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아들과 남편

어느 여름밤 출몰한 모기 

  여름남 밤 안방에 모기가 출몰했다. 모기가 벽의 좁은 틈에 착지하여 사람 손이 닿기가 쉽지가 않았다. 모기를 못잡으면 큰일이다. 

  운동신경이 괜찮은 남편을 불러 잡으라고 지시했다. 남편이 책 두권을 가지런히 모아, 책의 좁은 기둥을 틈으로 넣어 모기를 압사코자 책을 내리치려는 바로 그 순간,

  갑자기 뒤에서 혜성처럼 나타난 둘째가 모기를 잡으려고 손을 뻗었고.... 남편과 둘째의 엇갈린 손길 속으로, 모기는 유유히 날아갔다. 

  남편이 "내가 잡으려고 했는데, 운아"라고 딱 말할 그 타이밍이었는데, 여섯살 둘째가 더 씩씩대며 한발 빨리 "내가 잡으려고 했는데 아빠 때문에 놓쳤잖아"라고 매우 분해하며 말했다. 

  비록 모기를 날아갔찌만, 운이가 듬직하게 자라고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남편의 뻥치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