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많은 부모님들은 주말마다, 혹은 평일이라도 기회가 주어진 다면, 우리 아이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주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가끔 부모님들을 뵙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경험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어떤 부모님들은 이렇게 말씀하세요.
"정말 아이에게 다양한 경험을 시켜 주고 싶어 노력합니다. 지난달에는 예술의 전당에서 하는 전시회도 다녀왔고, 연간 회원권을 끊어 아쿠아리엄에도 자주 가고, 아이가 동물을 좋아하는 것 같아, 동물원에도 자주 가는 편이에요."
과연, 이 어머니는 다양한 경험을 시켜주고 계시는 걸까요?
물론, 아이가 다양한 것들을 보면서 느끼는 자극도 적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 아이뿐 아니라, 많은 아이들이 "부모가 결정한 곳에 따라가서, 거기에 있는 것을 수동적으로 보는" 경험을 반복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됩니다.
이런 경우를 TEAM에서의 역할 관점에서 보면, 아이는 "수동적 참여자"의 역할을 반복해서 경험하게 되는 거죠.
아이에게 보다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고 싶으신 부모님들을 위해, 몇 가지 소소한 노하우를 알려드리려 합니다.
첫 번째는 미션을 제공해, 몰입을 만들어 경험의 강도를 강화시켜 주는 방법입니다.
저희 아이들도 어렸을 때, 아쿠아리움을 자주 다녔는데요, 처음에는 너무너무 재밌어하더니, 어느 순간 시시하다며, 지루해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생각해 낸 방법인 관람 전에 미션 주기였어요. 아주 간단합니다.
"건하야, 오늘은 아빠 전화기로, 제일 못생긴 물고기 Top 3을 뽑아보자." 이렇게 미션을 주는 겁니다. 그러면, 지루해하던 아이가 호기심 가득한 얼굴이 되고, 대충 보던 물고기들을 아주 열심히 보게 되고, 사진을 찍으며, 물고기들을 비교하게 됩니다. 여기에, 아이들이 찍은 사진을 인쇄해서 늘어놓고, 진짜 Top 3을 뽑는 활동을 하면, 더없이 훌륭한 마무리가 됩니다.
저희 아이가 직접 고른 못생긴 물고기들이에요. ^^ (미안 얘들아)
이 미션은 동물원에서 미술관에서도 할 수 있고, 못생긴 Top 3 말고도, 비쌀 것 같은, 희귀한, 가장 아름다운 등등 다양한 주제로 변형이 가능합니다.
두 번째 방법은, 아이들을 코스의 선정과, 준비에 참여시키는 겁니다.
아주 간단하게는, "건하야, 우리 일요일에 속초 가기로 했지? 날씨랑 온도 좀 알려줄래?"에서 시작하는 겁니다. 아이들에게 네이버에서 날씨를 검색하는 방법을 알려주거나, 길 찾기를 통해, 걸리는 시간을 찾아보게 하는 것에서 시작하고, 좀 더 발전하면, 맛집을 찾거나, 주변 관광지를 검색하는 것도 부탁할 수 있습니다. 특히, 식구들이 같이 가는 곳에서 만나게 될, 예술 작품이나, 역사적 장소에 대한 사전 정보를 아이에게 미리 제공하는 것은 아이의 경험의 퀄리티를 한층 업그레이드시켜주는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여행을 다녀와서는 사진들을 가지고, 가족 앨범을 만들어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아이에게 사진을 주고, 시간의 순서대로 나열해 보도록 하는 것,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을 고르고,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를 이야기하도록 해보는 것 모두가 아이에게는 좋은 경험이자 추억이 되어 줄 것입니다.
제가 부모님들과 나누는 여러 이야기 중, 가장 많은 호응과 공감을 얻는 말은, 부모의 자세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위대한 교육은 무언가 대단한 것을 해줄 때가 아니라, 부모가 귀찮음을 극복할 때 일어난다."
는 말입니다. 부모가 조금만 더 신경 쓰고, 조금만 더 귀찮음을 이겨내면, 큰돈이나, 시간을 들이지 않아도, 아이에게 신선하고, 다양한 경험을 제공해 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