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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의눈 Aug 21. 2023

월요일이 좋아

육아 해방의 날

직장인들은 월요일이 오는 게 두렵다지만 워킹맘대디들에게는 월요병보다 무서운 것이 주말병이다.

지난 주말에 딸아이 친구네 집에 놀러 갔다.
세 명의 아이들이 자기들끼리 노는 동안 엄마들은 커피를 마시며 밀린 수다를 떨었다. 물론 10분에 한 번씩은 불려 가고, 큰소리가 나면 달려가 싸움을 중재하느라 대화가 끊기기 일쑤였다.

"전 월요일이 제일 좋아요."
"맞아요! 빨리 내일이 오면 좋겠어요"

세명의 엄마 모두 워킹맘이다.
그들은 '월요일 오전 회사에서 내려먹는 커피가 제일 맛있다'는 내 말을 듣고 웃음을 터뜨렸다.
주말엔 어린이집의 도움 없이 부모가 오롯이 아이를 돌봐야 한다.
삼시세끼 챙겨 먹이는 것도 힘들지만 6살의 지치지 않는 에너지를 감당하는 게 보통일이 아니다.

게다가 육아에 있어서는 아무리 치밀하게 계획을 세워도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아이가 먹기 싫어하고, 졸려서 짜증을 내기 시작하면 아무리 맛있는 식당이라도 먹는 둥 마는 둥 하다가 나와야 한다. 아이가 하기 싫고, 집에 가고 싶다고 하면 아무리 비싼 입장료를 내고 들어온 놀이동산이라도 눈물을 머금고 퇴장해야 한다.

하지만 회사에서는 많은 것들을 내가 계획해 둔 대로 할 수 있다. 다이어리에 적어둔 업무리스트에 빠짐없이 빨간 줄을 그었을 때 얼마나 뿌듯한지.

"다음 주도 파이팅이에요!"
하루동안 찍은 아이들의 사진을 단톡방에서 주고받고, 많은 의미가 담긴 응원을 보내며 주말의 공동육아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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