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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험을전하는남자 May 09. 2024

관심사는 관찰로 이어진다,

관심사와 나의 '일'이 브랜드에 대한 인사이트를 발굴하는 원천이다.

만일 이 글에서 당신의 눈길을 사로잡는 주제가 있다면? 그것은 당신이 관심이 많을 가능성이 크다.

만일 이 글에서 당신이 별로 내용이 와닿지 않고, 그냥 내려버린다면? 그것은 당신이 관심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 관심이 가는 주제에 눈길이 가는 건 지극히 당연하기 때문이다. 만일 당신이 이 글에서 애니메이션을 대하는 나를 보고 '이 사람 오타쿠인가?'라고 말할 수 있는데, 그것도 옳다. 적어도 일본에서 집객, 공간기획, 공간마케팅, 브랜딩을 이해하려면 '오타쿠'라고 소리를 들을 만큼 애니메이션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산토리 로쿠진 팝업, 작은 경험도 관찰의 시선을 바꾼다.


산토리는 아자부다이힐즈에서 진 브랜드인 로쿠진을 홍보하는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산토리는 이 팝업전시회에서는 로쿠진이 왜 ‘로쿠’라는 ‘6’이라는 이름을 가졌는지를 설명한다. 산토리는 로쿠진을 만들기 위해 일본을 대표하는 6가지 식물인 벚꽃, 벚꽃 나뭇잎, 엽차, 옥로, 산초, 유자를 제철에 수확한 뒤, 각각의 재료에 맞추어 각기 다른 증류기와 증류법으로 각 재료들을 추출했다. 그 후, 전통진에 추출한 재료 맛을 더했다. 

만일 '진'에만 관심이 있다면? ‘산토리가 진을 만드는구나’라고 생각하는 선에서 끝날지 모른다. 혹은 일본 사케에 관심이 많다면, 무관심하게 넘어갈지도 모른다. 나 같은 경우, 로쿠진팝업전시회에서 로쿠진의 공병 디자인이 유독 눈에 들어왔다. 아자부다이힐즈에 오기 전에 들린 야마자키 증류소에서 본 히비키 공병 디자인 때문이었다. 

산토리는 야마지키 증류소를 리모델링하는 과정에서 공병디자인 부분을 추가했다.
산토리는 야마자키 증류소에서 히비키 17,21,30년의 라벨링 디자인에 대해 상세히 설명한다.

산토리는 야마자키 증류소에서 히비키 17,21,30년의 공병대과 라벨지 디자인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야마자키 증류소 기억이 아직 사라지지 않은 나에게, 로쿠진의 공병 디자인은 히비키병과 사뭇 닮아 있었다. 나는 로쿠진의 라벨지를 유심히 관찰했다. 내가 로쿠진의 공병디자인에 주목한 건 순전히 내 관심사 때문이었다.

나는 로쿠진에서 히비키 위스키의 공병 디자인을 보았다. 이는 순전히 내 관심사에서 나왔다.

한자로 쓰인 ‘육’은 거칠면서도 역동적으로 적혀있어 위스키로 세계에 이름을 알린 산토리의 자신감을 발견할 수 있었다. ‘Japanese craft gin’이라고 쓰인 문구에서는 일본특유의 장인정신을 강조하게 더더욱 선명하게 보였다. 게다가 조그맣게 쓰인 ‘Japanese botanicals’는 산토리가 라벨지에 굉장히 디테일하게 신경 썼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원피스와 스파이패밀리,

관심사에 따라서 애니메이션을 보는 관점 그 자체가 달라진다


10대만 해도 애니메이션을 그저 재미로만 보았다. 대체로 애니메이션의 캐릭터와 내용이 좋은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요즘에는 애니메이션을 다른 이유 때문에 본다. 도쿄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애니메이션 팝업매장 때문이다. 앞선 글에서 주술회전과 스파이 패밀리에 대해이야기했지만, 정작 실제로 애니메이션을 보면, 왜 사람들이 이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지, 왜 이 애니메이션을 집객과 홍보를 위한 마케팅 도구로 사용하는지 알 수 있다.

삼성은 잡지사별로 각기 다른 스타일의 갤럭시Z플립 콜라보 상품을 만들었다

스파이패밀리 같은 경우, 캐릭터들이 굉장히 아기자기하면서도 귀여운 면모가 강하다. 특히 애니메이션상에서 종종 웃기게 묘사되는 캐릭터들을 보다 보면, 스파이패밀리는 기본적으로 '귀엽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즉, '일본에서 카와이(귀엽다)라는 말은 이런 의미도 담고 있나?'라고 생각하게 되는 셈이다. 

스파이패밀리의 배경은 20세기초의 유럽이라고 볼 수 있다. 

적어도 스파이패밀리는 주술회전같이 오컬트적인 분위기와는 아주 거리가 멀다. 애니메이션 1화에서 나오는 분위기는 전형적인 19,20세기의 유럽이다. 오히려 유럽의 서정적인 면모가 강하다. 게다가 베를란트라고 나오는 도시 지명만 봐도, 스파이패밀리가 동독과 서독의 분단과 냉전시기를 모티브로 삼았다는 걸 알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런 부분에 집중해 갤럭시 Z플립협업을 여성잡지 출판사들과 같이 진행했다. 이 협업에서 삼성전자는 Z플립을 꾸밀 수 있는 액세서리 스티커를 선보였으며, 각기 다른 액세서리 스티커를 잡지사의 성향에 맞게 디자인했다.

최근 AI폰인 갤럭시 S24를 출시한 삼성전자는 원피스와 협업물도 선보였다. 재밌는 건 왜 하필 갤럭시 S24를 원피스와 협업했는 가다. 현재 원피스 만화책과 애니메이션은 모두 ‘에그헤드 에피소드’를 방영하고 있다. 이 에피소드의 주무대는 '에드헤드'. 이곳은 원피스 세계관에서 최고의 과학자라고 불리는 베가펑크가 만든 미래도시다. 

에그헤드에서는 온갖 새로운 신기술이 선보이고, 이곳에서 원피스의 주인공은 그 새로운 기술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맥락’을 갤럭시 S24에 가져온 셈이다. 일본에서 최고로 인기 많은 만화의 에피소드의 맥락을 마케팅도구로 활용한 셈이다. 이러한 부분은 사실 몰라도 전혀 문제없다. 오히려 내가 이 부분까지 알게 된 건 순전히 내가 애니메이션을 보는 관점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즉, 공간에 대한 관심사가 내가 애니메이션을 관찰하는 관점을 바꾼 셈이다. 

버튜버 아이돌그룹인 ROFMAO. 유튜브 팔로워는 83만 명. 최근 공연영상은 300만 뷰가 넘었다.

또한 삼성전자는 일본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버튜버 아이돌그룹인 ROFMAO와 구글 숏츠 협업을 갤럭시 하라주쿠에서 진행하기도 했다. 이 역시도 일본 서브컬처에 관심을 갖은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일본의 백화점은 마루이는 자사의 애니메이션들과 협업한 에포스카드들을 끊임없이 선보이고 있다.

마루이는 수많은 애니메이션과 콜라보한 에포스 신용카드를 선보인다.

내가 지금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고, 어떤 분야에서 일을 하는가는 내 관심사와 이어진다. 이것들이 관찰로 이어지는 건 당연하다. 그렇기에, 여행에서 브랜드인사이트를 얻기 위해서는 여행에서 브랜드인사이트를 얻으려고 하기보다는 언제나 관심사에서 관찰하는 생각이 아예 습관이 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광고입니다.

삼성 강남 6월 클래스안내

2024년 6월 7일에도 삼성강남에서 클래스가 열리는데요.

이번 클래스는 여행 전 브랜드를 관찰하는 연습부터 여행현장에서 인사이트 포착하기까지 

그리고 이를 콘텐츠화하고 적용하는 방법까지 여행을 브랜드 관점으로 정리하는 자세한 방법을 살펴봅니다.


직접 가게를 운영한 경험과 수년간 브랜드 '관점'에서  도쿄를 여행하며, 콘텐츠를 제작한 경험을 기반으로

경험이 소비적으로 흘러가지 않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고 실습도 해봅니다.


5월 클래스가 여행에서 브랜드인사이트를 포착하는 것에 대한개괄적인 설명이었다면? 이번 클래스에서는 보다 실제적으로 여행지에서 브랜드인사이트를 잡아가는 방법에 더 집중합니다.


이번 클래스는 유료클래스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클래스 신청 폼은 아래와 같습니다

https://naver.me/F0t4lr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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