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작은 순간의 조각들
어제 오전엔 개인적인 일정이 있어서 2시간을 미리 빼두었는데, 잡혀있던 일정이 취소돼서 2시간이 나에게 자유 시간으로 선물처럼 왔다.
이날은 수지를 여유롭게 등원 시키고 집에 와서 드롱기 커피 머신으로 커피를 내리고 따뜻한 카페라테를 만들었다. 우리 집이 라테 맛집이다. 내 취향껏 우유 가득 들어간 라테를 마시며 아이패드에 독서기록을 했다.
책을 읽으면서 좋은 문장들은 표시를 해두는데, 책을 다 읽고 나면 그 표시해둔 문장을 패드에 옮겨 적는다. 그렇게 다시 그 책의 내용을 음미하고 생각한다. 마음에 와닿은 문장을 옮겨 적으며 그 글을 보고 들어진 내 마음도 적어놓는다. 그렇게 책과 대화를 나눈다.
커피를 마시며 잔잔한 피아노 음악을 들으면서 내가 좋아하는 책의 내용을 다시 보고 정리하는 이 시간이 정말 행복했다. 하루 종일 하라고 해도 즐겁게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출근 시간이 다가오는 게 아쉬웠다.
나갈 시간이 돼서 집을 나섰다. 강변길을 산책하며 회사로 가고 싶어서 일부러 조금 일찍 나왔다. 점심시간에 자주 걷는 산책길이지만 오전 시간에 걸어보고 싶었다.
오전에 나가서 걸으니 차가운 공기가 피부에 닿는다. 요즘 기온이 많이 내려가서 아침저녁으로 많이 추운데, 난 지금 같은 계절의 온도에 코끝이 살짝 차가운 이 느낌을 좋아한다. 춥긴 하지만 목도리와 장갑을 끼면 춥지 않은 지금 이 온도가 딱 좋다.
약간의 추위를 느끼며 걷는 길의 풍경은 따뜻하고 눈부셨다. 계절은 겨울인 것 같은데 그래도 아직 가을의 풍경이 남아 있다. ‘아 좋다’ 하며 걷다 보니 어느새 강변길로 들어왔다.
오전에 강변길에 오니 산책을 나온 어린이집 아이들이 곳곳에서 보였다. 아이들을 보니 내 아이 생각이 나서 괜히 더 반가웠다. 선생님의 보호 아래 제각기 재밌게 놀며 구경하고 걷는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작은 아이들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밝고 큰 에너지가 느껴진다. 이 세상 모든 것에 호기심을 가득 가지고 바라보는 아이들의 눈빛과 행동에는 활기가 넘친다. 생기와 에너지가 넘치는 귀여운 아이들을 보니 산책하는 시간이 더 행복했다.
걷다가 벤치에 앉아서 책도 읽었다. 가방에는 항상 책 한 권을 넣고 다닌다. 이렇게 들고 다니면서 회사에서, 집에서, 밖에서 틈틈이 책을 읽는다. 1분이든 10분이든 조금이라도 시간이 생기면 자주 책을 꺼내든다.
책을 읽는 시간이 참 좋다. 책을 읽기 직전까지 다른 일을 하고 다른 생각을 하다가, 책을 읽는 순간 그 글에 나를 실어버린다. 내가 하던 일과 생각을 멈추고 책의 한 구절 한 구절을 그저 따라간다. 그렇게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읽기 전에는 없던 새로운 마음의 힘과 지혜를 얻는다.
이렇게 나를 좋은 곳으로 인도해 주는 책이 내 가방 안에 항상 있어서 언제 어디서든 꺼내볼 수 있다는 게 행복하다.
맑고 푸른 자연을 보며 산책하고 책을 읽는 그 순간이 내 하루에 큰 선물 같았다. 이 순간을 너무 좋아해서 매일 점심시간마다 꼭 나가서 산책을 하고 자연을 보고 책을 읽으려고 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내 하루를 채워간다.
내가 좋아하는 작은 순간의
조각들이 모이면
그 하루는 충분히 행복하다.
이런 작은 순간들을 무심하게 그냥 지나치지 말고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면 매일 내 곁에 있는 행복을 자주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