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출시된 배달의 민족(배민)은 '대한민국 1등 배달앱'으로 자리 잡으며, 음식 배달을 넘어 다양한 커머스 영역으로 확장했다. 배민전국별미, 배민스토어, 배민B마트, 그리고 B2B 쇼핑몰인 배민상회를 통해 2022년 기준 연 매출 2조 9천억 원을 달성하는 등 배달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2019년 말 약 13만 6천여 곳이었던 배민에 입점한 식당 수가 2022년 말에는 약 30만 곳으로 급증했다. 이로 인해 지역 소상공인의 배민 의존도가 증가하면서 지역 정부는 배민과의 협력을 통한 다양한 지원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배민의 대표적인 대외 협력 사업으로는 풍수해보험 지원, 동행축제, 밀키트 컨설팅, 소상공인 대출 지원 등이 있다.
배민은 현재 시장 지위를 넘어서 지역 경제의 활성화와 소상공인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새로운 지역 기반 소상공인 생태계 지원 방안을 모색 중이다. 배민의 전략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플랫폼을 통합하고 더 나아가 도시 플랫폼을 중심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시장을 재구성하는 '3대 축 도시'의 부상을 반영해야 한다. 다시 플랫폼 기업보다 오프라인 요소가 중요한 배민이 '3대 축 도시' 건설을 이끌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서있다.
이 글은 배민이 고려할 수 있는 '3대 축 도시' 확장 방안을 제시하고 있으나, 이는 배민이 실제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아니다.
온라인, 오프라인, 직접 구매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현대 유통 환경에서 지역 소상공인들의 니즈가 점차 다양화되고 있다. 이들은 배달, 지도, 위치 기반 서비스, 소셜 미디어 등의 온라인 서비스뿐만 아니라 물리적 공간, 디자인, 커뮤니티 활동 같은 오프라인 자원도 필요로 한다. 상권, 생활권, 지역사회, 지역시장, 지역 공급망, 도시 어메니티와 같은 도시 자원의 확보도 중요하다. 이처럼 온라인, 오프라인, 도시의 3대 축을 이루는 다양한 서비스와 자원을 효과적으로 통합하여 활용하는 능력은 필수적이다.
AI가 온라인 콘텐츠 제작을 대체하는 미래에서는, 아직 AI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오프라인과 도시 영역에서 수작업, 공간, 커뮤니티 디자인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AI와의 상생을 위한 중요한 기술이다.
지역의 소상공인 생태계를 지원해야 하는 정부도 소상공인의 3대 축 환경을 개선하고 기술을 지원하는 새로운 3대 축 생태계를 구축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니즈를 충족시키는 3대 축 도시 모델이 유망한 지역이 '로컬 콘텐츠 타운'이다. 3대 축 전략은 소상공인이 활발한 상권과 동네에 지속적인 콘텐츠 공급과 업데이트를 가능하게 한다. 로컬 콘텐츠 타운은 인구 1,000~5,000명 규모의 농산어촌 지역 읍면 소재지로, 로컬 상권과 브랜드 생태계를 갖추고 정주하기 좋은 환경을 마련한다. 이곳에는 농업, 농촌, 로컬, 콘텐츠, 이커머스 등 다양한 분야의 크리에이터들이 모이는 곳이다. 3대 축 전략은 소상공인이 활발한 상권과 동네에 지속적인 콘텐츠 공급과 업데이트를 가능하게 한다.
배민은 배달 서비스를 통해 지역 소상공인과 해당 지역의 소비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으로서, 본질적으로 지역 자원과 지역사회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도시 플랫폼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배민은 또한 소비자가 온라인에서 주문한 상품을 회원사에서 픽업하여 배달하는 서비스를 포함한 온라인 플랫폼을 운영한다. 온라인 플랫폼의 기능이 주문, 배달, 결제로 이어지는 상거래에 국한되지 않는다. 비즈니스 성격상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음식과 상품 정보를 제공해야 하며, 주로 회원사가 운영하는 가게 정보 페이지를 통해 이 정보를 제공한다.
배민의 오프라인 플랫폼은 배달 네트워크, 공급망, 펄필먼트센터, 배민상회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상거래와 정부 공유는 온라인에서 이루어지지만, 실제 배달, 유통, 공급망은 오프라인 플랫폼에 의존한다.
배달 서비스 플랫폼은 구조적으로 지역 단위로 운영되기 때문에 배민 플랫폼은 실질적으로 3대 축 플랫폼을 기능한다고 말할 수 있다. 배달 서비스를 통한 3대 축 통합이 배민의 3대 축 통합 모델을 정의하는 것이다. 배민의 과제는 3대 축 구축이 아니라 기존의 3대 축 구조를 확장하고 강화하는 데 있다.
배민은 온라인, 오프라인, 도시 서비스라는 3대 축을 통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소상공인에게 제공함으로써 지역 단위 소상공인 경제와 배민의 지역 플랫폼 역할을 강화할 수 있다. 더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하길 원하면, 지방 정부와 협력하여 '로컬 콘텐츠 타운'을 소지역 생활권 기반으로 구축할 수 있다.
오프라인 플랫폼 - 오프라인 플랫폼 분야에서 배민은 이미 교육과 지원 사업을 통해 소상공인들이 현대적인 디자인과 제품 개발 능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정부의 로컬 콘텐츠 타운 조성 사업과 연계한다면, 시범 지역 또는 거점 지역에서 '로컬 메이커 스페이스'를 운영해 배민의 오프라인 플랫폼을 강화할 수 있다.
로컬 메이커 스페이스는 생활권 유휴공간에 만들어질 거점 시설로, 판로지원, 교육과 훈련, 상품 개발, 디자인과 건축, 커뮤니티, 배달지원(픽업센터, BSS), 편의지원(스마트 금융 공간, 헬스케어 라운지), 디지털 전환과 콘텐츠 제작 등 생활권 내 소상공인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네이버가 전국 5개 지역에서 운영하는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 지원 센터 파트너스퀘어가 모델이 될 수 있다.
로컬 메이커 스페이스의 핵심 기능은 기존 소상공인과 예비 창업자를 위한 디자인, 건축, 상품 개발 메이커 스페이스 운영이다. 특히, 식당 회원사를 주축으로 하는 배민에게는 공유키친 형태의 메이커 스페이스 운영도 자연스러운 확장이다. 이러한 지역 특화 메이커 스페이스는 소상공인들에게 필수적인 오프라인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디자인, 건축, 수작업 기술과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그들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다.
풀필먼트센터, 배민상회 등 배민의 다른 오프라인 시설과 연계해 운영하면 배민과 소상공인에게 추가적인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
온라인 플랫폼 - 배민은 비즈니스 성격상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음식과 상품 정보를 제공해야 하며, 주로 회원사가 운영하는 가게 정보 페이지를 통해 이 정보를 제공한다. 배민배달, 배민스토어, 배민포장주문 등 다양한 배달 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한 로컬 비즈니스 리스팅 서비스로 볼 수 있다.
배민은 배달 서비스를 넘어서 지역 커뮤니티를 연결하는 하이퍼로컬 서비스로 확장하고 있다. '배민우리동네' 앱 페이지는 이러한 전략의 대표적인 사례로, 주민들이 주변 가게의 상품과 서비스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게 하며, 음식점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자영업 점주에게 가게 홍보와 새로운 고객 유치의 기회를 제공한다. 배민이 하이퍼로컬 서비스 플랫폼으로 성장하려면, 우리동네 페이지를 당근마켓과 같이 지역 커뮤니티의 상호작용과 활성화에 더 중점을 두어야 한다.
하이퍼로컬 서비스 전략은 배민이 단순한 배달 서비스 제공업체에서 벗어나 지역 경제와 커뮤니티에 더 깊이 통합되고자 하는 방향성을 보여준다. 로컬 비즈니스 리스팅은 기본적인 정보 제공에 중점을 두는 반면, 하이퍼로컬 서비스는 지역 커뮤니티 구성원 간의 상호작용과 연결을 강화하는데 더 집중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하이퍼로컬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 역시 지역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장사의 신' 유형의 경영 기술을 교육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공간, 디자인, DIY, 로컬 콘텐츠 개발, 상권 기획 교육 등 지역사회 경쟁력과 연결망을 강화시키는 교육으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로컬 콘텐츠 개발 교육에서는 넥플릭스의 '위기의 레스토랑'과 같이 쇠락한 상권을 로컬푸드 식당으로 변모시키는 방법을 참고할 수 있다.
도시 플랫폼 - 도시 플랫폼 강화는 건축환경, 직주락 환경, 문화시설, 지역사회 연계망 등 로컬 콘텐츠 타운 활력에 중요한 도시 어메니티를 공급하는 사업이다. 소지역 생활권을 작은 도시와 같이 직주락 콘텐츠를 제공해 주민과 소비자가 오래 머물 수 있는, 머물고 싶은 동네로 만들어야 한다.
도시 플랫폼 인프라는 주로 정부의 사업 영역에 속하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개인과 플랫폼 기업의 역할이다. 소상공인과 플랫폼 기업이 도시, 즉 소지역 생활권을 정체성, 브랜딩, 테스트마켓, 팬덤, 공급망, 체험과 여행 등의 지역 자원을 개발하는 플랫폼으로 활용해야 한다.
도시 플랫폼 활용 능력은 다른 언어로 표현하면 로컬 브랜딩 기술이다. 로컬 컨셉을 설정해 이에 적합한 시그너처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건축과 디자인을 통해 공간과 상권 환경을 개선하며, 지역의 숨겨진 로컬 콘텐츠와 브랜드를 개발하고 지원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정부 입장에서는 배민이 인구 감소 지역을 중심으로 3대 축 생태계 지원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산물 자원이 풍부한 읍면소재지에 특산물, 자연, 문화재 등 다양한 지역 자원을 배달 콘텐츠로 전환하는 생산과 배달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다. 특산물, 문화재, 전통시장 플랫폼, 유기농 생태계를 활용할 수 있는 예산과 홍성, 수산물, 커피 자원이 풍부한 부산 영도 봉래동, 순두부, 커피 자원을 자랑하는 강릉 초당동, 인삼, 인견, 사과를 로컬 콘테츠로 가공할 수 있는 경북 풍기읍, 속리산과 법주사 자원으로 아웃도어와 웰니스 콘텐츠로 개발할 수 있는 보은 속리산면 사내리 등이 좋은 후보 지역이다.
지역 커뮤니티는 각각의 3대 축에 대한 경쟁력을 강화함과 동시에, 이들을 통합하는 혁신적인 방식을 모색해야 한다. 소지역 생활권이 상대적으로 작은 지역이기 때문에 '통합 로컬 브랜딩'으로 3대 축 플랫폼을 연결하고 통합할 수 있다. 지역 생활권이 대표하는 가치와 문화를 브랜딩 하고 온라인, 오프라인, 도시 플랫폼을 이에 맞게 디자인하고 마케팅하면 3대 축 통합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3대 축 확장 계획을 통해 배민은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소상공인들의 비즈니스 성장을 지원하는 동시에, 자신의 사업 모델을 더욱 다각화하고 강화할 수 있다. 지역의 소상공인도 강화된 3대 축 플랫폼을 통해 자신의 3대 축 기술을 향상할 수 있다.
가장 큰 혜택은 지역에 돌아갈 것이다. 배달 서비스 기반 3대 축 생태계는 전통시장과 지역 상인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고, 지역의 3대 축 도시(로컬 콘텐츠 타운) 전환을 촉진하며, 지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크리에이터 시대에 걸맞은 지역 발전 모델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지는 OpenAI의 DALL-E를 통해 생성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