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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무열 Mar 07. 2022

지긋지긋한 지루성 피부염

"이 질환은 완치가 안됩니다. 좋아졌다가 나빠졌다가를 반복하기 때문에 계속 관리하셔야 돼요."

피부과에는 이렇게 설명해야 하는 질환이 참 많다.

아토피 피부염이 그러하고, 건선이 그러하고, 오늘 얘기할 지루성 피부염이 그러하다.

이 외에도 만성적인 질환들이 많다 보니 환자들이 답답해하는 경우가 많다.

나도 답답하다. 아무리 치료를 잘하고, 약조합을 잘하고, 열심히 진료를 해도 치료에 반응이 없는 경우 뾰족한 수가 없다.

아무튼 오늘은 피부과에 지속적으로 다니게 만드는 지루성 피부염에 대해 알아보자.


지루성 피부염은 인구의 30%가 겪을 정도로 아주 흔한 질환이다.

증상은 두피나 얼굴에 주로 나타나는데, 홍반성 반과 함께 노란 각질이 생기면서 약간 가려운 느낌이나 자극감을 느끼는 게 일반적이다. 심한 경우 가슴이나 등, 겨드랑이 등에도 나타날 수도 있다. 얼굴에는 특히 이마, 미간, 코 주위 등에 호발 한다.

지루성피부염 호발부위, 출처: 구글이미지


원인은 아직 분명하지는 않지만, 피부에 상재하는 말라쎄지아(Malassezia)라는 곰팡이가 작용하는데, 이 곰팡이가 피지를 대사 시켜 염증을 유발하는 지질로 바꿔서 생기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유전적인 요소는 분명하지는 않지만 부모가 지루성 피부염이 있으면, 자식들에서도 지루성 피부염이 잘 나타나는 편이며, 피지 분비가 과도한 경우도 연관성이 있고, 무엇보다 잠을 잘 못 자거나 스트레스받는 등의 컨디션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잘 발생한다. 그래서 완치가 되지는 않지만 재발을 억제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컨디션 조절이다.


치료는 보통 3가지 측면으로 이루어진다.

1. 말라쎄지아 곰팡이를 억제한다.

2. 염증을 가라앉힌다.

3. 피지 분비를 조절한다.

1번 방법의 경우에는 지루성피부염 완화에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말라쎄지아 곰팡이를 억제한다고 염증 자체가 호전되지는 않기 때문에 보통 2번 방법과 병행해야 한다.


말라쎄지아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보통 샴푸 제형을 많이 쓰는데, 대표적으로 니조랄이라는 2% 케토코나졸 샴푸가 있고, 세비프록스 액이라는 1.5% 시클로피록스 샴푸, 그리고 아치온으로 유명한 징크피리치온 샴푸 등을 사용한다.  샴푸들 모두 일반의약품이라 약국에서 그냥 구매할  있지만 장기간 사용을 위해서는 의사와 상담을 하는 것이 좋다.


염증을 가라앉히는 방법으로는 가장 대표적이고, 가장 효율적이며, 피부과에서 절대 대체 불가의 명약 스테로이드가 있다. 스테로이드를 먹기도 하고 바르기도 하고 샴푸로도 사용하여 염증을 조절하는데, 너무 장기적으로 사용하면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서 증상에 맞게 잘 조절하여야 한다. 스테로이드 외에도 엘리델이나 프로토픽 같은 면역조절 연고도 사용하는데, 이 연고들은 부작용도 거의 없고, 장기간 사용에도 안전하여 스테로이드와 함께 많이 사용한다.


보통의 경우 1,2번을 병합하여 치료하면 증상이 잘 조절도는 편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특히 피지 분비가 너무 많은 경우에는 피지를 억제하기 위해 이소트레티노인을 복용하여 피지 조절도 해주어야 증상이 좋아지기도 한다.


물론 1,2,3번을 다 하더라도 조절되지 않는 경우도 있고, 약만 끊으면 재발하는 경우, 염증은 좋아졌는데, 두피의 홍조가 지속되는 경우 등 치료하기 어려운 경우들도 무척이나 많다.


그래서 주변에 지루성 피부염 환자들이 있다면 주변의 지지와 응원이 중요하다. 환자의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질환의 특성이 그런 것이기 때문에, 꾸준히 치료하고 잘 관리할 수 있도록 질환을 이해하고 관심을 가져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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