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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IGE Mar 12. 2019

이토 히로시
[작고 소박한 나만의 생업 만들기]

창업; 인생을 도둑맞지 않고 사는 법

지금 대기업 중역들은 조직 안에서 열심히 노력해 출세한 세대다. 결단을 잘 못 내린다기보다 그런 경험을 한 적조차 없다. 이들은 남들이 좋다는 대학을 나와, 남들이 좋다는 회사에 들어가서 딱히 사표를 쓸 일 없이 계속 일해왔다. 가장 위험 부담을 적게 진 사람들이 경영 책임을 맡고 있는 것은 그렇게 드문 일이 아니다. p, 196


중고등 대학생 희망하는 취업 직업 1순위가 뭔지 아세요? 맞아요 쉽죠! 몇 년 동안 공무원이 최상위라고 해요.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자녀들에게 바라는 직업 또한 공무원이고요, 혹시 공시족은 아세요? 공시족은 공무원 시험 준비생을 줄인 말인데 공시족의 수가 매 년마다 증가하고 있데요. 우리는 스스로 살아가는 법보다 안전하게 살아가는 것이 더 중요한 세대인가 봐요. 꿈이라는 명사는 실현하고 싶은 희망이나 이상인데 꿈이라는 명사를 안정성이라고 바꿔야 될 것 같아요. 흐흐.


그런데 ‘안정성’ 그게 있긴 한가요? 물론, 일 이년 사이에 세상이 바뀌진 않겠지만 저는 곧 AI 와 3D 프린트가 대중화 되면서 정말 많은 것들이 바뀔 거라고 생각해요. 외국에 나가서도 쉽게 연락을 주고 받고 안방에 누워 내일 필요한 생필품을 주문할 수 있도록 핸드폰이 대중화 된 것처럼 말이죠. 만일 그 시대가 오면 지금처럼 안정성이라고 말하는 직업들 중 얼마나 살아남아 있을까요?



(……) '마루를 깔 수 있느냐'라는 질문에 '예!'라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의외로 적을 것이다. 소셜 디자인이니 세계동시혁명이니 노동이란 무엇인가 등등 어려운 문제를 고민하면서도 우리는 마루를 깔아본 적조차 없다. p,165


시골에 내려가 공동체를 이루거나 집을 짓고 먹을 것을 자급자족 하며 살아가고 계신 분들을 미디어로 접할 때가 있어요. 한참을 들여다 보며 나는 왜 하지 못할까 자책하지만, 결국 내일 출근을 위하여 일찍 잠드는 걸로 마무리 하고 말죠. 내 삶과 직결되는 꼭 필요한 만큼의 일을 한다면 노동은 신성해지지 않을까요? 그런 삶을 꿈꾸는데 무엇이 망설여지는 것인지 가진 것도 많이 없으면서 벗어나질 못하네요.



나는 생업을 만드는 것은 시장경제 사회를 완전히 벗어나는 것을 목표로 삼는 단순한 자급자족을 꿈꾸기보다 거꾸로 이 세계화하는 시장경제 속에서 경제적 도전을 준비하는 기반이 되리라고 생각하고 있다. p, 186


하하. 자본가의 배 불리는 사회 생활은 싫다 하면서도 결국 이 궤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버티며 살아가고 있어요. 보험 집세 네, 맞아요 고정비용. 그런 것들을 내야 되니까요. 그런데 되게 웃긴 게 열심히 벌어요. 보세요 출퇴근 다 합치면 거의 반나절을 회사 소속으로 일하는 거예요. 일을 하다가 답답하면 커피 사먹죠 밥도 사먹어야 되죠 몸이 좀 안 좋으니 영양제도 사먹고 약도 사먹고 술도 한잔하죠 또 퇴근 길에 나는 왜 이러고 사나 싶으면 이것 저것 쓸데 없는 것을 사고 말아요. 돈을 벌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하며 돈을 버는 그 시간들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 다시 돈을 쓰는 일을 반복하죠.

 

 

우울증 같은 정신질환이 만연하는 것은 오감을 사용하여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일이 사라져버린 사회적인 이유도 있지 않을까. p,198


원래 저는 제과제빵, 수제비누, 마크라메 이런 걸 배울 때가 아니에요. 지금 하는 업무에 더 나아가 스펙을 쌓는 것이 중요하죠. 프로그래밍을 배운다던가 모션, 영상편집을 배우면 연봉을 올리는 데는 효과적이겠죠? 그런데 자판을 두드리는 일은 재미가 없어요. 직접 만지고 그것이 모양을 내고 부풀기도 하고 줄어들기도 하고 딱딱해지기도 하는 살아 있는 것을 만들때 재미있어요. 그래야 살아있는 것 같잖아요. 아니요, 어쩌면 전업이 아니라 그럴지도 모르겠어요.


주말에는 빵을 굽고 커피와 빵을 팔고 평일에는 비누를 만들고 누군가가 필요하다면 디자인을 해주고 약간의 삯을 받는거죠. 네네! 물론 돈이 아니라 쌀도 좋고 생필품들이여도 괜찮죠. 당신이 말한대로 전업이 아닌 생업이 여러개가 된다면 한 가지에 얽매이지 않고 재미있게 살 수 있을까요? 전 살아있는 삶을 살고 싶어요.

 


'회사에서는 사는 것 같지 않다, 그만두고 싶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퇴사를 고민하기보다 우선 여가 시간에 생업을 만들고, 그 일이 바빠져서 더 이상 회사에 다닐 수 없을 정도가 되었을 때 어쩔 수 없이 회사를 그만둔다고 생각하는 편이 자연스럽고 바람직하다고 본다. p,185

 

작년에 저는 엄청 조급했죠. 무언가를 빨리 이루고 싶고 해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어요 심지어 회사도 저랑 잘 안 맞아서 힘들었죠. 그런데 올해는 일하는 곳도 옮기고 마음가짐도 매일 매일 하고 있어요.


캐나다를 가겠다는 결심도 무려 10년이나 걸렸는데 삶을 바꾸는 일이 그리 단숨에 바꿀 수 있을까 싶어서요. 요즘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미래 일기장에 써놓은 글들을 보면 방향성은 대체로 정해진 것 같아요. 시간의 차이인데 캐나다는 10년 걸렸으니 두 번째 목표는 반정도 줄여서 5년 안에 이룰 수 있지 않을까요?


조금씩 준비하도록 할게요. 여러 가지 ‘생업’을 통해 진짜 나의 삶을 살 수 있도록 그리고 그렇게 살고 계시니 그 힘을 받고 힘내 볼게요. 내 삶 전체가 빈약해지지 않도록요!


나는 회사에 다닐 때 일은 일대로, 생활은 생활대로 각각 별다른 세계라는 느낌이 커서 인생을 전체적으로 바라보기가 힘들었다. 생활과 일이 분리되어 있었다고나 할까. 그랬던 탓인지 당시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다. 물론 회사에서 쌓은 경험은 큰 도움이 되었지만, '기억이 없다'라는 것은 당시에 빈약한 삶을 살고 있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작고 소박한 나만의 생업 만들기, p.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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