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가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방과후 수업이다. 어차피 돌봄 교실에서 시간을 보내는데, 중간중간 방과후 수업을 넣었다. 이번 학기부터 대면 방과후 수업이 생겼기 때문이다. 체스, 창의 로봇, 딱 두 개다. 미술과 태권도학원 스케줄이 있기에 큰 욕심부리지 않고 적당하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체스는 형도 같이 들어가니까 든든히 여길 거라 생각했다.
일주일 정도 부드럽게 여러 방식으로 설득했다. 하지만 둘째의 답은 같았고 심지어는 눈물까지 보였다.
싫다고!
그래, 그렇게 싫다면 빼줄게. 방과후 수업은 2학년이 되면 생각해보자.
너도 처음 초등학생이 되어 적응하느라 힘들었겠지. 새로운 적응이 부담스러운 거겠지. 설득을 접었다.
이미 등록한 수업 담당 선생님들께 연락을 했다. S가 완강히 거부해서 수업을 취소해야 된다고. 체스 선생님은 알겠다고 했고, 창의 로봇 선생님은 일단 한 번 수업을 들어오게 해 달라고 하셨는데 그것조차 거부하는 아이.. 그러자고 했다. 그리고 첫째 아이에게 목공 미니어처 수업 담당 선생님이 보내온 사진을 보여주면서, 4주 수업하면 이걸 완성할 수 있대 라고 보여주었다. 갑자기 둘째가 달려오더니, "엄마 나도 이거 할래"라는 거다.
아이고 이 변덕쟁이!
수업 신청기간이 끝났고 1학년이 하는 수업이 아니고 네가 참여할 수 있는 수업은 지금 창의 로봇밖에 없다고 했다. 그랬더니 갑자기 창의 로봇 수업을 가겠다고 한다. '이 녀석 뭐야, 그간 일주일은 뭐고 1분 만에 설득된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