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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애령 Jul 09. 2023

고갯길 넘어 미래로(3)

쌍령동 이야기


아마 (구)쌍령동의 중심은 여기가 아니었을까요. <쌍령상회>라는 간판. 아직도 빈집이예요. 사진에는 못 담았지만 왼쪽으로 공터가 작게 있어요. 그 앞에 사람들이 모여서 술도 마시고 이야기도 나누었을 것 같아요.



산줄기 사이사이를 파는 방식으로 개발하다보니 곳곳에 빈집이 제법 있습니다. 빈집 문제는 지역마다 사연이 다르고, 원인이 겹쳐서 현장 밀착형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중앙 정부가 과감히 규제를 풀고 권한을 이양해야 해결의 실마리가 보인다고 생각해요.



2통 마을회관입니다. <쌍령상회> 바로 옆이지만 비교적 새로 지은 티가 나지요.   



7통 마을회관. 독특하게도 여기는 빌라건물의 한 집을 빌려 운영중이예요. 노인회관과 부녀회관을 겸하고 있습니다. 왼편에 잘 보이지는 않지만 공유냉장고도 있고요. 옆건물에는 세븐일레븐이 있어서, 한밤중에 가보면 편의점과 공유냉장고가 나란히 빛을 발하고 있어요. 빌라가 많은 동네의 대표적인 문제는 야간 조명입니다. 답사나 임장에서 늘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이, 지금 서 있는 이곳이 한밤중이거나 계절을 달리했을 때 어떨지 새겨보는 것입니다. 참고로 경기 광주는 3,4년에 한 번은 눈 때문에 출퇴근이 불가능한 날이 생깁니다. 그런 기후가 산비탈과 겹치고, 노령화와 또 겹치면... 이런 문제를 지자체는 생각하고 있을지 모르겠어요.



경기 광주의 별명이 '경기도의 대구'이지만 기독교의 교세는 강하다고 평가됩니다. 퇴촌 천진암 성지를 비롯해서 곤지암 근방에 천주교인들이 몰래 모여 예배를 드렸다는 성소도 있고요. 오포 신현리는 천주교인들이 탄압을 피해 모여들어 마을을 만들었다는 것이 시초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역시 이곳에도 교회가 있습니다. 평일에는 인근 주민에게 주차장을 개방하네요.


그러나...



불과 백 걸음 앞에 신점 보는 곳이 있네요. 


사실 남한산성은 굿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남한산성매당왕신도당굿 (南漢山城鷹堂王神都堂─)'이라는 항목이 있지요. 그래서인지 지역에 수시로 새로 연 점집 현수막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경기 광주는 기독교 교세가 만만찮다니 아이러니한 느낌도 줍니다.


고개를 넘어 미래로 가고 싶은 쌍령동 이야기는 여기까지. 그렇지만 쌍령동이 진짜 역사에 흔적을 남긴 사례는 병자호란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약 3천 명이 사망한 이 전투는 한국 역사상 가장 큰 패전 중 하나로 꼽힙니다.



https://ko.wikipedia.org/wiki/%EC%8C%8D%EB%A0%B9_%EC%A0%84%ED%88%AC


어떤 무속 연구자의 말에 따르면 옛날에 사람이 많이 죽은 곳에는 음식점이 많이 생긴다고 합니다. 일종의 제삿밥 같은 것이지요. 그 말대로 많냐고요. 사람 입맛은 각기 다르겠지만 제 기준으로는, 서울 외식을 탐탁찮게 여길 정도로 맛난 집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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