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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수집가 Jun 26. 2024

이 맛에 딸 키우는구나  

내 아이와 함께 있다 보면 ‘이 맛에 딸 키우는구나’ 하는 생각을 자주 한다.


저번 주말에 막국수 식당에 점심을 먹으러 갔다. 남편은 비빔막국수, 나는 일반막국수, 수지는 어린이 함박스테이크를 먹었다. 한참 잘 먹다가 수지가 옆자리에 앉은 아빠 얼굴을 빤히 쳐다보더니 “아빠 입에 뭐 묻었어” 하고 말했다.


그래서 남편 얼굴을 보니 비빔소스가 입가에 조금 묻어있었다. 남편은 “그래?”라고 하며 입을 닦으려고 하는 순간, 수지가 테이블 밑에 있는 수저서랍을 열더니 휴지를 하나 뽑아서 아빠에게 건네주며 “닦을래?”라고 했다. 남편은 수지가 준 휴지로 입을 닦으며 “고마워”라고 말했다.


난 이 상황에 깜짝 놀라며 감탄했다. 이렇게 다정하고 세심한 딸이라니. 아빠 입에 뭐 묻었단 말로 끝내지 않고 아빠가 입을 닦을 수 있게 휴지를 꺼내주는 딸이라니. 이 귀여운 사랑스러움으로 마음에 행복이 가득 퍼졌다.  


그리고 남편에게 말했다.


“진짜 이게 딸 키우는 맛이다.”


남편도 웃으며 그렇다고 했다.




애교 많고 귀여운 수지와 있으면 우리 집은 늘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된다.


만약 남편과 둘만 있었다면, 둘이 있어도 좋은 분위기로 잘 지냈겠지만 수지의 존재감이 주는 사랑스러움이 온 공간을 다 채우는 느낌은 없었을 것 같다. 어딘가 고요하고 어딘가 정적이 흐르기도 했을 텐데, 수지가 태어나고 나서 아이가 있는 곳에는 언제나 다정하고 따뜻한 기운이 가득하다. 마음의 공간은 사랑으로 빈틈없이 채워지고, 같이 있는 물리적 공간엔 언제나 웃음이 넘친다.


아이의 작은 행동 하나, 말 하나가
 매일의 행복을 쌓아가는
소중한 자원이 되는 것 같다.

사소하지만 큰 행복을 매일 온 마음으로 느끼는 이 날들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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