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무모한 도전을 시작하다

1인 1 습관, 100일 프로젝트

# 난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무모한 도전을 계획했다


그 도전은 바로 직장 동료 40명과 ‘1인 1 습관, 100일 프로젝트’란 구호 아래 8.5일부터 11월 12일까지 100일 동안 좋은 습관을 실천하는 것이었다.


이 글을 읽는 독자 중 누군가 이런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다.


아니 왜? 직장은 돈만 벌면 그만인데 사서 고생을 하지?'


실은 이 모든 기획의 출발점은 내가 올해부터 새롭게 조직문화 담당자란 역할을 맡았기 때문이다.


난 올해 내 본연의 업무 이외 좀 더 즐겁고 행복한 조직 문화를 형성하는 CA(CultureAgent: 조직 문화 담당자)라는 직책을 맡게 되었다. 그래서 연초에 2019년 조직 문화 활성화 전략을 기획하여 팀장님 허락을 받은 다음 인사팀에 제출했다. 그 기획 중 하나가 바로 ‘1인 1 습관, 100일 프로젝트’ 다.



1인 1 습관, 100일 프로젝트


내가 이 프로젝트를 기획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한 가지 믿음 때문이었다. 아무리 바쁜 직장인이라도 100일 동안 좋은 습관을 실천하다 보면 자신의 장기적인 목표를 다시 생각하게 될 것이고 스스로 무언가 포기하지 않고 작은 성공 경험을 누적하다 보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태도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었다.


내가 지금까지 3년 동안 조언해준 350명의 대한민국 보통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말은 쉽게 했지만, 그 과정은 녹록하지 않았다. 막히는 업무량과 타 부서의 비 협조, 책임회피 등으로 스트레스받으며 바쁘게 일하는 우리 팀 직원들에게 난데없이 습관을 실천하라니 내가 그들이라도 환영하고 싶은 마음은 1도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작전을 짰다. 가랑비에 옷 젖듯이 조금씩 긴 시간을 두고 습관이 왜 필요하고 중요한지 설명하다 보면 여유 없는 그들의 마음도 차츰 열릴 것이라 믿었다. 빼앗긴 들에도 시간이 지나면 봄이 온다고 어느 시인은 말하지 않았던가?


내가 노린 시간은 월례회였다. 월례회는 매월 팀 전체 인원이 모여 1시간 정도 행사를 한다. 퀴즈도 풀고 상품도 받고, 생일이나 결혼기념일을 축하하고 업무 및 회사 생활에 필요한 주요 정보를 공유하는 자리다. 이 월례회 시간의 일부를 활용한다면 굳이 습관 프로젝트 설명을 위해서 별도로 사람들을 모집한다는 핀잔과 불평을 들을 필요도 없고 업무 시간에 진행되는 공식적인 회의이니 시간도 추가로 뺏을 필요가 없기에 최적의 무대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5월 월례회 시간에 20분 정도 습관 특강을 진행했다. 떨렸다. 발표 준비를 많이 했음에도 불구하고 긴장했는지 목소리도 갈라졌다. 어정쩡한 발표 덕분이었는지는 몰라도 첫 반응은 싸늘했다.


바빠 죽겠는데 뭘 이런 것까지 시키냐~


라는 반응이 주를 이루었다. 몇 명은 강의 시간 찡그린 얼굴로 그렇게 표현했고, 몇 명은 개인적으로 구내식당에서 저녁을 먹으면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거부감을 표출했다. 예상했던 반응이었지만 흔들리는 나의 눈동자를 감출 수는 없었다.


잘 알고 있다. 누구나 늘 하던 대로 살고 싶어 한다는 것을. 그래서 자신의 컴포트 존(Comfort Zone: 안락지대)을 벗어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는 것을. 하지만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칼을 뽑았으니 무라도 베고 싶었다.


그래서 틈틈이 동료들과 식사하며 커피 마시며 습관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냉랭한 반응이 따뜻하게 돌변할 거라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래도 설명하는 나의 수고를 외면하지 않고 끝까지 들어준 동료들에게 감사했다. 비록 나의 눈을 피하고 고개를 숙이고 딴 곳을 애써 보고 있었지만.


SNS 친구들도 적극 활용했다. 동료들 중에 페이스북 친구나 블로그 이웃들은 나의 습관에 관한 글들을 꾸준히 읽어 주었다. 그 덕분에 조금씩 그들과는 공감대가 형성됨을 느꼈다. 때로는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친한 동료들에게 ‘좋아요’를 누르라고 부탁하며 링크를 카톡으로 보내기도 했다. 어쨌든 내가 정성을 담아 작성한 습관에 관한 글들이 동료들에게 노출되도록 신경을 썼다.


그런 와중에 커다란 반전의 계기가 찾아왔다. 바로 나의 가족이 ‘SBS 스페셜’이란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된 것이다. 나와 아내 그리고 두 딸까지 좋은 습관을 실천하면서 변화된 가족의 모습이 방송에 소개되었다. 짧은 방송 시간이었지만 그 방송을 본 동료들의 마음은 긍정적으로 바뀌어다.


SBS 스페셜, 당신의 인생을 바꾸는 작은 습관


특히 그 방송이 나의 팀이 소속된 마케팅실 월례회(약 300명 직원)에서도 소개되었고 나는 수 백 명 앞에서 미니 특강도 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실장님도 강평 시간에 습관의 중요성을 강조해 주셔서 나의 무모한 ‘습관 프로젝트’ 도전에 커다란 힘을 실어 주셨다.


이런 일련의 노력들 덕분에 드디어 8.5일 ‘1인 1 습관, 100일 프로젝트’가 출항한다.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팀 동료들은 각자 스스로 선정한 습관 1가지를 매일 실천한 뒤 내가 만들어 배포할 ‘습관 달력’에 스탬프를 찍으면 된다.


내가 운영하는 ‘습관홈트 프로그램’은 매일 작은 습관 3개를 10분 안에 실천하는 것이 핵심이지만 직장에서는 좀 더 간소화시켜서 ‘습관 1개’로 시작하기로 했다. 습관 개수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영웅적인 출발이니까.


습관 달력과 스탬프는 8.5일 일괄 개별 지급 예정이다.



습관 달력


혹시라도, 습관 목록을 어떤 것으로 할지 막막해하는 동료를 위해 아래와 같이 몇 가지 예도 소개하는 친절도 잊지 않았다.



습관 목록 예시


보상으로는 매월 성공률이 높은 3명을 선정하여 ‘월간 습관 왕’ 이란 영광스러운 호칭을 부여하고 소정의 선물(커피 쿠폰)을 증정할 계획이다. 그리고 100일 프로젝트가 종료된 후 짧지 않은 100일 동안의 습관 여행을 통해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후기를 공모해서 의미 있는 선물을 해 주려고 한다.


이제 첫 삽을 떴다. 앞으로 100일 동안 어떤 험난한 과정이 기다리고 있을지 걱정 반 기대 반이다. 이 무모한 도전의 끝은 과연 어떻게 될까? 타임머신이 존재한다면 훨훨 날아서 100일 뒤로 날아가 보고 싶다. ‘실패하면 어쩌지? 욕만 진탕 먹고 흐지부지 되는 것 아니야? 란 부정적인 생각에 기분이 우울해질 때도 있다.


하지만 최소한 나는 이 도전은 남는 장사라고 믿는다. 어쨌든 지금 작성하고 있는 이 글의 소재가 되었기 때문이다. 설령 실패로 끝나더라도 나는 실패 후기를 또 쓸 것이다. 그럼 최소한 이 무모한 도전을 시도하려는 어느 착한 후배에게 참고서는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오늘도 난 8.5일을 손꼽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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