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사실 충분했다

by Glory

단순히 스스로의 문제만은 아니었다.


기준과 잣대의 문제 가능성이 다. 부족하다 하기에 부족한 줄만 알았고, 더 하라고 하기에 더 해야만 하는 줄 알았지 사실 내가 스스로 충분한 존재인지는 잘 몰랐던 것이다. 우리는 사실 충분했다. 다만 그렇지 않다 하기에 그런 줄 알았던 것이다. 자책은 연스러웠고, 언제나 나는 지가 부족한 한 사람 뿐이었다.


대부분의 것들은 항상 더 하고, 성장을 꿈꾸며, 호기심 가득 찬 에너지 넘치는 사람들에게 걸맞은 기준들이 컸다. 반대로 커피 한 잔, 길을 걷는 것, 들에 핀 꽃 한 송이 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워할 수 있는 사람들의 몫은 아니었는 듯 보인다.


우리는 두 팔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 알았지 각자의 팔의 길이가 다르다는 것은 몰랐고, 다 숨 쉬며 사는 줄만 알았지 각자 그 호흡의 길이가 다르다는 것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것 같다. 그저 모든 사람은 다 같은 사람이었다. 실은, 우리는 달라도 너무 다른 존재들데 말이다.


제시된 성공을 꿈꾸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작고, 조용하며, 소소한 것들을 누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사람들인 것이다. 성공의 기준은 너무나도 달랐다. 어쩌면 우리를 조급하게 했던 것은 그러한 나 스스로로부터가 아닌, 순전히 부로부터 주입 되어진 것들로부터는 아니었을까.


사실 나는 괜찮았고 충분했다.

다만 그렇지 않다 하기에 그런 줄만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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