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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얼캐스트 May 23. 2017

다운사이징 열풍 속 중대형의 반전, 왜?


새 아파트 신드롬

새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집도 예외는 아닌데요. 새 아파트 신드롬이라 할 정도로 새 집이 헌 집보다 인기가 많죠. 다양한 커뮤니티시설, 넉넉한 주차공간, 풍부한 녹지, 최신시스템, 특화된 평면 등 새 집을 보면 마음이 동요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중소형 쏠림 현상에 찾아보기 힘든 중대형

하지만 더 편안하고 여유로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중대형 새 아파트는 찾아보기 힘든데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신규 분양 단지에서 중대형 아파트 비중을 대폭 줄이고 전용 85㎡미만의 ‘중소형 아파트’를 앞세웠기 때문입니다. 실제 국토교통부 아파트 착공 실적 자료를 토대로 수도권 아파트 면적 규모별 공급비율을 분석해보니 2005년부터 2010년까지 과거 6년 간 공급된 85㎡초과 중대형 아파트 비중은 31%에 달했으나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최근 6년 간의 중대형 비중은 14%로 10가구 중 1.4가구에도 못 미칩니다.


중대형 수급 불균형으로 공급부족 심화

반면 서울을 비롯 평택, 동탄, 안산 등 인프라 탄탄한 수도권 신도시에서 중대형 아파트를 찾는 수요는 공급량을 넘어설 정도로 꾸준합니다. 국토교통부의 규모별 아파트 거래량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수도권에선 중대형 아파트는 전체 아파트 거래량(207만8,762가구)의 19%에 해당하는 총 39만1,628가구가 거래됐는데요. 지난 5년간 수도권에 공급된 85㎡초과 중대형이 14%에 그치는 점을 고려하면 수요가 공급에 비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중대형 아파트 희소성이 프리미엄 부르네

특히 중대형 공급 희소성이 강한 지역일수록 이런 현상이 두드러집니다. 안산이나 평택, 동탄 등이 그 예인데요. 일례로 안산에 지난 한해 동안 입주한 아파트(1,569가구) 중 전용 85㎡초과 중대형 아파트는 124가구로 전체 입주물량의 7.9%에 불과합니다. 지난해 분양물량(6,041가구) 중 중대형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보다 더 적은 7.68%(464가구)에 그쳤고요. 반면 지난해 일반에 나온 439가구의 전용 85㎡초과 중대형 아파트 1순위 청약자수는 6,272명으로 전용 60~85㎡이하의 중소형보다 높은 14.2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동탄신도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지역은 지난해 입주 물량 중 중대형 비중이 4.43%(306가구)에 불과할 정도로 적었는데요. 그 희소성이 부각되어서인지 지난해 전용 85㎡초과의 중대형 주택형 청약에는 1순위에서만 7만6,889명이 몰려 전용 60㎡이하인 소형(21.55대 1)보다도 높은 24.22대 1의 경쟁률을 보였습니다. 하남시의 경우도 중대형 평형대의 청약률이 두드러집니다. 지난 한해 이 지역 1순위 청약에는 14만8,581명의 인파가 몰렸는데 이 중 10만4,791명이 전용 85㎡초과의 중대형에 청약해 62.0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수도권 중대형 아파트 미분양도 꾸준히 감소

이처럼 적은 공급 속 찾는 수요가 꾸준하다 보니 미분양도 지속 감소세입니다. 최근 5년 수도권 면적규모별 미분양 추이를 보면 중소형 아파트의 미분양은 등락을 거듭하고 있지만 그 동안 미분양으로 골치를 앓던 중대형 평형대의 미분양은 오히려 계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중대형 아파트의 반란이 시작됐다

중대형 아파트의 인기가 치솟고 있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희소가치가 높은 중대형은 단지 배치에서도 조망이나 향이 탁월한 자리에 우선 배치되는 등 지역 및 단지 내 좋은 입지를 점유한다는 점과 주거비용 증가도 원인 중 하나로 꼽는데요. 한 부동산 전문가의 의견 들어보시죠.

“지난 몇 년간 소형아파트에 대한 쏠림 현상이 거세지면서 중대형은 귀한 몸이 됐습니다. 희소가치가 높아 단지 배치에서도 중대형은 조망, 향, 교통 등이 탁월한 입지에 배치돼 같은 입지에서도 우위를 점하는데요. 바로 이점이 중대형의 인기 원인입니다. 자금력이 풍부한 수요층은 펜트하우스를 포함한 특화 대형 평면을 원하고 있고요. 중대형과 중소형의 가격격차가 줄고 있다는 점과 늘어난 주거비용으로 부모 품을 떠나지 못하는 캥거루족이나 다시 부모와 살림을 합치는 리터루족의 증가도 중대형의 반란을 앞당긴 이유입니다.”


귀하신 몸' 중대형 아파트, 청약률 高高

이런 연유로 분양시장에서 중대형 청약률도 고공행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서울 동작구에 분양한 사당 롯데캐슬 골든포레가 그 예인데요. 이 단지 전용 97㎡B타입은 9.5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전용 59㎡A타입의 경쟁률인 5.16대 1보다 높았습니다. 같은 시기 서울 양천구에 분양된 목동파크자이 전용 94㎡형도 14.5대 1의 최고경쟁률을 보여 전용 84㎡를 앞질렀고요. 이에 앞서 지난해 10월 안산 사동 90블록에 공급, 5일만에 완판된 그랑시티자이 1차 전용 101㎡형은 전체 평균보다 높은 14.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데 이어 소형타입보다 앞서 팔려나가며 주택형 중 가장 빠르게 완판됐습니다. 이 단지의 최고경쟁률도 전용 140㎡ 규모의 펜트하우스에서 나왔고요.


수요 몰리며 분양권엔 수천에서 억대의 웃돈 붙어

입지 우위를 확보하니 분양권엔 높은 프리미엄도 붙었습니다. 한 예로 최근 전매제한이 풀린 그랑시티자이 1차의 펜트하우스 전용 140㎡ 분양권은 지난달 분양 당시 분양가(8억9,160만원)보다 약 6,000만원가량의 웃돈이 붙어 9억5,045만원에 팔렸는데요. 지역 내 선호도 높은 전용 101㎡도 분양가 대비 1,000만~3,000만원이 웃돈이 붙었고요. 특히 단지 내 좋은 위치를 점유한 시화호 조망세대에 프리미엄이 상승세라고 합니다. 지난 2015년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공급된 송파 헬리오시티의 전용 99㎡도 기존 분양가 대비(8억9,000만~9억7,000만원) 2억여원의 웃돈이 붙어 12억원 선에 거래되고 있고요. 동탄2신도시에서 지난 2015년 1월 3억7520만원 선에 분양됐던 호반베르디움3차 전용 98㎡타입에도 6,500만원가량의 웃돈이 붙어 지난 4월 4억4,02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광교신도시에 내년 5월 입주예정인 힐스테이트 광교 전용 97㎡ 39층은 이달 초 6억8,497만원에 팔려나갔는데요. 이 타입의 분양가가 5억6,000만원대였으니 1억원이 넘게 웃돈이 붙은 셈입니다. 이처럼 중대형이 높은 프리미엄을 구가하는 것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희소가치는 곧 프리미엄이다라는 말이 있는데요. 중대형의 인기는 바로 이 공급 희소성 때문입니다. 게다가 희소가치가 높다 보니 중대형 타입을 포함한 단지의 경우 중대형을 조망, 교통 등 좋은 입지에 배치하게 경우가 태반이고요. 그러니 프리미엄이 붙을 수밖에요.” 


| 희소가치 높은 중대형 아파트 어디 없나

그야말로 외면 받던 중대형의 반전이 시작된 거죠. 하지만 이 반전상황도 지역별로 편차는 있습니다. 물론 희소성이 높은 지역일수록 높은 프리미엄이 매겨지고 있죠. 상황이 이렇다 보니 건설사들도 수요자 니즈와 지역 특성, 현재의 시장상황을 고려하여 중대형 비중을 조절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이달 안산 사동 90블록에 나오는 그랑시티자이 2차는 전용 85㎡초과 중대형 평면 비중을 1차(422가구)보다 늘려 668가구로 구성했는데요. 이는 인근 지역에 지은 지 10년이 넘은 중대형 구성의 노후아파트인 안산고잔푸르지오 6, 7, 9차의 갈아타기 수요에 대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서울 강동구 상일동의 고덕주공7단지를 재건축하는 고덕롯데캐슬 베네루체의 경우도 지역 내 희소가치 높은 전용 122㎡ 대형 면적형을 포함하여 공급할 예정이고요. 


“요즘은 새 아파트만 오른다고 하잖아요. 노후화된 비중이 많은 지역일수록 새 아파트에 니즈가 강한데요. 그렇다고 사람들이 집을 줄여 나가지는 않아요. 큰 평수에 살던 사람들은 새 아파트로 갈아타기 할 때도 더 넓은 집을 원하지, 줄여 나가려고 하지는 않죠. 최근 건설사들이 지역특성을 고려한 희소면적형을 선보이고 주택형을 다양화하는 것은 이러한 맥락에서죠. 그것은 바로 소비자 호응으로 이어지고요.” (부동산 전문가 K씨) 


| 중대형 아파트 가치는 갈수록 높아질 것

일각에서는 1~2인 가구증가로 소형 아파트가 대세가 되면서 중대형 아파트에 대한 희소가치 제한적일 거라 합니다. 하지만 더 넓고 쾌적한 집에서 거주하고 싶은 욕구는 인간의 본능입니다. 중대형에 살던 수요가 새 아파트로 갈아 탈 때 여전히 중대형을 찾는다는 게 그 방증이죠. 게다가 요즘은 뛰어난 가격경쟁력까지 갖췄으니 중대형에 대한 수요는 늘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적은 공급 속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는 중대형 아파트의 반전 매력은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며 앞으로 더욱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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