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이후, 잊힌 자리에서
강원도 깊은 산자락,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오래된 오두막.
해가 질 무렵,
작은 창문으로 붉은 햇살이 비스듬히 스며들고,
묵은 나무 바닥엔 조용히 먼지가 내려앉는다.
핀은 창밖을 한참 바라보다,
아이에게 말없이 담요를 덮어주었다.
이따금 바람결에 철 지난 뉴스 소리가 들려왔지만,
더는 누구도 그날의 기록을 말하지 않았다.
세상은 평온했고,
사람들은 여전히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살아갔다.
하지만 그 평온 너머에,
기억은 살아 있었다.
책상 한쪽엔
녹슬어가는 송신 디스크가 놓여 있고,
그 위엔 낡은 인형 하나가 조용히 기대어 있다.
아이의 눈동자는 가끔
밤하늘을 오래 바라본다.
그때마다 핀은 생각한다.
"기억이란 건,
결국 누가 끝까지 지켜보느냐의 문제라고."
밤은 다시 깊어지고,
세상은 또 하나의 '그날'을 잊어간다.
하지만 이곳,
잊힌 자리에서만은 여전히 기억되고 있었다.
모든 것을 본 사람들과
결코 지워지지 않을 진실이.
그날,
누군가는 진실을 버렸고
누군가는 끝까지 붙잡았다.
그리고 그들이 지킨 그 조각은
언젠가 다시,
또 다른 빛을 만들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