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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탈리 Mar 02. 2023

2023 서울리빙디자인페어 세미나

회사로부터 서울 리빙 디자인페어의 세미나 티켓을 받았습니다. 오랜만의 인풋 채우기라, 설레는 마음으로 코엑스에 도착했어요. 이번 세미나의 주제는 “커다란 영향을 불러오는 작은 변화의 의미와 가치”로, 국내외 리더들의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인상/느낌을) 주다’, ‘다가가다’, ‘경험하다’, ‘소통하다’라는 네 가지 키워드로 나눌 수 있었습니다. 통역기를 사용하지 않고 현장에서 적었던 거라, 오역이나 의역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Session 1. Enrico Fratesi

코펜하겐에 거점을 둔, 감프라테시(GamFratesi) 설립자이자 디자이너입니다. 이탈리안이지만 덴마크의 휘게(Hygge) 문화를 사랑해 정착하게 되었다고 해요. 프라테시는 행동을 바꾸는 디자인을 추구합니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북유럽 디자인 철학인 단순함(Simplicity), 물질성(Matriality), 그리고 기능성(Functionality)에 이탈리아의 디자인 철학인 “강력한 콘셉트”를 합쳐 디자인을 한다고 합니다. 정리하자면 이런 것이지요. 아이디어(Concept)를 물질화(matrialize), 다시 말해 추상적 아이디어를 결과물로 만드는 과정에서 “어떤 소재를 사용해서 목표하는 느낌을 줄 것인가”에 집중하는 것 같았습니다.


프라테시가 세션을 진행하며 많은 예시를 보여주었어요. 그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세 가지를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세 가지 예시 모두 “무엇을 남길 것인가”를 염두하고 디자인인 된 제품들이거든요.


예를 들면, 비틀 체어(Beetle Chair)는 '아름다운 의자를 만들자'는 아이디어에서 시작했다고 합니다. 아름다움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를 고민하다 풍뎅이를 떠올렸다고 합니다. 풍뎅이의 날개가 가진 강력함이 기능성과 단순함을 구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대요. 풍뎅이 날개의 우아한 곡선을 살리기 위해 다양한 공법을 활용하는 등 수많은 실험 끝에 의자를 만들 수 있었다고 합니다. 비틀 체어는 전시회 출품용이었는데, 사고 싶다는 사람들이 많아 생산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Beetle Chair @Gamfratesi


비틀 체어를 세상에 선보인 이후, 디자인 하우스 GUBI와 협업할 기회가 생겼다고 합니다. 이 회사는 1967년 설립된 가구와 램프 중심의 디자인 컴퍼니로 덴마크 코펜하겐에 본사를 두고 있어요. 북유럽 디자인을 대표하는 디자인 회사가 만났으니, 자연스럽게 엄청나게 가벼운 의자를 만들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했다고 합니다. 대답으로 나온 것이 바로, 바이올린 체어(Violin Chair)라고 합니다. 기존의 의자 디자인에서 요소를 빼, 미적 기능을 극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고 해요. 바이올린처럼 가볍지만 견고한 의자를 만들기 위해 사용한 철, 나무, 그리고 폼 등에 많은 신경을 썼다고 합니다. 


Violin Chair @GUBI


이후 KOYORI라는 일본 브랜드와 협업을 하게 됩니다. KOYORI는 일본의 숙련된 제조업자들이 설립한 브랜드로, 재스퍼 모리슨과 세바스찬 페어가 공동으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디자인했다고 합니다. Miau 의자는 포근함(cozyness)를 남기고 싶었다고 해요. 그 느낌을 의자의 팔걸이를 쓰다듬을 수 있게 구현했고요. 어떻게 구현했냐고요? 팔걸이의 시작 부분을 뾰족하게 만들어, 고양이가 편안할 때의 귀의 모양을 형상화 했다고 합니다. Miau 의자는 오로지 나무로만 만들었다고 해요. 나무가 주는 따뜻함, 변형력을 활용했다고 합니다. 


Miau Armchair @KOYORI






Session 2. 김성준 시몬스 부사장

“소비는 선택의 과정이다”

시몬스는 미국 브랜드지만, 각 지역 별로 독자 법인을 운영한다고 합니다. 침대만 판매하는 회사이다 보니, 자연히 이미지가 올드해질 수밖에 없었고, 올드함을 타파하기 위해 문화 마케팅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 핵심으로는 ‘시몬스 팬덤’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고요. 팬덤 전략 하에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시몬스 팝업 스토어 등  매트리스뿐만 아니라 젊은 타겟층에 다가갈 수 있는 굿즈를 판매 및 제작. 매스 커뮤니케이션이 아닌, 타겟팅을 정확하게 진행해 잠재 구매자들에게 다가가고 있습니다.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FORTUNE  KOREA
시몬스 150주년 하드웨어 스토어 @KOREA IT TIMES

시몬스의 변화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시몬스는 단순한 취향이 아닌, 스토리가 있는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2020년, 시몬스는 150주년 마케팅을 진행했습니다. 150주년이라는 역사는 미국에서 온 것이지만, 브랜드에 서사를 주기 위해 차용했다고 합니다. 또한, ESG 중 Society를 기반으로 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다고 해요. 이천시민들이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커뮤니티 시설과 F&B, 크리스마스 기념 라이팅 등의 이벤트를 개최한다고 합니다.


이 세션을 통해 어떤 사람에게 다가갈 것인가. 를 고민해 봤습니다. 회사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의 타깃, 그들이 소비하는 매체의 문법 등을 다시금 익혀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어요.






Session 3. LG전자 이향은 상무

이향은 상무는 성신여대 서비스・디자인 공학과 교수로 트렌드에 정통한 전문가라고 합니다. 트렌드 관련 강의를 하다 보면, ‘실무에 어떻게 반영할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해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알기 위해 LG전자에 입사했다고 합니다. 


이향은 상무는 입사 후 ‘러스틱 라이프’ 트렌드에 주목했다고 해요. 러스틱 라이프(Rustic Life)란, 도시에서의 삶을 유지하면서 시골의 생활방식과 여유를 체화하는 라이프스타일이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요새 인스타그램에서 #촌캉스가 많이 보이더라고요. 촌캉스 외에도 주중 5일은 도시에, 주말 이틀은 촌에서 지내는 #오도이촌 현상이 생겼고, 그에 시골에 별장을 구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고 합니다. 러스틱 라이프 트렌드는 우리가 일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바로, 휴가를 즐기며 일하는 ‘워케이션’ 이죠. LG는 워케이션 트렌드를 포착해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었어요. 하드웨어(제품)가 아닌,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중심으로 말이죠. 이 일환으로 틔운, LG 전자 제품을 체험하며 워케이션을 즐길 수 있는 진천 스마트홈을 론칭했다고 합니다.


이 세션에서는 어떤 경험을 줄 것인가. 에 대해 고민할 수 있었어요. 




아래의 두 세션은 테드 강연을 듣는 것 같았어요. 강연 시간도 다른 세션에 비해 짧았고, 몰랐던 상식을 배우는 것에 가까웠거든요. 세션을 듣고 느낀 바를 공유하려고 합니다.




Session 4. 베노이 디자인디렉터 그레고리 코박스

건축, 인테리어 및 조경을 통합적으로 설계하는 베오니의 디자인 디렉터 그레고리 코박스. 상업 시설을 활성화하면서도 로컬 주민들과의 소통을 중요시합니다. 그 덕분에 각종 건축 어워드에서 수상하는 결과를 얻었다고 하네요. 


그의 세션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전 세계의 80%의 건물이 노후화되었다. 그 말은, 80%의 리모델링 기회가 있다는 것.’이라는 문장이었습니다. 앞으로는 폐건물을 보아도 어떤 가능성을 담고 있을지 생각해 볼 것 같아요. 일도 마찬가지고요. 눈앞에 주어진 과제를 문제로 보지 않고 가능성을 펼칠 기회로 보면서 일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Session 5. 원아미 설립자 데이브 하킨슨

데이브 하킨슨은 원 아미라는 업사이클링 커뮤니티의 설립자입니다. 시작은 가정에서도 플라스틱을 재활용해 물건을 만들 수 있게 하자였대요. 플라스틱을 구분하고, 잘게 갈고, 압축하는 기계를 만드는 법을 오픈 소스로 공개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많은 사람들이 동참하게 되었고, 큰 커뮤니티를 형성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지성은 한 명의 두뇌에서 나오는 게 아닌, 여러 명의 힘이 합해졌을 때 완성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반적으로 테드 강의 같았던 세션이었어요.






마지막 세션은 미팅 일정으로 듣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그러나 디자인, 크리에이티브, 환경 등 각 분야의 리더의 강연을 들으며 제 업무에 대해 돌아보게 되었어요. 어떤 카피라이터가 될 것인가.에 관한 고민을 하고 있거든요. 사실 조금 막막한 느낌이었어요. 이번 세션을 통해 막막했던 게 해소됐습니다. 제 카피로 어떤 인상을 남길 지, 그러려면 어떤 사람들에게 다가가야 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소툥해야할 지. 이 세가지 키워드하에 꾸준히 고민해보고, 실험해보는 한 해를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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