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업 보다는 협업! 미국 조직문화의 핵심 키워드 'Fungibility'
얼마전에 미국의 HR 문화에 대해 새로운 이야기를 들었다.
최근 미국 조직 문화의 핵심 키워드는 Fungibility라는 것이다.
Fungibility 는 한국어로 번역하면 "대체 가능성"이다. 쉽게 말해서 내 업무를 상대가 대체할 수 있느냐 가 핵심 키워드 라는 것이다.
(여기서 대체가능성은 시스템처럼 교체되는걸 말하는게 아니라 한 직원이 다른 업무도 할 수 있느냐, 서로 업무가 공유되고 있느냐 를 말하는 듯 하다)
이 사실은 다소 충격이었다.
왜냐하면 나는 이전까지 명확한 R&R이 건강한 조직 문화를 만드는 핵심 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여태까지 팀을 리드하며 R&R이 불명확해 힘들어 하는 팀원,
자긴의 역량보다 많거나 적은 업무로 인해 힘들어하는 팀원들을 봤다.
(물론 내 사례도 동일하다)
아무리 복지가 좋고, 급여가 좋고 회사 문화가 좋아도,
구성원의 성장을 위해 리더가 노력하지 않고 부품화한다고 느끼면 구성원의 의지는 꺾일수밖에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나는 리더가 된 후에는 팀원들의 R&R을 계획하고, 관리하는걸 1순위로 여겼다.
이건 팀원들의 미래 커리어와 성장까지 고려하고 존중하는 나만의 방식이었다.
그런데 오히려 조직문화의 트렌드는 R&R을 명확히 하는게 아니라
일부러 구성원간의 업무를 오버랩 시키다니..
혹시 내가 해온 일들이 구성원을 스스로도 모르게 이기적으로 만들거나 다른 업무를 모르게 막은걸까..?
등골이 서늘해지며 그동안 내가 해온 일들과 앞으로 조직문화에 어떻게 Fungibility를 대입해야 할지 고민이 쌓였다.
과거의 조직문화를 생각해보았다.
과거에는 철저하게 시스템을 만들어놓고, 시스템 안에서 일정한 업무를 세분화 하였다.
제조업 기반의 회사가 대다수였고, 생산성이 가장 중요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제조업 보다는 서비스업이 각광받고 있으며,
철저하게 체계를 따르는 것보다 개개인의 논리적, 창의적 사고 역량이 중요해졌다.
특히 불확실하고 빠르게 변하는 사회 환경 속에서 갖춰진 시스템은 오히려 적응의 뒤처짐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럴 때 필요한 개인의 역량은 특히 연차가 쌓이고
시니어레벨로 갈 수록 큰 그림을 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내가 하는 업무는 물론이고 다른 업무까지 익혀두면 큰 경쟁력이 되겠지.
생각해보면 R&R은 구성원에게 업무를 명확히 줘서
본인이 자율적으로 그 안에서 업무를 주도하게 하는데는 효과적이었지만,
새로운 업무를 줄 때는 어려움이 있었다.
어떻게든 당위성을 설명해야 하고 또 팀 단위로 주는 경우 정 / 부를 어떻게 나누느냐, 누구에게 더 역할과 책임을 주느냐 도 꽤나 머리아픈 일이다.
비단 팀 내 뿐 아니라 회사 내에도 생각해보면 R&R이 골치인 것이,
칼로 물베는것처럼 애매한 업무들이 있는데 "이거 우리 일 맞아요?" 하면 부서간 관계가 상당히 애매해지기 일쑤다.
R&R이 디테일하게 되어있을수록 부서 이기주의가 되는 경우도 그만큼 높아지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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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인간 꼭 해야하는 역할은 R&R로 만들되 일부러 부서간 / 개인간 겹치는 업무를 만들고 그 일들은 자율적으로 협업을 통해 만들어갈 수 있도록 한다.
상위 레벨에서는 R&R을 너무 디테일하게 안만드는 것이다.
2. 역량 평가 시 Communication을 중요한 역량으로 비중을 넣는다.
상대의 일을 위해 얼마나 도움을 주었는지, 얼마나 협업에 적극적이었는지를 보는 것이다.
또한 특히 시니어 레벨에서는 다른 부서 업무를 얼마나 이해하는지도 평가 항목에 있는것도 좋을 것 같다.
3. fungibility를 회사의 문화로 만들기 위해 회의 문화에 적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 같다.
이에 대한 좋은 사례가 있어 아래에 소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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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한국은 fungibility의 개념은 많이 안나온 것 같다.
대신 R&R과 fungibility는 다르게 말하면 분업과 협업이라고도 볼 수 있을거같다.
나는 분업형 인재일까 협업형 인재일까? 나는 정해진 일만 하는가 아니면 충분히 필요할 때 대체할 수 있는 사람인가?
개인적 측면에서도 충분히 고민해 봐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