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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mrita Aug 29. 2022

커피를 좋아하는 이유

커피에 대하여

스웨덴, 스톡홀롬에 있는 Cafe Pascal.

커피를 상습적으로 마셔온 건 21살 때 부터다. 대학교를 오면서 자취를 하게 되었고 대학생이 되어서도 한 살, 두 살 먹으니 혼자서 해결해야 할 것이 많았다. 원하는 걸 하기 위해서는 혼자서 하고 싶은 것을 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했다. 가족들은 멀리 있었고 친구들은 각자의 일이 있었고 항상 함께 할 수 없었다. 나는 외로울 때 카페를 갔다. 사람들이 많았다. 옹기종기 모여 공부를 하거나 연애를 하거나 친구를 만나는 사람들이 그룹으로 무리지어 와도 그 장면이 나에게 외로움을 주진 않았다. 오히려 나에게 생기를 주었다. 가끔은 카페에서 아는 얼굴의 친구들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기도 했다. 가끔 커피를 공짜로 주기도 했는데 그것도 좋았다.


특정한 카페 체인에 가면 그 곳에서 무얼 하면서 시간을 보냈는지 기억이 난다. 대학교 때 주변엔 핸즈커피가 많았다. 거기선 대학원 준비를 했었다.


유학을 가니 그 나라는 커피의 천국이었다. 심지어 엄청나게 큰 텀블러에 커피를 한약처럼 다려와 하루종일 마시는 친구를 목격했다. 내가 공부한 석사 프로그램이 조금 빡셌다. 9시부터 5시까지 고등학생 처럼 공부하고 과제도 정말 많았다. 스웨덴이라는 학생들에게 관대한 나라에서 공부했기 때문에 캠퍼스 안에서는 커피가 1000원-1500원 정도 였다. 무서운 물가의 나라에서 공부를 해야하는 나에게 커피는 감사함으로 다가왔다. 그 와중에 한국에서 목격하지 못한 문화를 경험했다. 요즘엔 한국에서도 카페에 가면 우유, 두유, 오트밀 등등의 우유를 선택할 수 있는 옵션들이 많지만 2014년만 해도 그렇지 않았다. 스웨덴 학교는 무료로 우유를 제공하고 심지어 우유를 선택할수 있게 해줬고 더군다나 돈을 받지도 않았다. 나는 학교를 참 좋아했는데 그 팔할이 커피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코소보로 일을 하러 왔다. 대학(원)생 때 섭취한 커피가 인생에서 전부 마셔야 할 커피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에 커피를 조금 줄이기로 했는데.. 코소보는 커피로 유명한 나라였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 알것이다. 코소보에서 마키아또라는 커피의 존재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심지어 이탈리아 커피를 이긴다. 사회 초년생인 나는 회사에 출근을 하면 곧장 루프탑에 있는 카페로 향했다. 코소보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커피와 담배를 즐기는데 담배를 하지 않는 나에게 커피는 선택이었다. 1유로라 마음에 부담없이 다가오는 (그것도 맛과 함께) 이 커피를 나는 사랑하게 되었다. 루프탑 카페는 일하는 곳이 되었고 네트워킹의 장소가 되었고 그 회사와 계약이 끝날 쯤엔 하루에 3-4번씩 찾게 되는 그런 장소가 되었다.


유럽에서 시간을 꽤 보내다 보니 유럽 친구들이 꽤 생겼는데 각자 커피에 대한 의견이 다양했다. 나도 커피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써 함께 여행을 할 때면 그 나라의 커피를 주문하고 그 것에 대해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쯤이면 커피는 나에게 문화인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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