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인공지능의 천국
e. 지옥의 신
우선 저격팀은 블랙마켓의 주변에 위치한 고층 빌딩을 찾아 신속하게 이동했다. 하데스의 확인된 좌표로부터 2km 떨어진 반경을 기준으로 선정된 건물을 하나씩 골랐다.
다만, 셸린은 자신의 장점이 통하기 위해서는 400미터 내의 지점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않고, 좀 더 가까운 10층가량의 높이의 건물을 찾아 올라가 발코니를 찾아 총구를 밖으로 내밀었다.
(출처: unsplash.com)
하데스와 진 간의 혈투를 마치 눈앞에서 일어나는 것처럼 느끼며 자신의 저격용보다는 사냥용에 가까운 라이플을 어루만졌다.
켄은 작동이 가장 간편하고도 사거리가 긴 종류의 저격용 라이플을 골라 60층 건물의 20층에 자리 잡고 발코니의 환풍 창문을 열었다.
저격용 망원경으로 하데스가 있을만한 곳의 좌표 지역을 찾아본바, 진과 하데스 간에 맹렬한 무술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임을 알 수 있었다.
우마는 2km 근접한 야산을 찾아 해발 400m 위치의 정상을 향해 올라갔다. 디지털 위장을 하기 위해서 염료의 디지털 정보를 담은 의류를 위아래로 입고, 나뭇잎과 나뭇가지, 덩굴 등으로 최대한 자신을 감싸고 앞으로 누운 자세로 하데스와 진이 싸우고 있는 곳을 향해 라이플의 방향을 잡았다.
(출처: unsplash.com)한 발씩 쏜 뒤에 어디로 이동할지에 대한 계획을 미리 세웠다. 디지털 기기를 발로 밟아 신호 발생이나 연결을 차단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혜성은 가장 멀리 떨어진 2.5km가량 떨어진 25층 건물의 옥상에 자리를 잡고, 오후 늦은 무렵의 이 싸움이 길어질 경우 자신이 발휘할 야간 투시 능력을 감안해서 최대한 편한 자세를 잡고 의자를 가져와 그 위에 앉았다.
하데스와 진 간의 싸움을 보면서 이것이 단시간 안에 끝나지 않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시간이 길어질수록 혜성이 가진 능력은 더 하데스에게 치명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기로 했다.
쿤은 최대한 하데스가 자신이 있는 위치를 찾을 수 없는 사각 지역을 잡고자 하여 건물의 방향이 하데스가 있는 좌표에서 2~30도가량 뒤틀어진 곳에 자리를 잡았다.
(출처: unsplash.com)바람의 속도가 세어지는 타이밍에 맞춰서 각도를 조정하여 가장 구형이자 저속인 저격용 라이플로 발사한 탄환의 각도가 휘어서 하데스를 맞출 수 있겠다 싶은 위치를 잡았다. 그는 둘 간의 싸움이 잠시라도 소강상태가 되기를 기다린다.
진은 발레 무용수인 미하일의 몸동작으로 날렵하게 움직이면서 태권도 선수의 발차기로 하데스의 머리와 상체를 가격하는 동시에 절권도의 발차기로 하데스의 하체의 균형을 동시에 무너뜨렸다.
하데스가 날리는 발차기와 주먹질은 빠른 영춘권의 손놀림에 막혀 유효한 타격을 좀처럼 만들어내지 못했다.
그와 동시에 빠르고 강력하게 자신의 상체에 내려 꽂히는 극진공수도의 공격은 데이터를 정리해서 대응할 새가 생기지 못할 정도로 하데스를 정신없게 만들었다.
"[잡탕밥을 주문한 게 아닌데 말이야, 이것저것 다 때려 넣고, 열심히 비볐구나 진.]"
"남이 만들었을만한 요리는 처음 요리를 배울 때부터 해봤던 적이 없어. 그냥 주는 대로 먹으라고."
하데스는 머릿속에 여러 무술의 모든 영상을 있는 대로 다 띄워봤다. 그리고 자신을 당황하게 만든 발레 동작도 띄워보려 했다.
그러나 현란한 발레 동작이 중심이 된 진의 무술은 그 같은 영상과 이미지의 조합만으로 대응할 수 있는 수를 하데스의 내부에 계속 떠올려주지 못했다.
그 각각의 의식을 지휘하고 있는 이소룡이 자신의 무술 철학대로 이 상황에 맞는 동작으로 하데스 맞춤형의 공격 및 방어법을 계속 변형시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데스는 자신의 의식 속에서 이소룡에 준하는 급의 창의적인 무술가를 찾아내야 한다는 착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서 잠시 진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맹렬하게 뒤로 도망갔다.
진은 이 상황에서 하데스를 놓쳐서 재정비할 시간을 준다면, 자신이 불리해질 것을 알고 그의 뒤를 쫓으려 했다. 그 순간 총성이 울리면서 하데스의 귀가 총탄에 떨어져 나갔다.
켄이 먼저 자신의 위치에서 하데스가 등을 돌려 도망가고자 하는 상황을 확인하자마자 겨냥하고 있던 머리에 총을 쏘았다. 맞은 반응이 있었지만, 제대로 뇌가 든 머리를 맞추지 못했음을 알고 안타까운 마음에 한숨을 쉬었다.
바로 떠올린 케언즈의 지시대로 그 장소를 벗어나기 위해 복도로 뛰어나가 계단을 맹렬한 속도로 뛰어내려 갔다.
하데스는 그 순간 자신을 공격한 총성이 벌어진 위치의 건물을 포착한다. 그와 동시에 그 좌표에 있는 ICT시스템에 자신을 연결시키고 주변 건물 등에 자체 보안 공격 시스템이 있는 곳의 회로로 순식간에 침투해서 레이저총과 기관총들이 모두 그 총탄이 발사된 위치를 향해 일제히 사격을 하도록 만들었다.
(출처: unsplash.com)순식간에 켄이 있던 건물의 20층의 유리가 다 깨지면서 폭파음과 더불어 불길이 일어났다.
'박사님 말씀대로 바로 움직이지 않았으면, 오븐에 구워진 통닭이 되었겠군.'
건물이 붕괴되기 전에 밖으로 나가야 하기에 우선 7층까지 내려갔던 켄은 건물의 창을 깨고 떨어져도 치명상을 입지 않을 위치를 찾아보았다.
작동이 멈춘 튜브가 쌓여 있는 곳이 다행히 눈에 띄었다. 켄은 7층 높이에서 과감하게 그곳을 향해 뛰어내렸다.
기회를 놓칠세라 셸리가 근접한 건물에서 한방의 총성을 더 올렸다. 하데스의 다른 쪽 귀가 하나 더 떨어져 나갔다.
셸리가 몸을 완전히 숨긴 채로 총구 만을 내밀어 감각적으로 쏜 총탄이 나머지 귀 한쪽도 꿰뚫은 것이다.
그와 동시에 건물 뒤쪽을 향해 그는 자신의 패러글라이더를 타고 바로 뛰어내렸고 동시에 건물 전체에 하데스가 장악한 다른 건물의 무기가 일제히 공격을 퍼부으며 폭발이 일어났다.
(출처: unsplash.com)"[하찮은 것들이 날파리나 모기처럼 같이 덤벼드는구먼.]"
진은 자신의 동료들이 이곳에 와서 그를 돕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됨과 동시에 하데스가 혼동을 겪고 여러 각도로 집중력이 흐트러질 때 빨리 그를 제압해야 함을 다시 떠올린다.
공중을 뛰어넘어 다시 한번 하데스를 걷어차서 넘어트렸다. 하데스는 넘어지면서도 몸을 굴려 다시 자세를 바로 잡았다.
하데스는 자신에게 온 위기 상황에서도 철저하게 냉정했다. 네트워크의 영향력을 벗어나 지구를 돌고 있는 구형 위성의 GPS 장치를 통해 주변 건물의 옥상을 살펴보았다.
순간 옥상에서 저격용 라이플을 들고 있는 혜성의 모습이 포착되었다. 하데스는 위성 통신망을 경유해서 혜성의 의식 속으로 파고들었다.
날카로운 총성이 한차례 더 울리더니 이번에는 진의 어깨를 혜성의 총탄이 관통했다. 혜성의 의식을 어느 순간에 하데스가 장악해 버린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