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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목길 경제학자 Apr 01. 2024

번영하는 도시, 몰락하는 도시

번영하는 도시, 몰락하는 도시


영국의 저명한 학자와 저널리스트인 이언 골딘과 톰 리-데블린은 2023년 '도시의 시대(Age of the City)' 제목의 책을 출판했습니다. 한국에서는 '번영하는 도시, 몰락하는 도시'의 제목으로 번역됐습니다. 이 글에서는 이 책을 소개하고 기업이 얻어야 하는 교훈을 무엇인지 설명합니다.

 

여러분은 현재 도시의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구체적인 질문을 통해 이야기를 진행해 보겠습니다:

미래 도시의 핵심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개발 도상국의 도시 발전을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이 요구될까요?

기업이 도시의 지속 가능한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이언 골딘과 톰 리-데블린은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답을 도시의 근본적인 특성에서 찾습니다. 그들은 도시가 어떻게 성장해 왔는지, 어떠한 성장 동력이 그 성장을 이끌었는지 이해함으로써 도시를 활성화하는 방법을 발견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저자들은 도시를 버리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며, 위기에 직면한 도시를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저자들은 도시가 계속 성장하고 있으며 현재 전 세계 인구의 55%가 도시에 거주하고, 이 비율이 2030년까지 2/3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18세기 초에는 세계 인구의 단 5%만이 도시에서 살았습니다. 도시의 중요성은 그 규모나 성장뿐만 아니라, 협력, 분업, 발명 등 인류 발전을 촉진하는 주요 요소들이 도시 내에서 발생한다는 점에서 비롯됩니다. 그러나 도시는 저성장, 불평등, 환경오염, 양극화, 교통 혼잡과 같은 다양한 내부적 위기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해결책을 찾는 출발점은 도시 문제를 인류 사회 전반의 문제로 인식하는 것입니다. 모든 도시가 직면한 위협 요소들은 국가의 발전 수준이나 규모와 무관하게 동일하며, 서로 연계되어 있습니다. 도시 간, 도시 내 불평등, 원격 근무로 인한 도심 소외, 사이버 공간의 양극화, 개발 도상국 도시의 비효율적 확장, 전염병 및 기후 변화 같은 위기들이 도시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들은 전 세계 모든 국가에서 나타나며 도시 간과 도시 내의 불평등을 심화시킵니다. 도시의 양극화는 사이버 공간의 양극화와 맞물려 더욱 심화되고 있으며, 코로나19 위기로 인한 재택근무의 확대는 도심 공동화라는 새로운 도전을 제시합니다. 중산층을 육성하지 못하는 개발 도상국 도시는 무한히 확장되면서 질병, 난민, 이민자 문제, 환경오염 등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선진국과 개발 도상국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며, 공통의 도전 과제로서 전염병과 기후 재난에 대한 대응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도시가 이러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입니다.


골딘과 리-데블린이 제시하는 대안은 '좋은 도시'입니다. 단순히 물리적으로 성장하는 도시가 아닌, 삶의 질이 높고 지속 가능한 도시가 좋은 도시의 기준입니다. 삶의 질이 높은 도시는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을까요?


첫 번째는 도시 내 생활권이 강한 도시입니다. 슈퍼 도시도 삶의 질을 생활권으로 분산시켜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달성해야 합니다.


삶의 질이 높은 도시는 '15분 도시'로 불리며, 근거리에서 일, 생활, 여가 활동을 모두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생활권이 존재하며, 이러한 생활권들이 대중교통으로 잘 연결된 도시입니다.


두 번째 유형은 시애틀, 오스틴, 후쿠오카와 같은 도시로, 앵커 산업, 도시 문화, 균형 발전 정책을 통해 경쟁력을 회복한 산업 도시입니다. 이들 도시는 과거의 실패를 교훈 삼아 단일 산업에 의존하지 않고, 삶의 질과 어메니티를 통해 창조 인재를 유치하는 창조 도시로 변모했습니다.


세 번째 유형은 국제 사회의 지원을 받아 도시 빈곤과 환경 문제를 개선하는 데 성공한 개발 도상국 도시입니다. 현재 개발 도상국 중 성공 사례를 찾기는 어렵지만, 현재 번영을 누리는 많은 동아시아 도시들이 1960년대에는 유사한 문제에 직면해 있었습니다. 동아시아 도시들은 노동 집약적 산업을 육성하여 도시의 경쟁력과 환경을 개선했습니다. 비록 현재 상황이 다르긴 하지만, 개발 도상국의 도시들 역시 인도 하이데라바드의 IT 서비스처럼 지역의 특색을 살린 자원 활용과 세계 시장과 연계된 산업을 통해 경제적, 환경적 지속 가능성을 달성해야 합니다.


네 번째 유형은 차터시티로, 중앙 정부로부터 상당한 독립 권한을 부여받은 도시들입니다. 중앙 정부는 권한과 자원을 지역 정부에 이양함으로써 상호보완의 원칙을 존중해야 합니다. 지역 도시는 중앙 정부에 의존하지 않고, 주변 도시나 다른 도시와 협력을 통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거버넌스 모델을 구축해야 합니다. 이 책에서 소개된 도시 유형 이외에도, 많은 다른 도시 모델이 존재하며, 각 도시는 자신만의 독특한 특성에 기반하여 발전 계획을 수립해야 합니다. 특히, 개발도상국에서의 도시 발전 문제는 국제적 협력과 지원, 예를 들어 개도국 녹색성장 기금의 도움 없이는 해결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기업에게 이 책은 중요한 교훈을 제공합니다. 저자들은 도시의 리더들에게 중요한 교훈을 강조하는 동시에, 기업에게도 많은 것을 가르칩니다. 가장 중요한 교훈 중 하나는 미래 도시의 모습과 관련이 있습니다.


앞으로 인재와 기업을 끌어들일 수 있는 도시는 외적으로 화려하기보다는 다양하고 유니크한 생활권을 갖춘, 높은 삶의 질을 제공하는 도시일 것입니다.


기업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원한다면, 이러한 삶의 질이 높은 도시와 생활권에서 활동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도시의 변화는 기업에게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합니다. 팝업 스토어, 콘텐츠 상권, 공유경제의 부상에서 볼 수 있듯이 많은 기업이 도시 문화의 변화에서 새로운 사업 모델과 마케팅 전략을 찾습니다. 제3의 공간개념으로 현대 공간 비즈니스를 개척한 스타벅스는 도시 모델 자체를 바꾼 기업이라 평가할 수 있습니다. IBM과 네이버와 같은 IT서비스 기업도 스마트 시티 솔루션, 온라인-오프라인 융복합 서비스를 개발하여 도시의 효율성을 높이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도시의 시대'는 기업에게 도시가 사업 운영의 공간을 넘어 미래 경제의 중심이자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전략적 자산임을 강조합니다. 기업은 도시 참여 전략을 통해 미래 경제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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