은 거라고 말해도 좋을 정도다’라는 

말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수백향 이후 첫 현대극인 ‘식샤를 합시다’에서 

표현력은 ‘오자룡이 간다’와

 ‘신들의 만찬’과 비교 자체가 되지 않는다.

그냥 다른 배우. 그 자체다.


결국 중요한 건 '축적'과 

이를 자신만의 색깔로 나오기까지 버티는 일이다.
  

캐릭터를 분석하면 수많은 감각, 감정, 정서의 조각들이 나온다.

이렇게 나눠진 여러 조각들을 생각하며 다양하게 맞춰본다.

퍼즐은 조각이 모두 맞아야 하지만 감정은 그렇지 않다.

조합하고 배치할수록 다양한 조합들이 나온다.

동시에 캐릭터가 마주하는 이야기에 따라

이 조합들을 더더욱 다양하게 변한다. 

사실 연기란 무엇인지에 대한 기준은 

배우와 시청자의 입장이 다를 거다.

나 역시 시청자이기에 배우 입장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

그렇지만 배우는 모든 감정, 연기라는 게 자신을 

통과하게 만들어야 한다.

보이는 풍경, 들리는 소리, 냄새, 눈동자, 감정 변화,

“이 인물을 표현할 멋진 아이디어가 떠올랐어!”

그런 게 아니다. 


그저 내 안을 흐르게 두고 정신에 공간을 남기게 되면 

다시 그것들을 떠올렸을 때 

천천히 살펴볼 여유가 생긴다. 

그 순간 새로운 관점으로 자신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그러기 위해서 많은 걸 자신에게 통과시켜봐야 한다.

엉망이 되어도 해보고 이를 자신에게 반영해보기도 해야 한다.

그 과정을 겪고 난 후에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색깔을 찾아낼 수 있다. 

 과정을 우리는 ‘축적이라고 한다.



이전 14화 서현진배우가 쌓은 축적의 시간들 [2011-2013]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