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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탱탱볼에세이 Apr 04. 2024

[치앙마이 25일 차] 최애빵집앓이

추억의 반베이커리

 아침 일찍 갈수록 맛있는 빵을 듬뿍 담을 수 있던 곳. 치앙마이의 대표 빵집 반베이커리가 작년 초 문을 닫아서 우울했다. 빵참새에게 소중한 빵앗간을 잃은 슬픔이 컸달까.


1년 만에 다시 찾은 치앙마이. 반 베이커리를 대신할 새로운 빵앗간을 찾아 헤맸다. 반베이커리 사장님 동생분께서 운영하시는 빵집이래서 냉큼 향했다.


 정말 반베이커리를 옮겨놓은 듯, 빵 종류가 비슷했다. 얼음물도 넉넉하게 내어주셔서 내심 기대했다. 반 베이커리의 아늑한 정원이 주는 힘이 워낙 강렬했던 탓일까.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작은 물병에 담아주니 의아했다. 참치 샌드위치에선 참치기름이 줄줄 흘렀다. 주변에 비둘기까지 날아다니니까 빵앗간의 로망이 와장창 깨졌다. 옆 테이블 독일 아저씨들이 비둘기에 빵을 주고 계셔서 동네 비둘기들이 냄새 맡고 다 모였더라. 처음에 빵집 테이블에 웬 재떨이가 올려져 있는 걸 보고 살짝 불안했는데 역시나.


 맛과 가격은 비슷하게 느껴졌는데, 같은 빵이라도 어떤 분위기에서 먹느냐가 중요함을 깨달았다. 더 이상 제2의 반 베이커리를 찾아 헤매진 말아야겠다. 그런 건 없다! 반 베이커리에서 빵을 먹으며 행복했던 추억은 내 안에 남아있으니. 이젠 정말 추억으로만 남겨둬야 할 때인가 보다.

*빵집의 이웃 까만 고양이는 귀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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