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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경영 회고

고객을 진심으로 존경하지 않는
창업가라면 망한다.



1. 작은 성공 앞에서 더욱 겸손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빠르게 무너진다.


앞서 쓴 글처럼 요즘 20대 초반, 혹은 창업 초기 창업가들이 빠르게 투자받고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 그들의 능력과 감각은 인정한다. 하지만 문제는 “빠른 성취빠른 자만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작게 성공했을 때 행동이 본질을 드러낸다.

초기 투자 한 번 좀 높은 가치로 받았다고,

작은 흑자 한 번 냈다고, 언론에 한 번 나왔다고

자신이 업계 중심인 것처럼 행동하면

그 순간부터 본인의 성장은 멈춘다...


멈추기에는 너무 아깝지 않는가.

처음부터 전문가 포지셔닝은 본인의 성장이 멈춰질 수 밖에 없다.


성공의 가장 위험한 시점은 ‘초기 성공’이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때가 가장 착각하기 쉬운 시점이기 때문이다.

내가 잘해서 된 것 같고

내 감각이 특별한 것 같고

내 판단이 정답인 것 같고

내가 남보다 앞서 있는 것 같고

이미 어느 정도 이룬 것 같고

이 착각들이 실제로 많은 회사, 팀, 창업가를 빠르게 무너뜨린다.


실력 없는 창업가는 실패해야 겸손해지고,

재능이 있는 창업가는 작은 성공 후 오히려 자만해진다.

그래서 우리는 끊임없이 본인을 회고하고 자책하고 겸손하게 행동하며 나아가야 하는거다.


그래서 작은 성공일수록 더 조심해야 한다.

겸손은 강요할 수 없지만, 자만은 반드시 책임을 부른다.



2. 고객을 존경하고, 고객을 위해 존재하며, 고객을 사랑해야 한다.


나는 이 내용은 두번 세번 네번 강조하고 싶다.

절대 고객을 무시하거나, 가르쳐준다는 생각으로 대하면 안 된다.

고객을 존경한다는 것은 고객을 상전으로 모시라는 의미가 아니다.

그들의 시간을 존중하고, 그들의 선택을 소중히 여기고,

그들의 불편을 절대 가벼이 보지 않는 태도다.


고객은 아무 의무가 없다.

누구도 나를 선택해 줄 이유가 없다.

그런데도 선택해 주는 이유는

그 순간 우리 제품이, 서비스가, 브랜드가 그 고객의 삶에 ‘작은 의미’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업가는 고객을 위해야 한다.

대부분 에너지를 고객에게 쓰고 있어야 한다.

진심으로 대하며 쓰고 있어야 한다.


내가 편해지는 방향이 아니라

고객이 편해지는 방향으로 결정해야 한다.


나에게 유리한 기능이 아니라

고객에게 가치가 있는 기능을 만들어야 한다.


내가 하고 싶은 변화가 아니라

고객이 필요로 하는 개선을 해야 한다.


그리고 고객을 사랑해야 한다.

사랑은 말이 아니라 태도다.

문제 생기면 도망가지 않는 것

불편하면 즉시 대응하는 것

고객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미리 대비하는 것

고객의 시간을 절대 낭비시키지 않는 것

고객이 오해하지 않도록 설명하는 것


사랑 없이 지속되는 서비스는 없다.

고객을 사랑하는 회사가 가장 오래 살아남는다. 고객은 바보가 아니다.

언젠가 깨닫는다. 고객들이 떠나면 이미 그 때는 늦는 것이다.



3. 고객 관계는 기브 앤 테이크가 아니다.

먼저 무조건 기브다.


많은 창업가들이 “기브 앤 테이크”를 비즈니스의 원리라고 말한다.

하지만 고객 관계에 한해서는 이 말은 틀렸다.


고객과의 관계는 ‘기브 앤 테이크’가 아니라 ‘기브-기브-기브-테이크’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기브-기브-기브-기브-기브… 그리고 언젠가 그들이 돌려주는게 테이크다.


고객은 정직하다.

고객은 은혜를 기억한다.

고객은 정성을 알아본다.


당장의 보상을 바라고 움직이는 회사는

결국 고객에게 보이지 않는 ‘계산’을 들키게 된다.

그리고 고객은 그 계산을 싫어한다.


그래서 진짜 강한 회사는

계산하지 않고 먼저 주는 회사다.

더 좋은 품질

더 빠른 응대

더 정성스러운 디자인

더 따뜻한 태도

더 세심한 UX

더 깊은 감동


고객에게는 먼저 주고, 또 주고, 다시 줘야 한다.

그 진심이 시장에서 브랜드의 생명력을 만든다.


사업은 결국 기브의 총량으로 승부가 난다.

계산하지 않는 회사가 모든 것을 가져간다.



4. ‘내가 똑똑하다’라는 착각은 고객의 목소리를 가려버린다


사업판에서 가장 위험한 교만은

“나는 남들보다 똑똑하다”라는 착각이다.


이 착각은 고객의 목소리를 가리고

고객의 불편을 축소 해석하며

고객의 말 뒤에 숨은 진짜 의도를 보지 못하게 만든다.


똑똑함은 절대 경쟁력이 아니다.

고객을 귀하게 여기는 태도가 경쟁력이다.


많은 선배들이 이렇게 말했다.

“고객이 말하는 그대로가 진실이다.”


고객을 이기려 하지 말아야 한다.

고객을 설득하려 하지 말아야 한다.

고객을 판단하려 하지 말아야 한다.

고객을 분석하려 하기 전에

고객을 먼저 이해하려 해야 한다.


똑똑한 사람은 고객의 말을 복잡하게 해석한다.

현명한 사람은 고객의 말을 단순하게 받아들인다.


기업을 키운 사람은 거의 대부분 후자였다.



5. 국내 고객을 설득하지 못하는 회사는 글로벌에서 절대 이길 수 없다


한국 고객은 세계에서 가장 까다롭고 예민하며 수준이 높다.

그래서 한국에서 사랑받는 서비스는

글로벌에서도 대부분 통한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한국에서도 통하지 않는 서비스가

해외에서 성공한 사례는 거의 없다.


글로벌 확장은 전략이 아니라 결과다.

국내 고객을 진심으로 모실 줄 아는 회사만이

해외 시장에서도 고객을 대접할 줄 안다.


따라서 한국 고객을 존중하는 태도는

글로벌 진출의 시작이자 끝이다.


배달의민족이 처음부터 글로벌로 안가고,

토스도 처음부터 글로벌로 안가고,

당근도 처음부터 글로벌로 안간 이유는

멍청해서가 아니라 국내에서도 제대로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고,

이제서야 가는 이유는 글로벌은 생각보다 더 쳐맞으며 배우는 판이기에,

일단 국내에서 프로덕트 마켓 핏을 검증하며 경영의 길을 배우고,

동시에 글로벌에서 투자 할 현금흐름의 시스템을 구축하고 가는 것이 리스크가 적기 때문이다.



6. 고객을 먼저 사랑하는 회사는 흔들려도 무너지지 않는다


나는 완벽한 사람이 아니다.

그리고 아직도 배우는 중이다.


그러나 하나만큼은 확신한다.

고객을 존중하고, 고객을 사랑하는 기업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데이터가 무너져도, 시장이 변해도, 경쟁자가 나타나도

고객이 지켜주는 회사는 오래간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스스로에게 매일 말한다.

고객을 존경하자

고객을 위해 움직이자

고객을 사랑하자

고객에게는 기브가 먼저다


이 네 가지 원칙을 지키는 회사는

빠르면 성공하고,

느려도 결국 성공한다.


이 네 가지를 무너뜨리는 회사는

언제나 무너진다.



7. 선배를 무시하는 순간, 그 업계 전체의 미래를 잃는다


창업가든 크리에이터든, 예술가든 개발자든, 어떤 산업에 몸을 담든 간에

세대가 바뀌고 흐름이 빠르게 변하면 우리는 자주 이런 오해를 한다.

“우리가 더 빠르니까, 우리가 더 앞서 있으니까, 이전 세대는 뒤처진 사람들이다.”


하지만 이만큼 위험한 생각은 없다.


어떤 업계든 1세대가 존재한다.

그들은 지금처럼 화려하지 않은 시장에서, 지금처럼 많은 기회가 없던 시절에

맨땅을 일구고, 길을 만들고, 초석을 다져놓은 사람들이다.


그 중에는 지금도 여전히 성장하는 선배들이 있다.

반면 시대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더디게 걸음을 옮기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하지만 더디든 빠르든,

그들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들의 오늘의 성적표와

그들이 만들어낸 산업의 토대는 같은 문제가 아니다.

오늘 더 성과를 내지 못한다고 해서

어제 그들이 세운 기여와 가치는 절대 가벼워지지 않는다.


지금의 후배 세대가 해야 할 일은

비교하고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존중하고 배우는 것이다.


1세대를 존중하지 않는 태도는 단순히 예의의 문제가 아니다.

업계의 역사를 부정하는 행위이며

자신이 딛고 서 있는 기반을 스스로 허무는 행동이다.


그리고 선배를 무시하는 문화가 자리 잡는 순간

그 산업은 다음 세대에게도 같은 문화를 물려준다.

그럼 결국 미래 세대는 선배의 조언을 받지 못하고

시장 전체는 협력도, 연대도, 성장도 없는 구조 속으로 추락한다.


선배를 존경하라는 말은

그들의 판단을 모두 따르라는 뜻이 아니다.

그들이 틀렸다면 배워야 하고,

그들이 놓쳤다면 채워야 한다.

그러나 그들의 ‘존재’와 ‘기여’를 무시하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우리가 딛고 있는 땅은 우리 스스로 만든 것이 아니다.

그 땅을 처음 일군 사람들을 존중하는 태도는

다음 세대를 더 건강하게 만들기 위한 최소한의 책임이다.


그리고 그 책임을 지는 리더들이 결국

업계를 더 크게, 더 멀리, 더 건강하게 이끌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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