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atest Hits, 추억을 떠나보내지 못하게 막는 음악
(출처: Pop Culture)
"디즈니 플러스"를 구독하게 되고서 디즈니의 IP안에 있는 으리으리한 영화나 애니메이션 들 중에 건드릴 하나를 고르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었다. 한번 본 영화를 다시 보고 싶은 유혹이 컸다.
그곳에 어려 있는 흥분감의 추억이 되살아 났기 때문이지만, 혹시, 그걸 믿고 다시 봤다가 시간은 줄곧 흘러가는데, 그때의 그 신선한 느낌과 흥분감이 훼손되고 사라지리란 불안이 다시 보는 것을 막았다.
"디즈니 플러스"는 "프라임 비디오"에 비교하자면, 훨씬 더 친 한국적인 플랫폼이다. 한국 드라마/영화/예능이 줄곧 널려 있고, 한국 영화도 다른 OTT에 비하자면 넘치는 느낌마저 든다.
"넷플릭스"에서조차 "오겜"빼곤 한국 드라마나 예능을 굳이 찾아본 적은 거의 없다. 그런 걸 보려면 이 외국산 OTT를 특별히 구독할 이유가 없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국 콘텐츠의 위력을 알지만.
그러다 보니 "프라임 비디오"보다는 선택할 폭이 넓지만 다른 양상으로 그 폭이 결정의 시간을 짧게 만들어주진 않는다. 그때 "The Greatest Hits"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디즈니 플러스"의 장점은 제목의 아이콘을 눌러본다거나 그 위로 커서를 가져간 것만으로 홍보용 동영상이 작동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단은 이렇게 발견된 작품에 짧은 동영상을 보면서 생길만한 거부감이나 호감 같은 오해가 덜하고, 상세 정보로 직행해서 판단을 내리도록 만들며 이것이 선택의 실패를 더 줄여준다.
시놉시스를 읽어보니 괜찮은 "타임슬립"물이었다. 더구나 올드팝을 좋아하는 입장이라 영화 속에서 나올 The Greats Hits가 어떤 것일지가 궁금해서 더 이상 잴 것도 없이 다이빙하듯이 틀었다.
시대가 내가 한창 팝송을 들었을 때와는 다른 때였기 때문에 딱히 아는 곡이 바로바로 들려온 것은 사실 아니었지만, 각각의 곡들이 정말로 추억을 소환하기엔 적절한 음색을 갖고 있었다.
각각의 사운드 트랙의 음악이 중요했던 것은 극 중 2년 전에 같이 타고 가던 차가 트럭에 부딪치면서 사랑했던 남자 친구가 죽은 뒤에 자신의 방에서 둘이 있는 곳에서 들었던 음악이 들어 있는 LP판을 사들여서 하나씩의 음악을 들을 때마다 죽은 남자 친구가 살아 같이 있던 순간으로 갔기 때문이었다.
"어바웃 타임"처럼 과거의 어느 순간으로 가는 능력을 갖게 된 인물이 현재와 과거를 오가면서도 제작에 비용이 적게 드는 설정을 잘 잡은 영화였다.
비용은 적게 들었겠지만, 그 시공을 오가는 설정의 현실성을 살려주는 것은 바로, 추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각각의 음악의 뛰어난 효과성이었다.
극 중 음악을 듣는 순간마다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프레디 머큐리"의 애인인 "메리 오스틴"역을 맡았었던 "루시 보인턴"이 연기한 여주인공 "해리엇 기븐스"는 현실 속에서는 의식을 잃어버린 채로 그 음악을 남자 친구와 함께 들었던 장소에 있던 과거의 자신이 되어버린다.
과거에 들었던 음악 때문에 나도 모르게 당시의 감정과 느낌, 생각이 생생하게 떠오르며 마치 그 현장에 다시 돌아가 있었던 듯한 느낌에 빠졌던 경험이 적잖이 있었음이 떠올랐다.
어느 순간부턴가, 특히, 사랑이란 감정과 연결되어서, 음악이 추억의 현장으로 더 이상 데리고 가주지 않기 시작했다. 가슴이 아렸던 기억도 시간이 십수 년 ,수십 년이 되면 퇴색하기 마련이니까.
음악은 그저 음악이 되었고, 이젠 감정과 느낌이 연결되지 않는 기억의 편린만이 간신히 떠오를 뿐이다. 결국 시간의 문제였고, 나이가 들어가고 성숙하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변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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