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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탱탱볼에세이 Apr 18. 2024

[치앙마이 39일 차] 그 사원에 간 이유

오른쪽 130밧, 왼쪽 120밧

한국의 교회처럼 태국은 이리 돌아도 사원 저리 돌아도 사원이다. 종교가 없지만 어제오늘 내리 사원에 갔다. 굳이 그 사원을 찾은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그건 바로 마사지다.


치앙마이 올드타운 내에 Wat Srikerd Temple에는 마사지샵이 2곳이나 있다. 입구 기준 오른쪽엔 130밧(5,200원) 타이마사지, 왼쪽엔 120밧(4,800원) 타이마사지가 있다. 나의 단골집은 오른쪽 Sigoet Massage다.


 첫 치앙마이 한 달 살기를 했던 2017년에도 100밧 초반대로 가장 저렴했던 곳. 배낭여행자로 타이마사지를 입문했던 추억의 장소가 부담 없는 가격으로 여전히 굳건히 유지되고 있다. 평균 마사지가격이 300밧으로 오른 탓인지, 인기가 대단했다.


 어제 무작정 찾아갔을 때, 한 마사지사가 손으로 엑스를 만들어 풀부킹임을 안내해 줄 정도였으니. 그리곤 손가락으로 여보세요 전화기를 만들어 전화예약하라고 알려주었다. 투명한 유리창문 사이로 언어장벽 없이 손으로 소통이 원활한 게 귀여운 포인트.


 아쉬운 맘을 뒤로한 채, 엄마 맞춤여행엔 1일 1 마사지는 받아야 하기에 왼쪽 마사지집으로 향했다. 여기도 이미 만석. 다만 10분 뒤에 1명, 30분 뒤에 1명, 1시간 뒤에 1명은 가능하단 희소식이 들렸다. 약간의 기다림 끝에 엄마랑 이모는 2시간, 나는 1시간의 타이마사지를 받을 수 있었다.


 좀만 늦었으면 중국인 7명 정도 연달아 와서 마사지를 못 받을 뻔했다. 중국인들에게 유명한 가성비 마사지집인지, 2시간 이상 그 자리에서 대기하는 걸 보고 뜨거운 열기에 놀랐다. 참고로 구글맵 리뷰에 가성비는 CP(Customer/Performance)라고 많이 언급되는 걸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우리나라만 가성비 따지는 줄 알았더니, 가성비는 만국공통인가 보다 싶어 반갑더라.


 왼쪽 마사지를 마치고 다시 오른쪽 마사지집에 찾아가 내일 아침 오픈시간에 예약을 걸었다. 타이마사지 2시간 선불로 땅땅땅! 이번 여행에서 정한 가장 든든한 계획이었다.


 아침부터 타이마사지는 처음인데, 손님들이 다들 예약하고 5~10분 일찍 왔더라. 미리 마사지옷으로 갈아입고 9시 땅 하니까 마사지사 모두가 마사지를 시작했다. 눈 뜨자마자 정성껏 누군가가 내 몸을 2시간 동안  풀어주니 조금은 부드러운 사람이 된 느낌이 들더라.


 사원 마사지는 간단한 조립식 건물에서 진행된다.  120밧 마사지 건물은 선풍기만 있는데, 마사지사가 15명 이상으로 규모가 좀 더 크다. 130밧 마사지 건물은 에어컨이 있고, 마사지사가 7명 정도로 매우 작은 규모로 운영된다. 둘 다 천장엔 온몸을 꾹꾹 밟아주기 위한 손잡이가 달려있다. 마사지샵의 제1기능인 마사지엔 충실한 셈.


 혈을 꾹꾹 눌러주고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게 어제도 오늘도 모두 훌륭한 마사지를 받았다. 환경은 다소 열악하지만, 정성만큼은 으뜸인 사원 마사지. 치앙마이에 온다면 다정다감한 사원 마사지를 경험해 보자.

https://maps.app.goo.gl/LbMSGyv4GGE1Xo886?g_st=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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