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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미가 May 30. 2023

컬러풀, 치앙라이

치앙마이에서 한 달을 살아봤더니 7



오늘은 처음으로 투어를 예약해 둔 날이다. 치앙마이에서 즐길 수 있는 일일투어가 상당히 다양하고 많은 편인데, 우선 치앙라이 일일투어를 다녀와 보기로 했다. 


며칠 전 올드타운 갔을 때 조이너스타이 여행사 들러서 인당 1100밧(약 4만 원)에 예약 완료. 

왕복차량에 가이드와 점심식사 포함, #메카찬온천 #화이트템플 #블루템플 #블랙하우스 이렇게 다녀오는 비교적 간단한 관광코스이지만 치앙마이에서 치앙라이가 무려 편도 3시간 거리라 아침 7시에 출발해 밤 7~8시에야 끝나는 비교적 긴 일정이다. 



올드타운에서부터 관광객을 픽업한 관광버스는 7시 반쯤 님만해민에 있는 우리를 마지막으로 픽업해 치앙라이로 출발했다. 




메카찬온천


첫 번째 행선지인 메카찬온천은 치앙라이 가는 길, 딱 중간에 위치해 있어 온천 구경도 하고 간단히 뭘 먹거나 화장실(유료, 5밧)도 다녀오는 휴게소 개념이었다. 간단히 족욕을 즐길 수 있는 시설도 있었는데 이 더운 계절에 온천이라니……. 멀찌감치서 구경만 좀 했다. 


다시 버스를 타고 1시 반 정도 더 달려 도착한 화이트템플. 캬... 정말 감탄이 절로 나오는 눈부신 백색사원이었다. 



백색사원(왓 렁쿤)

공사 중인가 했는데 청소 중이었다. 이 먼지 많은 태국에서 티 없는 하양을 유지한다는 건 웬만한 정성과 노력 아니고선 정말 어려운 일로 보였다. 아마도 철저한 관리 덕분에 치앙라이를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거듭난 게 아닐까. 게다가 개인(Chalermchai Kositpipat)이 지은 사원이라고 하니 입장료 100밧은 결코 과한 금액이 아닌 듯 여겨졌다.(투어로 가면 입장료 포함되어 있음)


천국의 문 - 우보솟(ubosot)



본관인 우보솟(ubosot)은 건물 외부에 거울 유리 조각이 박혀 있는 전체가 흰색인 건물이다. 

이날 날씨는 유난히 맑고 햇볕이 쨍했는데, 하얀 사원이 빛을 반사하니 선글라스를 껴도 눈이 부셔 죽을 지경이었다. 게다가 사람도 많아서 사진 찍기도 힘들고. 느긋하게 공간을 돌아보는 관람은 하기 어려웠다. 그래도 조각이 워낙 섬세하고 예뻐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정해진 시간 내에 최선을 다해 사진을 찍고, 이 사원의 또 다른 랜드마크인 황금화장실도 이용함. 아직 100% 완성된 게 아니라 하니, 다음에 또 방문했을 땐 어떤 모습일지 기대된다. 





점심식사 후 바로 다음 행선지로 이동했다. 



블루템플(왓 롱수아텐)

원래는 버려진 절이었는데 마을 사람들이 주도적으로 지어 올렸다고 한다. 2016년에 완공되었다고 하니 화이트템플과 마찬가지로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최신 사원이다. 치앙라이 현지 예술가(Puttha Kapkaew)가 직접 건축하고 지었다고 하는데 조형미에 관한 한 화이트템플보다 여기가 더 멋지다고 느꼈다. 



푸른색과 황금색의 조화가 두드러지는데 단순히 파란색이라 하기에는 뭔가 더욱 깊고 품격 있는 느낌의 파랑이었다. 본당 내부가 상당히 화려하고 독특하지만, 주변의 조형물 퀄리티도 예술이다. 같은 불교 사원이라도 나라마다 분위기와 느낌이 제각각인 게 참 신기하다. 



한국 절 나름대로의 평화롭고 고즈넉한 분위기를 생각해 보면, 태국의 화려한 절은 확실히 열정적이고 살아있는 느낌이다. 물론 여기서도 사람들이 소원을 빌고 기도를 드리겠지만, 그 목적이 중요한 게 아니라 여기서 보내는 시간 자체를 즐기는 듯했다.


블루템플에 오면 블루아이스크림을 꼭 먹어봐야 한다고 해서, 30밧(약 1200원) 주고 사 먹어봤다. 기대 이상으로 맛있었다. 코코넛아이스크림에 스티키라이스와 견과류까지 뿌려진 고급 디저트였다. 멋진 곳에서 맛난 거 먹으면 그게 극락이지 뭐. 불교 신자는 아니지만, 절에 올 때마다 감사한 마음이 된다. 오늘도 부처님 감사합니다. 





블랙하우스(반담)

일부러 그렇게 짠 건지 참으로 컬러풀한 관광코스가 아닐 수 없다. 이곳의 컬러가 ‘검정’이라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참으로 어둡고 기괴한 분위기의 박물관이었다. 




Thawan Duchanee 이라고 하는 태국 국민예술가의 작품을 볼 수 있는 곳인데, 회화와 조각 등 꽤나 방대하다.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은 란나 전통양식으로 지어진 각기 다른 디자인의 주택들이다. 기본적으로는 목조주택인데, 각종 동물뼈와 독특한 조형물로 장식되어 있다. 안에 들어가 볼 수는 없지만, 집 구경을 하며 산책하는 재미가 꽤 쏠쏠하다. 안쪽에는 20밧짜리 생과일 슬러시를 판매하는 노점상도 있고, 작은 매점도 있다. 




숙소에 도착하니 저녁 7시가 훌쩍 넘은 시간. 왕복 6시간을 차에서 보내야 했던 투어였지만, 하루 동안 컬러풀하고 멋진 도시를 둘러볼 수 있어서 꽤 알찬 시간이었다. 다음엔 며칠 지내보고 싶다. 



*참고- 2022년 12월 시점의 여행기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글 홍아미

여행 에세이스트. 아미가출판사 대표. <제주는 숲과 바다> <그래서 너에게로 갔어> <미치도록 떠나고 싶어서> <지금, 우리, 남미> 등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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