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나에게 찾아왔다

by Glory

삶은 우리의 힘이 적당히 빠져 있을 때 그 손을 넌지시 내밀었다. 지독하리만큼 방치되었던 것은, 가장 알맞은 때를 맞이하기 위한 전제와도 같은 것은 아니었을까. 성숙은 숙성의 시간을 통과하지 않고서는 쉽사리 찾아오지만은 않았다. 그렇게 허공을 향했던 것만 같은 시간 속에 우리는 점차 성장해 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단순히 기회가 찾아왔던 것이 아니다.

삶이 나에게 찾아왔다.


충분한 시간이 지난 후에 라야 비로소 삶이 나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던 것이다. 어느 부분 기회는 꽤나 이른 시간에도 우리에게 찾아오기도 했다. 다만 문제였다면 단순히 기술적인 측면이나 체력적인 부분으로부터는 아니었을 것이다. 그저 찾아온 기회와 삶이 잘 융합되지 않은 데서였다. 모든 것이 해변의 모래성과도 같았던 것이다.


삶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단순히 그때 못했었기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되려 그때 시작했다면 안 되었을 일들이 상당 부분 차지하고 있었다는 것을 느낄 때가 있다. 단순히 더 어린 나이나, 이른 시작만 운운하며 한탄만 하기에는 그 젊음과 혈기라는 핑계가 모든 것을 다 대변해 주지는 못했던 것이다.


삶은 우리보다 더 멀리 바라보는 안목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단순히 이기적이었거나 심술궂었던 것만은 아닌 듯 보인다. 그저 그 시간까지 견뎌냈던 나날들이 꽤나 힘들게 다가왔을 뿐이다. 이제 어느 정도 된 것 같다. 삶이 내게 찾아온 것을 보니.


이제 점점 더 괜찮아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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