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아끼는 두사람의 따뜻한 마음
이번 주말에는 아이와 같이 수목원에 다녀왔다.
가을의 찬란함을 모두 모아놓은 것 같은 수목원에서 가을풍경을 한껏 음미하며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수목원이 워낙 넓어, 아이와 같이 산책하면서 꽤 많이 걸었다. 걷는 길에 너무 아름다운 풍경 앞에서는 멈춰 서서 낙엽을 줍기도 하고 사진도 찍으면서 그 순간을 만끽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기온이 내려간 건지 추워졌다. 남편과 수지는 겉옷을 입고 있었는데, 나는 겉옷을 돗자리에 놓고 기모티셔츠 하나만 입고 있어서 갈수록 추웠다. 그래서 걷다가 나도 모르게 ‘아 춥다.’ 란 말이 나왔다.
내가 추워하니, 남편은 내 손을 잡아주었다. 남편의 손은 손난로 온기만큼이나 무척 따뜻했다. 차가웠던 내 손에 남편의 따스한 온기가 전해지자 금세 따뜻해졌다.
그리고 추워하는 나를 위해 아이도 나섰다.
“엄마 추워?! 그럼 내가 안아줄게!” 하더니 나를 덥석 안았다.
아직 내 허리까지 오는 작은 키의 수지가 내 다리를 감싸 안고, 내 다리 사이에 얼굴을 파묻었다. 엄마가 추울까 봐 나를 꼭 안아주는 수지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나도 수지를 꼭 안았다.
아이의 온기가 나에게 전해졌다. 작은 손으로 나를 꽉 끌어안았는데, 그 순간 내 몸보다 마음이 더 빠르게 따뜻해졌다. 그리고 추위에 조금 얼어붙었던 내 몸도 서서히 녹아내렸다.
남편의 난로 같은 손, 아이의 따스한 포옹으로 몸과 마음이 너무나 따뜻했다. 그 후엔 추운 줄도 모르고 가을빛을 가득 머금은 수목원의 자연을 보며 마음껏 즐거워했다.
이 날 본 수목원의 풍경은 정말 아름다웠다. 현실세계가 아닌 동화 속의 다른 세계로 들어와 있는 느낌이 들만큼. 그런데 이 풍경보다 나에게 더 인상 깊게 남은 건 남편과 아이의 따뜻한 마음이었다. 나를 아껴주고 사랑하는 두 사람 덕분에 내 마음은 추울 날이 없다. 항상 따스한 햇살이 날 감싸주고 있는 것 같다.
아무리 추운 곳에 가도, 이 두 사람과 함께라면 춥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