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참으로 불가사의한 단어가 아닐까'
일상.
이 단어는 겉모습만 보고 깜빡 속아 넘어가기 쉽다. 당연하다는 듯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끊임없이 흘러가는 나날. 도도한 표정으로 '이게 보통이에요.'라고 툭 한마디 던지고는 저만치 서 있다. 언뜻 보기에는 평범하기 그지없어서 우리를 안심시키고 선뜻 몸을 내맡기도록 유인한다. 그러다 보니 마냥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 두기가 십상이다.
하지만 거기 함정이 숨어있다. 똑같이 반복되는 듯 보여도 그 이면에는 야금야금 뭔가가 진행되고 조금씩 쌓여간다. - <잿빛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