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영화는 3명의 청년이 한 집에서 도둑질을 하고 급하게 도망쳐 나오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정처 없이 도망치던 그들은 전에 발견해두었던 낡은 잡화점에 숨어 들어가게 되고, 그렇게 나미야 잡화점에서의 기적 같은 하룻밤이 시작된다. 그들이 숨어있던 나미야 잡화점은 30여 년 전 많은 사람들의 고민 상담을 해주던 주인이 운영하는 곳이었다. 어린아이, 성인할 것 없이 자신들의 고민을 적어 잡화점 옆에 붙여두며 답장을 기다렸다. 무거운 고민들은 밤에 잡화점 셔터의 우편함에 넣으면 다음날 잡화점 옆의 우유 상자에 답장이 들어있었다. 그런데 수십 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3명의 청년 쇼타, 아쓰야, 고헤이에게 시간을 거슬러 온 편지가 도착한다. 처음에는 누군가 장난을 쳤다고 생각했지만 계속되는 기이한 현상에 점점 상황을 받아들이게 된다. 그들은 마치 잡화점의 주인이 된 것처럼 편지의 주인들에게 답장을 적어준다. 때론 현실적으로, 때로는 격려하고 조언하며.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소설이 원작인 영화로, 몇 년 전 책을 읽었을 때의 기분 좋은 감동이 생각나 영화도 찾아보게 되었다. 아쉽게도 원작만큼 좋지는 않았지만 영화라서 느낄 수 있는 감동적인 장면도 몇몇 개 있었다.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바로 이 영화를 본다면 처음에 조금 당황스러울 수도 있다. 판타지적인 요소가 섞인 동화 같은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일본 영화 특유의 연출과 연기 스타일이 좋아하는 느낌과는 달라서 아쉬운 부분이 많았지만, 원작에 대한 애정으로 보다 보니 어느새 영화에 푹 빠져들어 눈물도 뚝뚝 흘리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영화의 끝부분엔 이런 말이 나온다.
" 지금 당신이 보는 풍경은 당신이 선택하고, 당신이 잡은 것"
나미야 잡화점의 상담 편지는 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편지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게 된 사람들은 나미야 잡화점의 주인에게 감사하다고 말하지만 결국 그 조언을 받아들이고 실천한 것은 본인 스스로의 행동이었다. 실제로 우리 주변엔 많은 자기개발서가 존재하지만 그 책을 읽은 모든 사람들이 책 속의 조언을 받아들이고 살지는 않는다. 누군가는 좋은 조언과 이야기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지만 다른 누군가는 책을 덮자마자 잊어버리기도 한다. 결국 이 영화는 '미래에 좋은 풍경을 볼 결정권을 쥐고 있는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이런 이야기가 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라고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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