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치면 아쉬운 Moco 미술관과 서점 탐방
고딕 지구 투어를 할 때 가이드님이 알려주신 Moco 미술관을 갔다. 현대미술관, 피카소 미술관, 미로 미술관에는 가 볼 생각이었지만 Moco 미술관은 고민을 좀 했던 곳이었는데 가보길 진짜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기억에 많이 남는 미술관이기도 하지만 몰랐던 작가들을 많이 알게 된 미술관이기 때문이다. 현대 미술과 거리 예술을 전시하는 Moco 미술관은 피카소 미술관이 있는 그 골목에 같이 위치한다. 좁은 골목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굉장히 많고 내부에 Kaws의 작품이 엄청 크게 보이기 때문에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Banksy, Haring, Warhol, Basquiat, Kaws 등 다양한 작가들의 많은 작품들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NFT 전시 공간인 "NFTs"도 있어서 신기했다.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작가로는 기예르모 로르카(Guillermo Lorca). 칠레 출신의 이 작가의 작품들은 신비롭지만 스산하고 묘한 느낌을 줘서 기억에 많이 남는 것 같다. 판타지와 초현실주의의 결합인 것 같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각 작가들의 작품들이 룸으로 나뉘어 있기 때문에 작가 한 명의 작품들이 한꺼번에 전시되어 각 작가의 스타일을 캐치하면서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기예르모 로르카의 경우에는 정말 몰랐던 작가였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알게 되어서 만족스럽다.
만족스러운 관람을 마치고 오후에는 서점을 찾았다. 여행을 다닐 때면 항상 들리는 곳이 서점이다. 그래픽, 아트 서점을 주로 가긴 하지만 일반 서점도 가는 것을 좋아한다. 서점의 종이 냄새를 좋아하기도 하고 다양한 책 표지들을 구경할 수도 있고 동화책을 좋아해서 괜찮은 동화책이나 일러스트 책이 있으면 사보고 싶어서 자주 찾는다. 오늘은 구매가 목적은 아니었고 그냥 분위기가 궁금하기도 하고 나중에 바르셀로나를 떠날 때 살만한 일러스트 책이 있는지 미리 탐사해 보려고 온 건데 정말 예쁜 동화책들이 많았다. 스페인어는 간단한 것 밖에 할 줄 몰라서 무슨 내용인지 글만 보고 판단하기는 어려웠지만 적절하고 귀여운 그림들 덕분에 대충 이해는 할 수 있었다. 여행이 짧았다면 여러 권을 위시리스트에 넣어뒀을 텐데, 아쉽게도 이번 여행이 길기 때문에 한 권만 사 볼 생각으로 구경했다. 산 조르디에 관한 동화책을 사고 싶었는데 적당한 건 없었고 그 대신 다른 동화책들 여러 권의 눈에 들어와서 고르기 쉽지 않았다. 일단 다음을 기약하고 나오긴 했는데 하. 정말 쉽지 않아.
+ 미술관, 박물관을 관람하면서 매번 느끼는 건데 장애가 있는 사람들의 관람이 편하게 되어있어서 놀랍다. 보행이 어렵거나 휠체어를 타야 하는 분들의 경우 전용 엘리베이터가 있던가 직원 분들이 도와서 이동에 불편함이 없도록 하는데 이런 당연한 것들이 우리나라는 아직까지도 부족한 곳들이 있어 부럽고 안타깝다. 나도 깊게 생각해보지 못했던 부분들이라 볼 때마다 반성하게 된다.
정보 전달 목적이 아닌, 일상생활에서 느낀 스쳐 지나가는 감정과 생각들을 아카이빙하는 지극히 사적이고 소소한 일상의 기록입니다. 당시에 느꼈던 모든 순간들이 시간이 지나면 바스러져 가는 것이 아쉬워서 자기만족으로 작성하는 여행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