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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군 Dec 04. 2020

너(주식)의 가치는?

기준이 없다 아닙니까?

주식, 말은 쉽다.


주식, 말은 쉽다. 무릎에 사서 어깨에 팔아라. 싸세 사서 비싸게 팔라는 소리인데, 매매를 수익으로 이어가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저도 오늘 오전 손실 마감하고 장 접었습니다)


절대적인 기준은 없다. 하지만 통용되는 기준을 알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알고 맞는 매가 더 낫다고 하지 않는가. 그래서 주식의 가치를 평가하는 전통적인 2가지 기준을 설명하고 요즘에 뜨거운 한 가지를 더 소개하면서 마칠 예정이다.


경제적 가치는 항상 두 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다고 했다. 첫 번째는 현금흐름이고 두 번째는 자산가치다.

예를 들자면 이런 거다. 나의 자녀가 결혼을 전제로 만나는 사람을 데려왔다고 가정해보자.


1번은 돈은 없지만 의대, 약대를 다니고 있다. 아니면 CPA 합격자도 괜찮을 거 같다. 재산은 없지만 앞으로 꾸준히 고소득 직종에서 일할 것이다. 여느 전문직 드라마에 나오는 그런 주인공 캐릭터를 상상하면 될 것 같다.


2번은 변변치 않은 직업을 가지고 있으나, 재산이 많다. 흔히 말해 금수저 집안이다. 딱히 돈을 열심히 벌려는 의지도 없어 보인다. 무용한 것을 좋아한다. 흔한 캐릭터는 아니다. 생각나는 건 미스터 션샤인의 김희성이 떠오른다.(개인적으로 최애캐)

내 원체 아름답고 무용한 것들을 좋아하오.



주식의 가치도 이와 같다. 주식을 산다는 것은 그 회사와 동행을 하는 것이다. 당신은 1번과 2번 중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현금흐름과 자산가치 중 무엇에 더 큰 가치를 둘 것인가?



PER(price to Earning Ratio)

현금흐름에 가치를 둔다면 PER를 봐야 한다. 말 그래도 수익(earning) 대비 주가(price)의 비율이다. 직년 연도의 수익을 기준으로 현재 주가가 몇 배인지 말해준다.


예를 들어 per(앞으로 '퍼'라고 하겠다)가 10인 주식이 뜻하는 것은 아래와 같다.


이 회사는 작년에 한 주식당 1,000원을 벌었고 현재 주가는 10,000원이다. 작년에 번만큼 꾸준히 번다면 10년이면 투자한 돈만큼 벌 수 있다. 원금 회수 기간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대신 꾸준히 이 수익을 낼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앞으로 돈을 더 잘 벌 것으로 예상된다면 당연히 현재의 퍼가 높아도 기꺼이 살 것이다. 


평균적인 퍼를 10이라고 가정해보자. 주당 1,000원을 버는 회사의 주가가 2만 원이다. 퍼가 20이다. 상대적으로 비싸 보인다. 하지만 증권사의 리포트를 보니 앞으로 매출과 이익률이 개선될 예정이라는 이야기가 지배적이다. 내년에는 천원이 아닌 2천 원을 벌 것 같고, 내 후년에는 5천 원씩 벌 것 같다고 한다. 그러면 지금 퍼 20이 높은 게 아니다. 바로 사야 한다.


대표적인 고PER 종목 카카오


2020/12/04 종가 기준 카카오의 퍼는 71.55이다(참고로 네이버는 61). 71년 6개월은 지나야 원금이 회수된다. 하지만 카카오뱅크, 광고, 배달, 주차, 대리 등등 성장의 기대감이 있기 때문에 살 사람은 산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똑같이 주당 1천 원을 버는 회사의 주가가 5천 원이다. 퍼가 5다. 상대적으로 싸 보인다. 그런데 사양산업이라고 한다. 앞으로 매출이 꾸준히 줄어들 것 같다. 사지 말아야 한다.




PBR(Price to Book-value Ratio)

자산가치를 중요하게 본다면 PBR을 봐야 한다. 장부가격(book value) 대비 주가(price)를 말한다. 현재 회사의 재무상태표상의 가치대로 처분했을 경우다. 당장 회사의 건물, 토지, 공장, 특허권 등 지적재산권, 차량 등등 모든 것을 재무상태표상의 가격만큼 받고 팔아서 청산을 한다고 가정해보자(현실적으로는 불가능). 그다음 그 돈을 모아서 주주들에게 주식 수만큼 분배했을 때, 내가 받을 수 있는 돈이다. 


PBR이 1이라면 회사가 장부가로 청산을 하고 분배를 받으면 딱 내가 주식을 산 돈만큼 받을 수 있다. 손해는 아니다. PBR이 2라면 내가 받을 수 있는 돈은 내가 투자한 돈의 절반이다. PER도 PBR도 높을수록 고평가 된다는 점을 기억하자. 반대로 PBR이 0.5라면 2배 수익이다. 


대표적인 저PBR 종목을 꼽으라면 금융주다. 

 

대표적인 저PBR 종목인 금융주


PBR이 0.36이다. 당장 회사 팔아서 청산만 해도 거의 3배 수익이다. 저평가 주니까 무조건 사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낮은 데는 이유가 있다. 장기적인 저금리로 수익성 개선이 힘들어 보인다. 특별한 신사업 진출도 힘들다. 금산분리의 원칙에 따라 확장할 수 있는 영역의 제한이 있다. 해외진출을 도모해보고 PWM(개인 자산관리) 등을 시도해 보았지만 신통치 않다. 


나도 처음 주식할 때 저평가되어 좋다고 샀다가 시간만 날린 경험이 있다. 최근 몇 년 만에 금융주가 다시 조명을 받고 있긴 하지만 한 번 데인 경험이 있어 개인적으로 매수는 하지 않는다. 




중간 정리


현금흐름 = PER

자산가치 = PBR


이 두 가지가 전통적인 주가 평가의 척도고 주식에서는 보통 PER를 더 중요하게 본다. 만약 내가 채권 투자자라면 PER보다는 PBR을 더 중요하게 봐야 할 것이다.(평생을 기억할 주식과 채권의 차이, Case 1,2 참고 https://brunch.co.kr/@samjung/20)


상대적으로 중요하게 보라는 거지 무조건 주식은 PER, 채권은 PBR 이런 소리는 아니다. 


각 설명에서 예시를 들었지만 각각의 지표로 정확하게 주가를 평가할 수는 없다는 걸 이야기했다. 그리고 대부분 한 가지 지표가 높으면 다른 놈도 높다. 카카오는 per가 71에 pbr은 5가 넘는다. 반대로 금융주는 pbr도 0.36으로 낮지만 per도 4로 낮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는 주식을 가치주라고 하고 여기에 투자해서 일반적인 수준의 평가(per는 10~20, pbr은 1~2 정도? 개인적인 견해)를 받을 만큼 기다리는 것을 가치투자라고 한다.


반대로 이미 높은 놈을 잡아서 계속 올라가는 것을 성장주라고 한다.


투자하는 개인의 가치가 다르기 때문에 어떤 주식은 per가 71이 넘어도 살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고 어떤 주식은 pbr이 0.36이어도 팔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시장에서 거래는 계속 일어난다. 



새로운 지표 PDR(Price to Dream Ratio)


최근 시장은 기존의 투자지표로 설명될 수 없는 고평가와 저평가가 동시에 존재한다. 그래서 나온 말이 이 PDR이다. 꿈, 포부, 희망 대비 가격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사실 지표라고 할 것도 없다. 수치화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힘들게 예를 들어보면 이런 것이다. 테슬라는 원대한 꿈이 있다. 전 세계의 전기차 시장을 제패하는 것! 이 얼마나 원대한가. 그렇기 때문에 그 꿈의 크기에 비례해서 per, pbr 상관없이 주가가 오른다. 비슷하게 전 세계에 수소 트럭을 만들겠다는 니콜라는(비록 끝은 허망했지만, 사기 논란으로 GM 인수 포기)의 꿈은 거대했다. 자동차 한 대도 만들지 않았고, 팔지도 못했지만 꿈이 컸기에 시가총액이 현대차를 넘어선 적도 있었다.





세줄 요약

1. 주식을 포함한 모든 경제가치는 현금흐름자산가치로 나뉜다.

2. 현금흐름은 PER를 통해 평가하고, 자산가치는 PBR로 평가한다.

3. 이 둘로는 요즘에 설명 안 되는 일이 많아서 PDR이라는 말도 쓴다.


결국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사람이다. 그 돈을 지불한 사람이 있으면 되는 것이다. 사람들이 기꺼이 돈을 지불한 것은 현금흐름도 아니었고 자산가치도 아닌 꿈과 희망이었다. 바로 판도라의 상자에 남은 마지막 가치를 생각해보며 글 마무리 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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