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놀자 Sep 26. 2019

1. 지갑에 현금으로 오만 원 정도 들어있으면 이렇게 든든할 수 없다. 뭔갈 살까 말까 고민하다가도  지갑에 든 현금이 떠오르면 아 그렇지 나 사실 오만 원은 더 있는 거지 하는 마음에 이것도 사고 저것도 사고. 현금이 있다는 사실은 금방 까먹게 되기 때문에 살까 말까 아 맞다 오만 원 있었지 살까 말까 아아 맞다 오만 원 있었지 살까 말까 아아아아 맞다 오만 원 있었지... 그러다 보면 가지고 있는 건 오만 원인데 지출은 이십오만 원쯤 되는 놀라운 마법.


2. 퇴근 후 친구 보러 가는 길, 물 한 병 살까 하고 들어간 편의점에서, 생각해보니 오늘 하루 종일 지출한 게 없길래 호오옹 하며 에비앙을 샀다.

그리고 생각해보니 에비앙 말고는 지출한 게 없길래 친구 기다리는 동안 제일 비싼 음료도 시키고. 저녁과 커피를 친구가 모두 사줘서, 생각해보니 에비앙과 친구 기다리며 시킨 음료밖에 지출한 게 없길래 친구 책도 사주고 나도 한 권 사고 생각해보니 에비앙과 음료 한 잔과..........  



3. 요즘 너무 바쁜 나머지 돈 쓸 시간도 없을 지경인데 주말만 되면 이번 주 거의 안 썼으니까 이 정도는.... 이런 것 정도는... 이만큼 정도는...  결국 썸은 같아! 지는 마법.


3. 25일 월급이 들어왔는데 하필 주 거래 은행인 하나은행 앱이 하루 종일 고장 나서, 얼마를 받았는지 카드 값은 얼마가 나갔는지 그래서 잔고가 얼마나 남았는지 알 수 없었다. 궁금해하며 하루 종일 앱 로딩 화면만 쳐다보는 것도 꽤 재밌긴 했는데 끝까지 재미있으려면 잔고가 많이 남아 있었어야... (결국 26일 오전에 확인)



끝.



작가의 이전글 단상 0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