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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험을전하는남자 May 29. 2020

서현진의 편집력은 조합과 배치로 더더욱 세밀해진다.

낭만 닥터 김사부: 서현진은 약점을 어떻게 강점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어느 여름날 아이스크림가게에 들어가 머릿속으로 다양한 아이스크림 조합을 떠올리며 그 조합들의 맛이 어떨지 생각해본 적이 있을 거다. 그렇다면 아이스크림을 매번 먹을 때 기본 베이스를 정해놓고 맛을 계속해서 바꾼다면 아이스크림의 맛은 어떻게 변할까? 무엇보다 각 아이스크림이 맛의 특징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게 중요할 거다. 그래야 균형감 있는 조합이 가능할 테니까. 이것이 낭만 닥터 김사부에서 윤서정이라는 캐릭터를 접근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어느 누구도 모든 연기를 다 잘할 수 없다. 하지만 자신이 가장 잘하는 분야를 발견하고 이를 더욱 성장시키기 위해서 부족한 면을 찾아 나선다면? 그 과정에 겪을 고통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면 어떨까? 낭만 닥터 김사부에서 서현진은 약점을 받아들이고 강점으로 만들기 위해 약점을 연구한다. 윤서정은 이 같은 의지가 반영된 캐릭터다.


오해영과 윤서정은 무엇이 다른가?

윤서정이라는 캐릭터가 유독 고무적인 이유는, 서현진 배우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시도한 작품이라는 점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서현진 배우는 '낭만 닥터 김사부'에서 '윤서정'을 통해 감정의 진폭을 대하는 방법을 익혀간다. 응급상황과 평온한 상황이 순식간에 오고 가는 의학드라마. 감정의 진폭이 큰 상황에 맞춘 연기 조합을 찾아낸다. 이를 통해 '또! 오해영'에서 보여준 연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그렇기에 '낭만 닥터 김사부'에서는 '또! 오해영' 과는 다른 ‘성장’을 볼 수 있다.


윤서정은 평범한 일상 속 누군가를

대변하는 캐릭터가 아니다. 

'또! 오해영'과'식샤를 합시다'에서의 오해영과 백수지는 '평범한 일상 속 누군가'를 대변하는 인물이었다. 캐릭터 안에  '공감의 공간'을 만드는 게 중요했다. 그렇기에 캐릭터 묘사에 집중하면서도 극 흐름을 놓치지 않으면 된다. 하지만 윤서정은 평범한 일상 속 누군가를 대변하는 인물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가 포기하지 말고 지켜나가야 할 '가치'를 전하는 사람에 가깝다. 전자는 '공감'이 우선이며 후자는 '전하다'가 우선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해영보다는 윤서정이 '공감의 공간'을 덜 만들어도 괜찮다. 윤서정은 캐릭터에서 끝나지 않는다. '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윤서정, 한 명의 인격체로서의 윤서정도 있지만, 극 흐름을 위한 장치를 하는 윤서정도 있다. 복합적인 캐릭터다. 

오해영과 윤서정을 캐릭터를 구축하는 방법이 다르다.


'메시지'를 전하는 성격을 갖은 캐릭터이기 때문에 높은 결의 편집력을 필요로 한다. 그렇다고 김사부보다도 튀어서도 안된다. '또! 오해영'에서는 주인공으로서 극을 이끌었지만, 낭만 닥터 김사부에서는 아니다. 자신의 캐릭터는 물론 작품 전체 균형도 생각해야 한다. 서현진은 자연스럽게 이야기 연출 안과 밖의 구조에 맞게 윤서정을 묶고 엮는다.


윤서정은 자아는 강하지만 

자존감은 낮다.

윤서정 캐릭터 자체는 공감보다는 '메시지'에 초점을 둔 캐릭터다. 오해영보다는 빽빽해도 괜찮다. 출처: 웨이브

서현진이 맡은 작품 캐릭터들은 언제나 극 초반에는 자존감이 낮다. 윤서정도 마찬가지다. 윤서정은 최고 의사가 되고자 끊임없이 애쓰는 캐릭터다. 대형병원 응급실에서도 최고 의사가 되고자 몸을 사리지 않는다. 하지만 오로지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기 위함이다. 윤서정은 자신의 낮은 자존감을 '인정받는 의사'로 채우고자 한다. 하지만 윤서정은 비어있는 자신의 모습을 본다. 


그 허전함의 기원은 '의사란 무엇인가?', '인정받는 건 무엇인가?', '아버지의 부재'다. 인정에 목말라하고 의사로서 정체성을 찾던 윤서정은 돌담 병원에서 그 답을 찾는다. 김사부를 통해 '의사란 무엇인가?'라는 답을 찾고 '아버지의 부재'도 극복한다. 큰 수술을 성공시키고 주목받기보다 는 '환자와 제대로 마주'하려고 노력한다. 때때로 김사부같이 생각하지 못한 자신에게 '화'를 낸다.

윤서정이라는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매 장면마다 캐릭터가 가진 성격을 넣고 빼고 해야 한다.

돌담 병원에서 윤서정은 인간으로서, 의사로서 모두 성장한다. 윤서정의 페르소나는 하나하나의 면이 차곡차곡 쌓는 탑과 비슷하다. 윤서정의 페르소나는 매 회가 지나갈수록 '면'단위로 성장하기 때문에 이를 묘사하는 서현진의 방향도 '윤서정이 가진 다양한 '면'에 집중한다. 안경렌즈 교정 시에는 수많은 렌즈를 겹겹이 넣고 빼는 작업을 반복하며 도수를 찾는다. 서현진은 윤서정이 가진 각 면면들을 매 회마다 교정하며 윤서정의 페르소나를 최적화시킨다.'제왕의 딸, 수백향'과도 비슷한 면이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수백향은 설난이라는 인물의 서사에 집중한다. 반면에 김사부에서 윤서정은 의사와 인간 이 두 가지 모두에 집중한다. 이를 위해 서현진 배우는 다른 작품과는 다르게 감정을 덜어내고자 하는 연기가 두드러진다. 


오해영과 다르게 윤서정은 

낮은 자존감을 스스로 극복한다.

김사부는 답을 찾기위한 질문을 던진다. 답은 윤서정 스스로 찾아야한다. 이같은 캐릭터는 서현진의 필모그래피에서는 드문편.

오해영과 다르게 윤서정은 낮은 자존감을 스스로 극복한다. 김사부는 '의사로서 '책임유무와 판단'을 윤서정에게 일관적으로 묻거나 전할뿐이다. 김사부가 윤서정의 판단에 개입은 하지만 그 개입 범위는 언제나 '책임감'에 대해서다. 매 순간 판단을 하는 건 윤서정 스스로다. 김사부는 윤서정의 주체적 판단에 확신을 더해줄 뿐이다. 서현진 배우가 맡았던 배역 중에서 이처럼 '주체적인 판단'을 통해 장애물을 극복한 캐릭터는 '윤서정'과 '설난' 이외에는 없다. 연기가 성숙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윤서정은 서현진에게 '빼는' 연기를 요구한다.

 

극 초반 '미친 고래'라는 별명과 함께  응급실 에이스라고 불리는 윤서정은 외과의사에게 가장 중요한 '손'을 다친다. 약혼자의 죽음으로 인한 정신적인 불안정으로 인한 자살시도도 한다. 김사부 이야기 안에서는 극 후반까지 '손'에 대한 트라우마를 부각하고, 자살시도로 인한 정신적 불안정을 이유로 일정기간 진료를 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윤서정 스스로 의사이지만 의사가 아닌 무기력함을 느끼게 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윤서정은 자연스럽게 '나는 왜 의사가 됐는가? 나는 왜 훌륭한 의사가 되고 싶은가?’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왜 의사가 되고자 하는가?’과 같은 물음을 던진다. 대답을 찾기 위해 윤서정은 답을 위해 필요 없는 가치와 태도를 하나씩 제거한다. 이러한 윤서정을 표현하는 서현진배우에 '빼는' 연기를 택한다. 게다가 의학 드라마상 감정의 진폭도 크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빼는 연기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10화에서 심폐소생술을 했음에도 환자를 살리지 못한 뒤의 슬픔.

10화에서 자신이 담당했던 환자가 죽은 후에 자신의 치료로 살린 환자를 보는 장면이 나온다. 이 장면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감정의 진폭과 의사로서의 정체성을 모두 표현해야 한다는 점이다. 서현진은 이처럼 낮은 자존감,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를 가진 윤서정이 점차 성장하는 모습과 뒤죽박죽 되는 감정 진폭 사이에 필요한 균형점을 매 화마다 단단하게 표현한다. 

10화에서 심폐소 생로 죽은 환자를 본 이후 곧바로 자신의 치료법으로 의식을 회복한 환자를 마주 보는 장면. 두 장면 사이 감정의 진폭은 매우 크다. 

윤서정은 극 안에서의 정서를 분배하는 역할도 한다.

‘낭만 닥터 김사부’는 ‘김사부’라는 강력한 인물이 극 전체를 이끈다. 김사부 안에는 하얀 거탑, '닥터 X-다이몬 미치코', '의룡', 그레이스 아나토미, ER, 종합병원 등 여러 의학드라마 요소들이 적절히 섞여있다. 뿐만 아니라 김사부는 등장인물들 간 균형감도 좋은 작품이다. 김사부는 극 전체 주제를 이끄는 흔들리지 않는 인물이다. 하지만 김사부가 모든 정서를 담당할 수는 없다. 드라마에서 윤서정(서현진), 오명심(진경), 장기태(임원희) 세 사람을 통해 김사부가 담당하지 못하는 정서를 담당한다. 동시에 드라마 속 감정 진폭도 이 세 사람이 분배한다.

윤서정은 장기태(임원희)와 종종 극에서 개그를 담당한다. 출처: 웨이브

윤서정은 '의사'이기전 인간으로서의 나약하다. 종종 강동주(유연석)와 비교를 통해 '의사의 소명'을 강조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되기도 한다. 강동주(유연석)를 보면 답답한 이유도 '김사부의 일부 가치관'이 투영되어 변한 윤서정 모습이 강동주와 비교되기 때문이다. 

강동주(유연석)와 도인범(양세종) 사이 감정을 환기시키거나 시청자들이 다른 추측을 하지 못하게 이야기 플롯을 막는 역할도 한다. 특히 7화에서 "한놈은 만나자면 연애를 하자고 하고, 한놈은 막장드라마를 혼자 찍으려고 하고"라는 독백은 윤서정이 극에서 맡고 있는 캐릭터를 잘 표현한다. 시청자들이 상황을 보면서 무엇인가 유추할 틈 자체를 끊어버리는 셈.'낭만 닥터 김사부 시즌2'에서는 윤서정이 하던 이 같은 역할을 윤아름(소주연)이 맡아 윤서정의 부재를 막는다

시즌2에서는 윤아름이 윤서정의 역할을 대신할 뿐만 아니라, 시즌1에서 부족했던 여러 정서를 채운다.

시즌2에서는 윤아름(소주연)이 윤서정의 역할을 대신할 뿐만 아니라, 시즌1에서 부족했던 여러 정서를 채운다. 시즌1보다 시즌2가 정서적인 구조. 드라마 내력이 좀 더 튼튼한 건 이 때문이다.


변함없는 딕션


 의학드라마에서 딕션은 더욱 중요하다. 용어 그 자체가 상황을 설명하는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현진 배우의 탄탄한 딕션은 의료 단어를 발음도 차분하게 잘 소화한다. 극 초반에는 표정과 의학 용어 단어 사용에 대한 ' 미세하게' 어색한 틈이 보인다. 하지만 모든 작품에서 천천히 인물을 선명하게 만들고 불필요한 점은 걷어내는 게 서현진의 특징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니다. 연기력과 상관없다. 오히려 오해영의 후광효과에서 오는 부분이라고도 할 수 있다.

윤서정의 자신감은 오해영에서부터 이어지는 ‘찰진 어조’와 잘 어울린다. 특유의 하이톤 발성은 위급한 ‘상황’ 묘사에 힘을 더한다. 김사부에서 서현진의 딕션이 빛을 내는 순간은 '감정'을 표현하는 순간과 '사실'을 설명하는 장면이다. 특히 12화에서 강동주(유연석)가 탈영병의 사망진단서 작성 장면에서 나오는 딕션. “다른 것도 그러면 안되지만 특히 사망진단서는 절대로 외압 때문에 팩트가 바뀌면 안 되는 거야.”대사는 윤서정이라는 캐릭터가 어떤 방식으로 ‘성장’하고 있고 어떤 인물인지를 대사 중간 딕션 '어조' 변화를 통해 묘사한다


낭만 닥터 김사부의 구조

낭만 닥터 김사부는 응급실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대부분이다. 이야기 흐름은 단순하다. 평온한 일상과 응급실 상황의 반복. 언제나 아슬아슬한 긴장감의 연속이다. 유쾌한 현장이 어느 순간 긴박하거나 슬픈 상황으로 변한다. 그렇기에 낭만 닥터 김사부 안에서 모든 캐릭터는 대부분 감정의 진폭이 크다. 단지 캐릭터 설정에 따라서 감정 묘사의 크기가 차이가 있을 뿐이다. 이같이 '낭만 닥터 김사부'내 배우들은 기본 인물 묘사를 전제로 한 연기가 필요하다. 이는 서현진배우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들에게 해당된다.


응급실과 수술실: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장소.

김사부에서 응급실과 수술실은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동일한 맥락을 가진 장소다. 사람들 상처가 응급실에 끝나거나 혹은 수술실로 가거나 둘 중 하나다. 환자가 수술실로 가는 경우 감정 진폭은 더 커진다. 단지 수술실은  '차분해야 한다'라는 규칙이 있기에 감정의 진폭이 잘 보이지 않을 뿐이다. 또한 수술실에서 조용히 수술하는 모습은 죽음에 대한 초조한 느낌만을 낮춘다. 유려하게 진행되던 수술. 수술이 잘 끝나는 경우는 진폭 된 감정들이 안도로 바뀐다. 하지만 수술 중 환자상태가 급변하는 경우에는 분위기는 순식간에 긴박해진다. 차분한 음악은 고조되는 음악으로 바뀌며, 수치, 대화톤 모두 부정적인 느낌으로 변한다. 모든 의학드라마도 감정의 진폭이 크지만 응급상황을 다루는 김사부에서는 유독 그 폭이 더 심하다.

수술실 장면에서는 음악만 바꿔주어도 극 분위기가 바뀔 정도다. 의학드라마에서 수술실은 삶과 죽음을 결정짓는 분위기를 만드는 공간이다. 출처: 웨이브

로맨틱 코미디와 의학드라마는 전혀 다르다.


로코물에서는 모든 장면들은 대체로 사람과 사람의 장면이 많다. 반면에 롱샷은 많지 않다. 로코물이 가진 주요 정보는 '감정'과 '관계'다. 드라마 마지막까지 이 구조가 지속된다. 그러다 보니 드라마 속 캐릭터들도 이야기 흐름에 따라서 변한다.

김사부에 등장하는 이들은 기본적으로 여러 가지 생각들을 다층적으로 가지고 있다.

과거 서현진배우가 맡았던 작품들도 마찬가지다. 반면에 의학드라마는 감정, 관계, 삶, 죽음 등 로코물보다 기본 정보가 많고 더 복합적이다. 의학드라마에 참여하는 배우들은 이를 연기로 만들기 위해 더 자세히 정보를 나누고 배치해야 한다. 이러한 구조 때문에 로맨틱 코미디에서 승승장구하던 서현진 배우가 의학드라마는 선택한 건 '도전'이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시나리오는 김사부의 철학을 구체화하는 방식으로 향한다.


드라마 제목처럼 낭만 닥터 김사부에서 모든 주제. 방향은 김사부에게 집중한다.

낭만 닥터 김사부'는 제목처럼 김사부의 철학을 전하는데 집중한다. 특히 시즌1에서는 에피소드마다 김사부가 추구하는 가치관을 구체화하는데 치중한다. 김사부의 철학은 이미 완성이 된 상태이고 극이 진행될수록 김사부가 성장하는 일은 없다. 오히려 김사부가 얼마나 치열하게 삶에 기반에 가치를 지키려고 하는지 집중한다. 이 과정에서 김사부 주변 3명의 의사들이 김사부에 의해 변하는 과정. 그 가운데에서 각자가 가진 결핍을 회복하고 찾는데 집중한다. 특히 윤서정 같은 경우는  극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김사부를 이를 받아들이는 형태다.


김사부는 극 전개에 불필요한 부분은 사전에 어느 정도 차단한다. 1,2회의 빠른 전개로 윤서정이 어떤 사람인지, 강동주와 어떤 관계가 되는지, 어떻게 약혼자를 잃었고 손을 왜 다치게 되었는지를 매우 빠르게 전개한다. 그 뒤부터는 윤서정이 '진짜 의사는 무엇일까? 의사는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가?'라는 답을 찾는 과정을 묘사한다. 

김사부 안에서 로맨스는 일단 초반에 급 전개를 시킨다. 그 후에는 극 전개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천천히 진행시킨다. 출처:웨이브

반면에 김사부에서 이야기의 또 다른 축인 강동주 같은 경우는 점진적으로 변하는 양상을 따른다. 이야기 전개에 자칫 방해되는 로맨스도 1화에서 속전속결로 진행시킨다. 그 이후에는 로맨스 요소를 극 안에서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도구로 다채롭게 사용한다. 오히려 두 남녀가 서로 다른 가치관을 맞춰나가는 도구로 사용한다.


‘고통'에 스스로를 

자연스럽게 노출시켜 성장한다.

낭만 닥터 김사부에서 윤서정은 매 순간 '순도 높은' 감정 연기를 필요로 한다. 인물 묘사, 정보전달, 감정 진폭이라는 세 가지에 대한 세밀한 분석과 배치는 필수.('의사'로서의 윤서정도 연기해야 한다.) '인물에 대한 정보'를  어떻게 해석하냐에 따라서 캐릭터가 달라진다. 더불어 이에 기반한 이미지와 정보를 가지고 연기을 해야 사람들에게 더 격정적이고 드라마틱하게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다. 이처럼 윤서정은 '배우에게 필요한 편집디자인은 무엇인가?'라는 많은 생각을 던지는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축척된 연기력으로 표현하는 페르소나는 오히려  '사랑의 온도'와 '뷰티 인사이드' 보다는 '블랙독'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이런 면에서 윤서정과 '사랑의 온도' 이현수는 서현진이 오해영까지 쌓아온 연기를 더 세밀하게 스스로 편집하고자 하는 의지가 담긴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서현진은 특별히 행복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절망적이지도 않을 만큼 평범한 일상 속 누군가를 연기했다. 

 로맨틱 코미디라는 틀에서 벗어나 스스로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연기 디테일을 키우기 위해 자신을 낯선 작품에 노출시킨다. 그녀는 매우 특별한 ‘보통’의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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