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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목길 경제학자 Jul 13. 2024

창조지구 조성 모델 비교 분석

창조지구 조성 모델 비교 분석


현대 사회는 물질주의와 탈물질주의, 하이테크와 하이터치, 집단적 기술과 개인적 창의성, 효율성과 정체성의 균형을 추구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기술과 자본집약적인 국가 산업단지에 상응하는 개인 창의성 집약적인 콘텐츠 생산지를 육성할 필요가 있다.


문화도시, 창조도시, 문화지구, 창조지구, 창조 커뮤니티 등 콘텐츠 생산지를 표현하는 다양한 용어가 있다. 이중 '창조지구'가 다양한 크리에이터가 모여 새로운 콘텐츠와 문화, 그리고 창조산업을 창출하는 지역을 가장 적절히 표현하는 용어다. 창조지구는 지역의 자원과 인적 역량을 결집하여 혁신적 상품 개발과 창업을 지원하는 공간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와 사회적, 문화적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현재 창조지구는 주로 대도시에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되어 있다. 그러나 일부 대도시와 대부분의 중소도시는 아직 충분한 콘텐츠 생산 기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창조지구 조성을 통해 도시와 지역의 콘텐츠 생산 기능을 강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본 연구는 6개의 창조지구 모델을 비교 분석한다. 각 모델의 정의, 성공에 중요한 플레이어, 정책 대안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중소도시 창조지구 조성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한다.


현재 정부가 지원하는 로컬 크리에이터와 로컬 브랜드 상권은 창조지구를 조성하는 로컬 크리에이터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개념화하는 것이 적합하다. 로컬 크리에이터를 '창조지구 기획자'로 정의하면, 현재 현장에서 진행되는 변화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에 포함된 LCMS(Local Content Maker Space)는 문화 자원이 풍부한 소멸지역 읍면소재지에 특화된 메이커스페이스로, 중소도시 정부가 지역정책에서 고려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시된다.


1. Creative and Cultural Districts in Thailand (British Council)

British Council 보고서에서 창조지구는 예술과 문화 시설이 주요 매력 요소로 작용하는 도시의 지정된 구역으로 정의된다. 또한 창의산업, 문화 활동, 창의적 인재가 집중된 도시 내 특정 지역인 창조적 커뮤니티로도 설명된다.


창조지구의 성공을 위해서는 전통 공예 기술을 보존하고 혁신하는 장소인 공방, 창조 활동의 중심으로서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지역 예술가, 참여형 도시재생을 통해 지역 커뮤니티를 강화하는 지역 주민, 정책적 지원 및 인프라를 제공하는 지자체, 그리고 창조 활동 및 커뮤니티 참여를 지원하는 비정부기구(NGO)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보고서는 문화유산 보존과 활용, 창의적 인재와 기업 유치를 위한 환경 조성, 공공-민간 파트너십을 통한 창조공간 개발, 주민 참여형 도시재생 추진, 그리고 대학, 연구소 등과 연계한 창조 생태계 구축을 주요 정책으로 제안한다.


2. Brooks & Kushner

Brooks & Kushner는 창조지구를 문화시설(미술관, 박물관, 공연장 등)이 주요 매력 요소인 도시의 복합용도 지역으로 정의한다.


이 모델에서는 문화시설(미술관, 박물관, 공연장 등 전통적인 문화시설), 정부(정책 지원 및 자금 조달), 비영리 단체(문화 프로그램 운영 및 커뮤니티 참여 유도), 민간 기업(재정 지원 및 인프라 개발)이 중요한 플레이어로 제시된다.


강력한 리더십 확보, 다양한 자금 조달원 확보, 명확한 목표 설정, 수요와 공급 모두를 고려한 접근, 그리고 점진적/유기적 발전 전략 수립이 이 보고서에서 제안하는 주요 정책이다.


3. Kyoto 보고서

Kyoto 보고서에서는 창조지구를 창의산업 비즈니스와 서비스를 촉진하기 위해 지정된 지역으로 정의한다.


Kyoto 보고서는  FabCafe, Kyoto Makers Garage, KAGANHOTEL과 같은 창조 공간들이 Catalyzer, Amplifier, Contributor 역할을 수행한다고 설명한다. 또한, 커뮤니티 리더(창조 활동 촉진 및 커뮤니티 강화), 지방 정부(정책 지원 및 자금 조달), 기업(혁신적 비즈니스 모델 지원)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문화유산 보존과 활용, 창의적 인재와 기업 유치를 위한 환경 조성, 공공-민간 파트너십을 통한 창조공간 개발, 주민 참여형 도시재생 추진, 대학, 연구소 등과 연계한 창조 생태계 구축이 주요 정책으로 제안된다.


4. Vickery

Vickery는 창조지구를 기존 창조도시 모델에서 창의성과 문화산업을 중심으로 지역 경제와 사회적 재생을 추구하는 도시 구역으로 정의하면서도, 이러한 모델이 자본 투자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고 비판한다. 대신, 자본 투자에 의존하지 않는 새로운 공공 문화 중심의 도시 모델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이 논문에서는 예술가들이 도시 재생에서 주도적 역할을 벗어나 창조적 파트너로 활동해야 하며, 문화 시민은 단순한 예술 관람객이 아닌 도시 생활에서 창조적이고 생산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지방 정부는 공공 문화를 도시 거버넌스의 필수적 부분으로 통합해야 한다.


국가 문화정책의 초점을 국제 현대 예술계에서 지역 공공 문화로 전환하고, 예술 관람객을 문화 시민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공공 문화'의 진정한 의미를 고려하여 이를 도시 거버넌스의 필수적 부분으로 통합하고, 도시 재생의 우선순위와 대비되는 새로운 도시 예술 프로젝트를 개발해야 한다. '생존주의', 이기주의, 위험 회피 등 새로운 공공 관리 윤리에 대응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5. Charles Landry

Charles Landry는 창조지구를 '야망의 도시'로 정의하며, 이러한 도시는 자원과 역량을 최대한 활용하여 잠재력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도시를 의미한다. 이는 물리적 인프라의 재구성, 문화와 창조 산업의 발전, 지식 기반 경제의 구축 등을 통해 달성된다. 특히 공공 주도의 문화기획이 창조도시 추진 모델의 핵심임을 강조한다.


창조지구의 성공을 위해서는 창조적 리더십을 발휘하는 지방 정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실행하는 기업, 커뮤니티의 참여와 협력을 이끌어내는 NGO와 시민 단체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Landry가 강조하는 창조도시 프로젝트에는 문화기획과 더불어 도시의 독창적 자원을 식별하고 조정하는 것,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에 개방적인 자세, 연결성과 글로벌 유동성을 강화하는 것 등이 포함된다.


6. 프랑스 제3의 공간

프랑스의 티에르 리유(Tiers-lieux, 제3의 장소)에서는 집(제1의 장소)과 직장(제2의 장소) 외에 사람들이 모여 교류하고 창조적 활동을 펼치는 공간을 의미한다. 이러한 공간들은 지역의 일상을 변화시키고 경제적, 사회적, 생태적 당면 과제에 대응하는 설루션을 창출하는 장으로 기능한다.


이 모델에서는 전통 기술과 현대적 디자인을 결합한 로컬 콘텐츠 생산의 핵심 주체인 공방, 로컬 콘텐츠 생산 및 협업 프로젝트 참여자인 소상공인, 정책적 지원과 인프라 제공, 네트워크 구축 지원을 하는 지자체, 주요 이용자 및 참여자로서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고 창업 기회를 확대하는 지역 주민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프랑스의 제3의 공간에서는 코워킹 스페이스(75%), 팹랩(FabLab) 및 디지털 제조 공방(30%), 문화 활동 공간(27%), 수공업 공유 아틀리에(19%), 사회혁신 실험장 및 리빙랩(17%), 공유주방 및 푸드랩(14%), 농지 및 공유정원 관련 활동(9%), 교육 프로그램(60%)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제3의 장소 모델은 규모와 영향력의 한계, 지역 사회와의 연계 부족, 경제 모델의 취약성, 지적재산권 문제, 도시 계획과의 통합 문제 등의 과제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한계점들은 지역 사회와의 연계 강화, 지속 가능한 경제 모델 구축, 도시 계획과의 조화 등을 통해 개선이 필요하다.


7. LCMS 보고서

LCMS(Local Content Maker Space) 보고서는 창조지구를 로컬 콘텐츠 타운과 로컬 메이커스페이스의 개념으로 정의한다. 로컬 콘텐츠 타운은 지역 자원을 활용한 로컬 브랜드가 집적된 상권형 공방마을이며, 로컬 메이커스페이스는 로컬 콘텐츠 타운의 앵커 기구로, 지역의 소상공인, 장인, 예술가 등 다양한 창작 주체들이 모여 아이디어를 교류하고 협업하는 공간이다. 이러한 공간은 지역 고유의 자원과 콘텐츠를 활용한 창의적 상품 개발과 창업을 지원하며,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창조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는 혁신 플랫폼이다.


이 모델에서는 전통 기술과 현대적 디자인을 결합한 로컬 콘텐츠 생산의 핵심 주체인 공방, 로컬 콘텐츠 생산 및 협업 프로젝트 참여자인 소상공인, 정책적 지원과 인프라 제공, 네트워크 구축 지원을 하는 지자체, 주요 이용자 및 참여자로서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고 창업 기회를 확대하는 지역 주민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보고서가 제안하는 주요 정책은 3-5년 기간의 인프라 구축 지원 정책 수립, '로컬 메이커스페이스 제도' 도입, 로컬 메이커스페이스 인증제 도입, 운영자 및 참여 기업에 대한 세제와 재정 혜택 제공, 규제 샌드박스 적용, 지역 특성을 반영한 특화 전략 수립, 소상공인과 창작자 간 협업 활성화,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혁신 네트워크 구축,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 설계, 지역사회와의 소통과 교감 강화 등이다.


8. 비교 및 평가

모든 모델이 창조지구를 지역의 자원과 인적 역량을 결집하여 혁신적 상품 개발과 창업을 지원하는 공간으로 정의한다. British Council 보고서는 예술과 문화 시설이 주요 매력 요소인 창조지구로 정의하고, Brooks & Kushner는 전통적인 문화시설에 집중한다. Kyoto 보고서는 창의산업 비즈니스와 서비스 촉진에 중점을 두며, Vickery는기존 모델을 해체하고 공공 문화 중심으로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LCMS 보고서는 로컬 콘텐츠 타운과 로컬 메이커스페이스의 개념을 중시하며, 프랑스의 제3의 공간은 사회적 연결과 창조적 활동을 위한 새로운 장소로 정의된다. Charles Landry는 자원과 역량을 최대한 활용하여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야망의 도시'로 창조지구를 정의한다.


모든 모델에서 예술인, 공방, 지자체, 지역 주민의 역할을 강조한다. British Council 보고서는 전통 공방과 NGO의 역할을 강조하고, Brooks & Kushner는 문화시설과 정부, 민간 기업의 역할을 강조한다. Kyoto 보고서는 창조 공간과 커뮤니티 리더, 기업의 역할을 중시하며, Vickery는 예술가와 문화 시민, 지방 정부의 새로운 역할을 요구한다. LCMS 보고서는 공방과 소상공인의 협업을 중시하며, 프랑스의 제3의 공간은 다양한 형태의 창작 공간과 협업 플랫폼을 강조한다. Charles Landry는 공공 주도의 문화기획과 창조적 리더십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모든 모델에서 인프라 구축 지원, 제도 도입, 세제 및 재정 혜택, 규제 완화, 협업 및 네트워크 구축의 중요성을 공통적으로 강조한다. British Council 보고서는 문화유산 보존과 활용, 주민 참여형 도시재생을 강조하고, Brooks & Kushner는 강력한 리더십 확보와 점진적 발전 전략을 중시한다. Kyoto 보고서는 문화유산 보존과 창의적 인재 유치, 공공-민간 파트너십을 강조하며, Vickery는 공공 문화 중심의 새로운 정책 방향을 제안한다. 프랑스의 제3의 공간은 맞춤형 지원과 지역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 운영을 강조하고, LCMS는 지역 자원의 사업화를 지원하는 로컬 메이커스페이스 운영을 강조한다. Charles Landry는 공공 주도의 문화기획과 창조적 리더십을 강조하며, 도시의 독창적 자원을 식별하고 조정하는 것을 포함한 정책을 제안한다.


각 모델은 지역 특성에 맞는 창조지구 조성 전략을 제시하고 있으며, 예술가, 공방, 문화시설, 지자체, 지역 주민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인프라 구축 지원, 제도 도입, 세제 및 재정 혜택, 규제 완화, 협업 및 네트워크 구축의 중요성을 공통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각 모델의 장점과 단점을 파악하여 한국의 창조지구 조성에 적합한 전략을 도출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지역 특성을 반영한 특화 전략,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 설계, 그리고 지역사회와의 소통과 교감을 강화하는 방안이 중요하다.


정부가 창조지구를 지원한다면 LCMS 모델을 건의한다. 이 모델은 현재 한국 지역의 현실에서 소상공인 중심의 창조지구 조성이 현실적 대안임을 강조한다. 지역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소상공인과 창작자 간의 협업을 활성화하며, 지속 가능한 경제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 참고문헌

1. British Council. "Creative and Cultural Districts in Thailand."

2. Brooks, Arthur C. & Kushner, Roland J. "National Arts Index 2010: An Annual Measure of the Vitality of Arts and Culture in the United States."

3. 京都府 [Kyoto Prefecture]. "Kyoto-A-Creative-City-Leveraging-Creativity-for-City-Competitiveness-and-Inclusive-Urban-Transformation."

4. Vickery, Jonathan. "Beyond the Creative City: Cultural Policy in an Age of Scarcity."

5. 모종린, 로컬 메이커스페이스 보고서 [LCMS 보고서]. "로컬 메이커스페이스 도입과 추진 방안."

6. 권인혜. "프랑스의 제3의 장소 지원정책과 보드르빌의 온실(La Serres de Beaudreville) 사례." 세계농업, 2023년 1월호.

7. Landry, Charles. "Cities of Ambition." Comedia, 2015.

8. Interreg Baltic Sea Region. "What else have we got? Interview with Charles Landry."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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