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의 이해
외로움은 혼자 겪어내야 할게 많을 때 겪게 되는 감정인 것 같다.
누구와 이야기 하고 털어버리고 싶은데 그럴수 없을 때.
내 감정을 토로할 수 있는 사람들은 정해져있고 그 감정을 쉬이 이해하고 (난 사람을 사귈 때 그 사람에게 피해를 주거나 고통을 주는 시간 등등을 꽤 엄격한 수준..으로 싫어한다. 반대로 나는 상당히 고통 받는데도 말이다. 이 부분은 좀 내가 고쳐야 할 부분인데 좀 어렵다.) 어쨌든 내 감정을 동일한 수준에서 이해해주고 비슷한 경험의 맥락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찾는게 어려울 때가 있다.
한 때 어려운 감정상태로 심리 상담을 받을 때가 있었다. 자신보다 낮은 위치에 있는 사람 (이 위치라는 말도 상당히 모순적이다. 내가 낮은 위치에 있는 부분이 있고 높은 위치에 있는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에게 내 이야기를 털어내는 것은 옳지 않다는 말을 해주셨던 교수님이 계셨다. 이것은 나에게 꽤 큰 가르침이었다고 생각하는데.. 그 이후 몇년 동안 생각하게 될 때가 많았다.
아마..정서적 성숙도 인 것 같다. 이 위치라는 게.. 이 이야기를 감당해낼만한 정서적 위치. 혼자서 너무 많은 경험을 하다보면 이런 경지(?)에 이른다.
예전에 친구들에게 말했었지. 더 이상의 경험을 하고 싶지 않다고. 친구는 말했다.
니 말을 이해해. 공감해. 왜냐하면 그 친구 본인도 상당한 세계를 경험하고 나와 비슷한 곳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본적 사람의 성향 기질은 변하지 않는 것 처럼 나는 새로운 경험을 하는 걸 좋아하고 발전 시켜나가는 것을 삶의 재미로 삶는 사람이기에... 외로움이나 감정적인 때로는 신체적인 힘듦도 온다. 감정적으로 지나치게 위험해지거나 그 위험이 신체적으로 옮겨가기도 할 때. 그러나 극복하고 나면 금세 다시 내 성향으로 돌아온다. 그래서 내가 한국에 와서 쉬고 다시 내 자리로 돌아가서 일을 하고 하는 거 겠지.
혹자는 이걸 문제라 부르고 내가 다시 돌아왔다 나갔다를 반복하며 한 자리에 서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것도 그 사람들 생각이다. 그 사람들 기준에서는 한 나라에서 머무는 게 보편적이기 때문이다. 나의 자유로움을 부러워한다는 것을 알고 내 고통을 통해 짠함과 측은지심을 느낀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그들의 감정이 내 몫이 아니고 내가 책임져 줄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내 삶과 라이프 스타일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도움을 주거나 설명을 해주는 사람들도 내 몫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요청하지 않은 도움이 이어지는 것에 불편함을 느낀다. 온전히 그들의 입장에서 도움을 주려고 하는 마음은 고맙게 받아들이지만 그 도움이 나에게 이로울 것이라고 믿는 것도 사실은 내 입장에선 상당히 오만한 행위이기 때문이다. 이런 식의 성향, 라이프 스타일, 내 성격이 모여서 지금의 내가 된 것 같다.
나는 다른이에게 무엇인가를 강요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극단적으로 때로는 내가 존중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때는 가차없이 내 마음 속에서 그 사람을 잘라낸다. 사회성이 높고 인간관계를 잘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 차이를 못느끼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사실 내 마음 속에서 그 사람의 자리는 정말 0인데.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아도 나는 마치 친한친구 처럼 그 관계를 유지해 나갈 수가 있다.
사실 내 인생의 진실성을 위해서 이런 관계는 되도록이면 사양하려고 하는 편이지만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것도 알고 편협의 위험성, 고립의 심각함은 뼈저리게 겪어왔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인간관계에서는 노력하고 진실하려고 하는 편이다. 그리고 인간관계에서는 늘 최선을 다해야하는 것이 맞고 (사람은 도구가 아니며 내가 나를 좋아하고 존중하는 만큼 상대방을 좋아하고 존중해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상대방에겐 내가 가진 최고의 것들을 줘야한다는 걸 안다.
하지만 내 이런 태도가 오해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또 많지. 이건 정말 문제라고 생각하는데..하지만, 그 사람이 내가 베푼 행동과 말에 대응하는 것은 내 몫이 아니기 때문에 난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사실.. - 내 책임이 아니기 때문이다. 언제쯤이면 이 모든 것에 편안해지는 시점이 올까?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