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된 피터팬 이야기
한때 나는,
영원히 아이일 줄 알았다.
웃고, 날고, 믿으면
무엇이든 가능하다고 믿었으니까.
그땐 하늘을 보는 게 당연했고,
마음을 말하는 게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하늘 대신 계산서를 바라보고
마음 대신 상황을 설명하게 됐다.
날개는 점점 작아졌고,
믿음은 조용히 바닥에 내려앉았다.
그게 어른이 되는 거라고,
그렇게 사는 게 괜찮다고,
스스로를 설득하며 참 오래도 살아왔다.
그러던 어느 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마음 한켠이 불쑥 물었다.
“피터, 아직... 너 안에 나, 있니?”
그 물음 하나가
내 안에서 아주 오래된 무언가를
툭!
하고 건드렸다.
무너진 것도,
울컥한 것도 아니었다.
그저,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이 이야기는
그 순간부터 시작된다.
세상을 살아내느라 놓쳐버린
어릴 적 나를 다시 만나러 가는,
조용한 여행의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