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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도씨 Mar 22. 2023

육아 일상 단상

230322

육아 일상 단상 230322


1. 아이와 함께 다니니 길에서 흡연하는 사람들에게 큰 분노를 느낀다. 길이 여러 갈래인 경우 조금 돌아가더라도 흡연인이 없는 곳을 가기도 하지만, 다른 길을 선택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되도록 빨리 걸어가려고 한다. 그럼에도 순식간에 옷에 베어 아이를 안아줄 때마다 아이가 맡게 될 담배향과 더불어 지나가면서 아이가 들이쉬고 내쉬었을 그 독극물로 인해 괴롭고 미안하다. 어디를 다니기가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가 지나가면 멀찍이 피하려는 흡연인들도 있다. 큰 효과는 없어도 나름의 배려이겠다. 그러나 신경조차 쓰지 않고 길 한가운데서 흡연하고 있는 분들께는 조금 부탁드리고 싶다. 흡연은 혼자 하셨으면 한다.


2. 아이가 자아를 가지고 자기주장을 하고, 욕구를 표현하고, 또한 다른 사람을 위해 무언가를 하려고 하는 것을 보면 참 신기할 뿐이다. 그런 인식과 자아상태는 어디에서 오는 걸까. 언제부터 시작되는 걸까. 요즘은 입고 싶은 옷과 입기 싫은 옷, 좋아하는 신발 같은 것들이 생겼다. 어떤 게 이쁜 것인지 누가 알려줬을까. 개 놓은 세탁물들을 서랍장에 집어넣고 있는데, 접힌 옷들을 들고 나에게 가져다준 아이에게 한껏 칭찬을 해줬다. 만족스러워하기도 하고 스스로를 대견스럽게 여기고 있는 아이의 표정을 보니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았다. 그러한 개념들이 언제부터 시작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16개월 된 이 아이는 한 사람의 인격체라는 것을. 미성숙하고 성장 중이겠지만, 우리 모두는 이 아이를 한 사람으로서 존중해줘야 함을. 하긴 다른 이들에게 존중받고 싶어 하는 나 또한 여전히 미성숙하고 성장 중이라는 사실에서 차이가 없는 것도 맞겠다.


얼마 전 500일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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