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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i Project Feb 20. 2020

네가 맞이하는 하루 중 백 번째를 위해

아이의 첫 잔치, 백일상의 의미와 유래 알아보기



네가 맞이하는 하루 중 백 번째를 위해


나의 소중한 사람이 세상을 본 지 100일을 축하해주는 것은 얼마나 기쁘고 행복한 일인가요? 


아이가 태어나 산 날 중 백 번째 - 세상 맞이가 준비되었음을 기념하며 우린 “백일상”을 차려줍니다.

백일날은 가족이 모여 아이의 건강과 앞날을 축하하는 행사입니다. 

어린아이가 맞이하는 날 중, 우리는 왜 백일을 축하할까요? 숫자 100의 한자, 百은 ‘많은’, ‘모든’, ‘다’라는 의미로도 쓰이는 길(吉)한 숫자입니다. 과거엔 영아사망률이 높았기 때문에, 무탈하게 100일을 지낸 아이를 축하하기 위해 상을 차리며 무병장수를 기원했습니다. 동음이의어인 白(흰 백)도 百의 뜻을 표현하며, 흰 옷, 흰 밥, 백설기로 백일상 위에 많이 올랐습니다. 



좋은 일만 가득하라고,

백일상과 백일 문화


한국의 기념일에는 특별한 음식을 정성껏 내어주는 상차림이 빠질 수 없죠. 아이가 주인공인 100일엔, 아이를 위한 특별한 상차림을 내어줍니다. 백일상에는 아이의 건강한 미래를 기원하는 음식들이 올라갑니다. 전통적으로 흰 밥, 미역국, 수수팥떡, 백설기, 오색송편을 올리는데, 이 중 이 세 떡이 백일상에서 상징적인 역할을 합니다. 


https://blog.naver.com/selly_ju/221458584134


수수팥떡은 팥의 붉은 기운으로 아이의 액운을 막아줍니다. 수수팥떡은 이런 이유로 사실 100일뿐만 아니라, 아이가 7살 ~ 10살이 될 때까지 종종 생일상에서 보이기도 하죠. 붉은색의 수수팥떡은 막아주는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 아이가 좋은 사람으로 자라는데 도움이 되기도 하죠. 유교적 가르침으로, 사람은 자라며 덕을 쌓는 게 중요한데 이 말(積德)이, 수수팥떡과 같이 붉은 떡, 즉 적떡(赤餠)과 말이 비슷해 이 떡을 쓰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백설기는 순수 무구함과 신성함을 의미하며, 동시에 가정집에서 만들기 무척 쉬운 떡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떡이 올라가야 하는 백일날 음식으로 옛날에 자리 잡았을 것이라 생각되는데요, 직접 아이를 위해 백설기를 만들 경우, 칼로 자르지 말고 주걱으로 퍼 올렸어야 했다고 합니다! 비록 모양이 예쁘지 않을 수 있어도, 무엇을 칼로 자른다는 것은 아이의 수명이 단축된다는 부정적인 뜻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아이 앞에 함께 놓이는 오색송편은 음양오행을 표현해, 만물의 조화와 어우러지는 아이의 건강한 앞날을 기원했습니다. 이 송편은 보통 속을 꽉 꽉 채워 아이의 많은 복을 빌었는데, 지역에 따라 넓은 마음을 가지라는 뜻으로 빈 송편을 올리기도 합니다. 



더불어, 명주실을 준비해 장수를 기원했습니다. 


백일 떡은 보통 넉넉히 준비해 이웃들과 나누며, 아이의 100일을 알리고 복을 받아 아이의 무병장수를 기원합니다. 이때 떡을 받은 그릇을 씻지 않고 돌려주어야만 아이에게 좋다고 믿었다고 합니다. 대신, 실, 돈, 혹은 쌀 같은 작은 선물을 담아 아기의 장수와 부귀를 함께 기원했습니다. 



시대가 달라도 마음은 다르지 않은 백일날


아이의 백일을 축하하는 일은 조선 왕조에서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정조실록에는 문효 세자의 백일이 되자 정조가 승지, 규장각 각신, 약원의 고위 관직을 불러 음식을 하사하였다는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더불어, 조선시대 말 상궁들에 의하면, 어린 왕자와 공주가 백일이 되는 날엔 몇 가마분의 백설기가 궁에 돌려졌다고 합니다. 


1999년, 서울대공원에선 아기 백호를 위한 백일잔치가 열렸었습니다. 상차림에 떡은 올라가지 않았지만, 쇠고기, 닭고기 등 평소에 아기 백호가 좋아하는 음식을 동물원 정문 광장에 차려 잔치를 열었습니다. 

백일상은 새로운 발걸음을 떼는 새 생명을 위한 정성이라는 것을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 그 대상이 호랑이일 때도 말이죠! 


1999년 6월 10일, 경향신문 기사



오늘날의 백일상


'백일상'이란 전통이 시작되었을 때와 많이 달라진 오늘날 - 하지만 아이가 태어난 첫 기념일인 만큼, 우리 삶 속 다양한 형태로 녹아내려 기념이 되고 있습니다. 작아진 가정, 가볍게 유지하는 살림살이, 동시에 사진으로 남기기 좋고 의미 있는 아이의 날을 위해 백일상 대여업이 등장했습니다. 날짜에 맞춰 가정에 배송이 되어, 세팅만 하면 만들어지는 예쁜 백일상은 가족들의 취향에 맞게 다양한 스타일로 제공이 되기도 합니다. 



가장 좋은 것, 건강한 것, 그리고 밝은 미래를 기원하는 마음이 우리의 관습 속 남아있습니다. 동시에, 달라진 시대와 표현 속에도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은 한결같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떤 차림으로 보이든, 결국 이를 준비하는 가족의 마음을 그 어떤 것과도 대체할 수 없는 소중함일 것입니다. 




백일상 사진 출처: 우리아기테이블 

https://www.instagram.com/wooriagi_table/


내용 출처:

"백일상 차리기와 백일떡 돌리기", 우리역사넷

http://contents.history.go.kr/mobile/km/view.do?levelId=km_010_0050_0010_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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