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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폴 Nov 01. 2020

고민


애인은 있지만 남자친구는 아니다.


한 번 보고 보지 않을 사이라면 차라리 거짓말을 하고 말겠지만, 그게 아닌 경우라면 저런 질문은 상당히 곤란하다. 


1. 깊이 친하지 않은 사람에게 굳이 내가 동성애자인 사실을 밝히고 싶지 않은데다가, (친한 사람에게도 어려운 일이기도 하고)

2. 밝히지 않으려면 거짓말을 해야 하는데 

3. 상대가 내 연애 상대에 대해 궁금해하고 있는 경우에는

4. 거짓말이 거짓말을 낳아 가상의 상대와 연애를 하고 있는 기분이랄까.


그냥 없다고 하면 되지 않냐고?

맞다. 가장 속편한 방법이긴 하지만 그러면 왠지모르게 기분이 좋지 않다.



언니를 알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내게 "애인 있어요?"라고 물어봤다.

나는 애인의 여부를 묻는 질문 자체보다, '남자친구 있어요?'가 아닌 '애인 있어요?'라는 배려심 넘치는 질문에 꽂히고 말았다. (나중에 물어보니 언니는 그냥 별 뜻 없었다고 한다. 그냥 궁금했을 뿐.)


의미 없던 배려에 홀라당 넘어가 버렸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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