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순간
요즘 점심시간에 도시락을 싸와서 사무실에서 먹었다. 집에 반찬 먹을 게 있어서 싸 오게 됐는데, 직접 싸와서 먹으니 간편하기도 내가 먹을 양만큼 적당히 가져와서 적당히 먹게 되고, 점심을 먹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많이 줄어서 나의 개인시간을 더 가지게 되어 상당히 좋다.
물론 사무실 분들과 같이 맛있는 걸 먹는 것도 즐겁지만, 때로는 별 약속 없는 점심에는 도시락을 싸와서 혼자 조용히 먹는 것도 참 좋다.
그리고 난 글쓰기를 계속하다 보니, 틈만 나면 글을 읽거나 글을 쓰는데, 워킹맘인 나에게 점심시간에 생기는 나의 개인시간은 하루 중 온전히 나만의 휴식을 가지며 글을 쓸 수 있는 정말 소중한 시간이다.
이 시간을 그 어느 때보다 잘 활용하고 싶어서, 점심시간에는 주로 글쓰기를 한다. 평소에 떠오른 글감이나 생각나는 것들, 에피소드를 다 메모해 둔다. 글을 쓸 때는 내가 적어놓은 짧은 내용이나 키워드를 보고 적어나간다.
글쓰기에 타고난 재주가 있는 건 아니지만, 글은 계속 쓰면 쓸수록 글맛이 더 좋아진다. 아주 조금씩이라도, 매일 쓰면 분명히 발전한다.
점심시간에 사무실에서 간단히 도시락을 먹고 양치를 하고, 글을 쓰려고 노트북 앞에 앉는다. 내가 적어둔 글감 중 하나를 정해서 키보드를 두드리다 보면, 어느새 손가락이 키보드 위를 날아다니고 있다.
그리고 내가 글을 쓰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키보드를 두드리는 이 촉감과 느낌을 내가 아주 좋아한다는 것이다.
내 손가락이 꼭 피아노를 치듯 키보드 위를 이리저리 춤추며 왔다 갔다 하는 걸 보면 뭔가 마음이 즐거워진다. 꼭 키보드로 연주를 하는 느낌이다.
내가 연주하는 손가락의 움직임으로 나의 글이라는 곡이 탄생한다. 글쓰기는 새로운 걸 창조하고, 생산해 내는 일이다.
소비적인 삶을 살 때는 에너지와 마음을 어디엔가 써버려서 마음에 남아 있는 게 없었는데, 글쓰기로 생산하는 삶을 살다 보니, 내 안에 에너지가 더 생기고, 내 삶의 활력이 충전되는 것 같다.
점심시간에 글쓰기에 몰두해서 하다 보면, 점심시간이 끝나기 전에 글 하나가 나온다. 나의 이야기는 점심시간에 자주 탄생된다.
이렇게 글을 쓰고 나면 뿌듯하기도 하고, 글을 쓰는 동안 그 순간에 온전히 몰입하게 되는 느낌도 나에게 큰 행복감을 준다.
글을 쓰는 내 손가락의 움직임, 그리고 내가 겪은 그 순간을 다시 기억하고, 그때의 마음을 떠올리는 이 모든 게 나를 행복의 기운으로 감싸준다.
글쓰기는 쓰는 나 자신에게
가장 좋은 응원이고, 힘이고, 사랑이다.
글을 쓰는 주체인 나는 나의 관점에서 나를 바라보고, 내 아이를 바라보고, 내 주변의 모든 것을 바라본다. 사회생활 속에서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얽힌 나로 살다가, 글을 쓰면 온전히 나로 산다. 내가 한 생각, 내가 느낀 것, 내가 본 것, 이것에만 집중한다.
이 집중의 순간이 너무 좋다.
오늘 점심시간에도 사무실에서 도시락을 먹고 여유시간이 많이 있어서, 오늘은 사무실을 벗어나 새로운 환경으로 가고 싶어 회사 밑에 카페에 왔다.
같은 회사건물이긴 하지만, 그래도 하루종일 사무실에만 있다 보니 카페에 온 지금이 나에게 새로운 활력을 주고 기분전환이 된다. 오길 잘했다.
내가 늘 있던 곳을 벗어나, 새로운 곳을 가보는 것만으로 나에게 좋은 자극이 되고 좋은 영감을 준다. 장소가 새로우면, 기분도 새로워지고,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한다.
그래서 주기적으로 나를 새로운 곳으로 데려가려고 한다.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삼삼오오 모여 수다를 떠는 직장인들, 커피를 내리는 소리, 아르바이트생이 얼음을 퍼는 소리 등을 배경음악 삼아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이 좋다.
카페의 소음 속에서 오로지 글에만 집중하는 지금 나 자신의 모습이 내 마음에 드는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이런 순간들을 자주 만들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