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저는 글 쓰는 걸 좋아합니다. 키보드를 두드리며 글 쓰는 것도 좋아하고, 직접 펜으로 종이에 쓰는 것도 좋아합니다.
그런데 제 글씨가 그리 이쁘진 않습니다. 글자를 이쁘게 써서 내가 써놓은 글을 보며 좋은 기분이 들었으면 좋겠는데, 신경 써서 쓴다고 해도 조금만 지나면 망가진 모양으로 날아가는 글씨를 볼 때마다 괜히 속상했습니다.
이쁜 글씨를 갖고 싶어서 이쁜 글자체를 검색해서 따라 써보기도 하고, 손글씨 유튜브를 보기도 했지만, 막상 글쓰기 연습이 스스로 잘 되지 않았습니다.
여기저기 손글씨로 기록은 많이 하는데, 내 글씨가 마음에 안 들어서 늘 아쉬웠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손글씨 책을 하나 사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책을 사야겠단 생각은 못했는데, 불현듯 이 생각이 떠올라 주저 없이 바로 책 한 권을 샀습니다.
'또딴체 손글씨'
손글씨 책은 처음 사보는 거라, 안에 어떤 내용이 있을지 궁금했습니다. 이 책의 저자인 또딴님의 프롤로그에 이런 내용이 있었습니다.
이 책에서 한 번 배우면 평생 써먹을 수 있는 '글씨 바르게 쓰는 큰 틀'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저의 조언으로 여러분의 글씨체를 더 예쁘게 다듬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누구나 올바른 방법을 알고 차근차근 따라 쓰다 보면 반드시 손글씨 장인이 될 수 있으니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연습해 보세요.
이 말에 저의 믿음을 실었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저는 꾸준히 하는 건 잘하거든요. 내가 이 책을 보며 꾸준히 연습하면 내가 원하는 이쁜 글씨체를 가질 수 있겠단 확신이 들었습니다.
이 책이 도착한 날 저녁에 책을 펼쳐서, 또딴님의 다정한 설명글을 읽으며 이쁜 글씨를 따라 쓰기 시작했습니다. 가 나 다 라부터 쓰는데, 제가 어린아이로 돌아가서 다시 한글 연습을 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글씨를 쓰다 보니 잡생각이 없어지고
내가 펜을 잡고 있는 손 끝에만
집중하게 됐습니다.
글씨에만 집중하다 보니 마음이 고요해지더라고요. 참 좋았습니다.
이 날 딱 한 페이지 연습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 출근해서 업무노트에 오늘의 할 일을 기록하는데 어제 손글씨 연습한 게 저에게 스며든 건지 기존의 제 글씨가 아닌 이쁜 글씨체가 나오는 거예요!
손글씨 책에 단어 하나하나에 대한 글씨 쓰기 방법에 대한 설명이 있었는데, 글씨를 쓰다 보니 그 설명도 생각이 나고 제가 어제 연습한 글씨의 감각이 살아나더라고요. 정말 신기했습니다.
그래서 다른 글도 여러 개 적어보았습니다. 원래의 제 글씨보다 훨씬 이뻐진 글씨체가 나왔습니다! 제가 제 손으로 적는데 어제의 글씨와는 확연히 다른 글씨가 나왔습니다. 속으로 탄성이 나왔습니다.
정말 꾸준히 노력하고 연습하면
나도 이쁜 글씨체를 가질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노력하는 만큼의 성과가 나온다면 얼마나 뿌듯하고 기쁠까요. 손글씨 연습을 통해서 이쁜 손글씨도 내 것으로 만들고, '해냈다'는 작은 성취감도 얻을 수 있겠단 마음이 들었습니다.
매일 조금씩의 꾸준한 노력이 이루어내는 작은 성취를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어서 이 글을 연재하게 되었습니다.
저의 이쁜 손글씨 도전기! 제 글씨가 어떻게 변해가는지 재밌게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은근히 주변에 본인이 악필이라 고민하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제가 손글씨 연습 한다고 하니 ‘나도 하고 싶다’ 하는 분들이 있었어요. 겉으로 티는 안내지만 속으로 '나도 이쁜 글씨 갖고 싶은데'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곳곳에 숨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분들께 저의 도전기가 좋은 자극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주 금요일(3월1일)에 2화로 찾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