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한 번

그 한 번의 경험을 주고받는 것, 인생은 그런 것.

by 윈디

어떤 한 번의 경험을 쌓는 인생.


첫 직장생활 광주.

충장로 '베네치아'에 갔었다.

태어나 처음 피자를 먹어본 곳.

얼어붙은 손짓으로 무슨 맛인지도 모르게 먹었던 그때 그 추억이

음식문화의 문을 열게 해 주었다.


남미에 출장을 다녀온 친구가 날을 잡았다.

이태원에 있는 문나이트가 금요일에는 살사바가 된다고.

자리에만 앉아 있던 그 한 번이 그 후의 내 인생을 용기 내게 만들었다.


골프매장을 운영하던 언니가 고객초청 라운딩에 하루 전 한 사람이 빠지게 되었다고

나보고 인원수 좀 채우라고 했다.

다니던 스포츠센터에서 연습채 한두 번 잡아본 적 밖에 없는 사람이

그거 못하겠냐 싶어서 나가 7번 채 하나로 다 쳤다. 머리를 그렇게 얹었다.

인생을 닮은 골프는 하고 싶은 것을 못해본 아쉬움은 없는 사람이 되게 해 주었다.


누군가 한 번 가보자고 할 때 먹어보자고 할 때, 해보자고 할 때

그때 응한 발길은 내 인생을 풍요롭게 해 주었다.


이 반대를 경험하기도 한다.

삼송역 창릉천 한평책빵은 운영컨셉이 <서가회원>이었다.

은평에 있을 때 그렇게도 많았던 책방과 카페가 꿈이었던 사람들

그냥 모두들 함께 하게 해주고 싶었다.

그 사람들이 월 5만 원씩 회비를 내서 30명만 되면 임대료는 해결되고,

나 혼자 프로그램 북 치고 장구치고 안 해도 되고,

책방 하고 싶었던 사람들 맘껏 해보면 모두가 좋겠다고 생각했다.


결론은 폭망 했지만 이곳에서 만난 몇 분의 <서가회원>은 특별하다.

그 첫 <서가회원>이었던 이민우 님.

2023년 12월 2일 토요일 오후 3시.

강남순 교수님의 <사랑의 철학> 데리다와의 데이트 북토크에 참석한 손님이었다.

공유서재로 운영하는 <서가회원>을 모집한다는 광고를 했고, 이민우 님은 1호 서가회원이 되었다.

서가명 <이민우의 북유럽 서재>.

이민우 님은 육가공 유통업체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이다.

평일에는 직장일로 바쁘고 주말에는 어머니를 모시며 생의 사이사이 틈내서 배우고 읽는다.

차를 마시거나 책 사진을 찍는 손을 보았다. 많은 일감을 만진 손 매우 거칠고 투박했다.


작년 크리스마스 이민우의 <북유럽 서재> -핀란드의 크리스마스-로 간단한 강의와 파티를 했다.

그 후로 줄곧 바쁘고 자격증 과정에 메이다 지난 방문 후 9월이 가기 전 드디어 귀한 월차를 냈다.

내일 진행되는 9월 20일 금요일 오후 4시 김수동의 한평 <슬기로운 노년생활>은 20명이 넘는 신청인이 있는데

다음 주 월요일 계획된 9월 23일 월요일 오후 4시 이민우의 한평 <북유럽 서재>는 요일도, 시간도 월요일 4시라 오실 분들이 아무래도 적을 것 같다.


그래서 이렇게 또 여러 줄을 쓴다.

그 어떤 한 번의 발걸음이, 한 번의 시도가, 한 번의 마음 씀이

서로의 인생층에 점 하나씩 찍는 의미 있는 시간이라고 믿으며.


책방은 폭망 했다.

그럼에도 어제 그랬던 것처럼, 오늘도 내일도 사람을 얻으며 살아간다.

생과 삶의 균형을 맞추고자 애써 여가를 만드는 한평책빵 <북유럽 서재>의 주인장 이민우 님이 이렇게 함께 하는 것처럼.


조금 무리해서 가능한 분이 많이 오시면 좋겠다.

<북유럽서재>와의 만남, 그 한 번의 경험을 주고받는 어느 월요일 오후의 인생에 미리 축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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