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 바우, 소희 이야기
<소희의 방>이 3부작 연작 중에 하나라고 했다. 그 연작시리즈의 첫 번째 책이 <너도 하늘말나리야>. 요즘 청소년소설을 읽고 있는데 계속해서 연관 검색어에 뜨는 제목이 <너도 하늘말나리야>였다. 처음에는 제목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입에도 잘 붙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이 제목이 너무 좋다. 바우가 소희에게 해준 말, 이것 때문일 것이다.
하늘말나리. 소희를 닮은 꽃.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꽃......
이 책은 미르, 바우, 소희의 이야기다. 미르는 이혼한 엄마와 함께 서울에서 진료소 사택으로 이사를 온다. 미르의 엄마는 월전리 진료소의 소장으로 부임했다. 시골동네와 학교가 미르 마음에 들지 않고 엄마에게도 화가 난다. 바우는 엄마가 돌아가시고 아빠와 둘이 산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선택적 함구증이 생겼다. 소희와 친하게 지내면서 소희가 바우를 누나처럼 돌봐준다. 소희는 할머니와 둘이 산다. 어렸을 때 헤어진 엄마, 아빠에 대한 그림움조차 없다. 이 세 아이들의 이야기가 잔잔한 드라마처럼 이어진다.
소위 청소년소설이라는 것을 읽고 리뷰를 쓸 때마다 하는 말이지만, 주인공이 청소년일 뿐 성인도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청소년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책들이 이렇게 많은데 왜 안 읽는 걸까. 도서관에 착착 꽂혀있는 청소년소설을 볼 때마다 보물을 발견한 기분이다. 밀리의 서재에서 관련 청소년소설이 촤르륵 뜰 때도 마찬가지다.
나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어떤 모습이었는지, 어떤 생각을 했는지, 세세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어떤 특정 사건이나, 아주 기분이 나빴던 일 정도만 떠오른다. 작가들은 어떻게 아이들의 마음까지 이렇게 섬세하게 헤아릴 수 있을까. 누가 읽어도 좋지만, 청소년을 키우는 부모라면 주기적으로 청소년이 주인공인 소설을 읽어보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