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2 : 푸껫을 그리다_새로운 만남
늦은 밤 숙소에 도착해서 바로 짐을 풀고 침대로!!
잠깐 눈을 감은 듯한데 벌써 아침이 밝았네요. 창문을 활짝 열어보니 푸껫 시내(올드타운)가 훤히 보입니다
초청 작가이지만 공식 숙소제공은 13일부터 18일까지 더라고요. 그런데 나는 2일 먼저 도착했기 때문에 2일간은 별도로 숙소를 구했는데 그 숙소가 바로 이번 아시아링크 메인스테이지가 되는 호텔이었답니다.
멀린호텔 푸껫은 사실 아주 오래된 호텔입니다. 규모는 제법 크지만 오래된 만큼 시설물은 좋지 않았답니다. 근데 사실 저는 시설도 좋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분들은 모두 다 하나같이 시설이 별로라고들 하시더라고요
저는 그런 시설에 대해 왜만 해선 신경 쓰지 않는 편이라서 그런 것 같아요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시원해 보였고 날씨도 좋았답니다.
주섬주섬 가방에 그림도구를 챙기고 올드타운으로 나가보기로 했습니다. 강의장소도 봐야 하고 시내분위기도 파악할 겸 무엇보다 시원한 커피가 생각이 났거든요
문을 열고 나서니 후텁지근한 공기가 나를 맞이합니다. 그래도 저는 동남아 갈 때 긴바지를 좀 선호하는 편인데 반바지가 시원하고 좋지만 그림을 그릴 때 모기나 벌레들 때문에 괜스레 신경 쓰이는 게 싫어서 그냥 긴바지를 입고 다닙니다. 긴바지나 반바지나 모두 덥고 땀나긴 마찬가지~
구글맵을 켜서 올드타운을 검색하니 걸어서 10분 정도
터벅터벅 걷다 보니 아주 이쁜 풍경들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건물색도 너무 이쁘고 내가 좋아는 오래된 골목과 건물들이 쫘~~~ 악~~ 펼쳐집니다.
입가게 미소가 절로 지어집니다.
시간이 조금 일러서 그런지 길가에 사람들도 많이 없고 거리도 편안하게 거닐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사거리 모퉁이에 있는 카페를 발견! 그리고 그곳 대각선을 보니 그림 포인트도 보이고 그래서
여기 카페로 들어가야겠다 맘을 먹었습니다.
당당하게?(굳이) 입장해서 주문을 하려고 메뉴를 보니... 오잉? 이건 요즘 한국에서도 유행하는 오렌지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있더라고요.
주저 없이 오렌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합니다. 90밧(한화약 4천 원 정도)을 결제하고 야외 테라스에서 스케이북을 준비했습니다.
커피는 금방 나왔고 시원하게 한 모금 하고 그림을 시작해 봅니다.
그런데 그 10분 걸음에 땀이 나기 시작합니다. 어허!! 이 정도인가? 싶을 정도로 땀이 나더라고요
휴지를 꺼내서 땀을 닦아가면서 그림을 그립니다. 초반 20분 정도는 땀을 계속 흘리면서 그림을 그린 것 같아요. 그러다가 다행히 땀이 진정되면서 좀 더 그림에 집중하게 됩니다. 그림을 그리다 보니 주변으로 사람들이 제법 많이 지나다니기 시작! 그중에 저랑 눈이 마주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이제 인사를 나누기 시작합니다. 참고로 저의 영어 수준은 엉망입니다 하하하... 그래도 과감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즐기기 시작합니다. 저는 어반스케치할 때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는 걸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림 속에 이야기가 들어간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하시는 대만분과 미국분을 만났고 지나가다 내 그림에 관심 있는 UAE분도 만났고 이야기를 나눴고 그분은 실내에서 차를 마셨는데 제가 그분께도 엽서를 선물로 드렸습니다. 그분 역시 엽서값으로 과자를 사주셨어요 하하하 이 정도면 엽서는 곧 과자로 돌아온다는 법칙이 생긴 듯합니다. 그래도 기분은 참 좋습니다.
지금 이 순간을 잠시 뒤돌아 봅니다. 시원한 커피가 놓여있고 아무런 걱정 없이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리고 있는 내 모습이 참 좋아 보인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 시간 좀 넘게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림의 속도보다는 현장을 즐겨보고 싶은 생각이 더 컸던 것 같아요. 첫 어반스케치를 하고 다시 가방을 메고 무작정 걷기 시작합니다.
푸껫의 올드타운 걷기 참 좋았어요. 적어도 오늘 이 순간만큼은요... 사람도 없고 한산하고
갑자기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또 날이 개입니다. 어허 날씨 참 이상하네요. 어제 공항서 호텔 오는데 기사님께서 지금이 우기 시즌이라 매일 비가 왔다 갔다 한다고 하긴 했지만~ 그래도 많이 오지 않아서 걷는 데는 무리가 없었어요. 또 저는 비 오는 날을 참 좋아하거든요
그렇게 한참을 걸은 듯한데 멀리 테디베어 같은? 아니 하리보 같은? 커다란 빨간 곰 조형물이 보입니다. 멀리서 봤을 땐 곰인 건 알았는데 저기 왜 있나 하는 곳에 있더라고요. 비도 오는데 말이죠. 그래서 가까이 가보니 무예타이복장을 한 대형 곰 조형물이더라고요. 정확히 왜 저기에 있었는지는 아직도 모르겠지만 그곳은 노란 건물의 시계탑이 있는 큰 교차로였습니다. 비도 거쳐가고 있으니 저걸 그려볼까? 하는 생각을 하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는데 마침 누군가가 그림을 그리고 계시더라고요
가까이 가보니 앗! 서양스타일의 나이 많으신 스케쳐분이더라고요.
냅다!!
"hi~ are you sketcher?"을 날리며 인사를 했지요
"yes~~"(영어는 여기까지만... 쩝)
그러곤 제가 먼저 같이 그림 그려도 되냐 했더니 흔쾌히~ 좋다고 하시면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그분도 저 곰돌이와 시계탑 건물을 그리고 계셨더라고요
저도 옆에 앉아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는 동안 짧은 영어(영단어가 맞을 듯)로 어디서 왔냐?부터 시작했습니다.
그분은 호주에서 오신 마크라는 분이셨고 호주 지역명이 뭐더라.... 아 마따! Urban Sketchers Fleurieu( 이도시명 읽을 줄 아시는 분 댓글 부탁드립니다)
도저히 발음을 할 수 없는 도시. 마크 자신도 어렵다고 하셨고 프랑스어가 기원이라고 했던 것만 기억이 나네요. 그렇게 뜨문뜨문 대화를 이어가면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인상도 좋으시고 성격도 너무 좋으신 스케쳐분이셨어요
그런데....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처음엔 난간아래라서 버텨보려 했지만... 이건 도저히 버틸 수 있는 빗줄기가 쏟아집니다. 우린 계단 안쪽으로 피했다가 비 그치기를 기다렸지만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마크가 커피를 마시러 가자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우리 둘은 카페를 검색해서 바로 옆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십니다.
커피를 마시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본인 모자를 가리키며 자기는 해군이었다고 하서다라고요.
어라! 그래서 저도 해군에서 근무했다고 했지요. 마크는 잠수함을 21년간 타셨고 나는 갑판병으로 28개월 근무를 했지요. 또 다른 공통점을 발견하니 더 가까워진 듯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날 이후 마크를 만날 때마다 거수경례를 했습니다. 잘 받아주면서 둘 다 크게 웃으면서 계속 보낸답니다.
제가 커피를 얻어 마셨으니 내가 점심을 사겠다고 같이 가자고 했습니다. 그래서 태국식당으로 가서 팟타이와 치킨윙 그리고 맥주를 시켜서 마시면서 점심까지 해결!!
이런 건 이런 행사를 와야만 누릴 수 있는 즐거움 같다는 생각이 들어 너무 신이 났습니다.
이렇게 오전과 점심을 해결하고 비도 오고 우선 숙소 쪽으로 다시 걷기 시작했습니다. 비는 계속 부슬부슬 내립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비를 맞아도 기분이 나쁘거나 그렇지는 않았고요. 오히려 자꾸 웃음이 나는 게 너무 신나 있는 자 자신을 보게 됩니다.
여기저기 사진도 찍고 골목골목 둘러보다가 이상한 음식을 파는 포장마차 발견! 가까이 가보니 대~~ 박 미슐랭스타 포장마차인데 빵 같은 걸 팝니다.
"What is this?"
"Coconut pencake!" (영어는 여기까지)
얼마였는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저렴했고 6개 한 봉지를 샀습니다
먹어보니 너무 달고 맛나더라고요
펜케익을 한 봉지 들고 털래털래 걸어 숙소 근처쯤 왔을 때 이대로 가기는 좀 아쉽다는 생각에 들더라고요 그래서 주변을 보니 아주 쾌적해 보이는 카페를 발견! 비가 오니 밖에선 못 그리고 커피 한 잔 시켜서 카페 야외 테이블(비 안 맞음)에 앉아서 그냥 눈앞에 보이는 풍경을 그립니다.
비가 오는 풍경인데 사실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냥 길과 담벼락 전봇대 그리고 나무가 전부 근데 그걸 보면서 그리고 있습니다. 펜케익도 먹어가면서 말이죠
열심히 그리고 있는데
스칼렛샘이랑 서영샘이 지나가시길래 인사하고 사진 같이 한 장 찍고 먼저 보내고 저는 그림을 마무리합니다.
그리고 숙소를 와서 비에 젖은 옷은 갈아입고 잠시 쉬다 저녁에 다시 올드 타운으로 나갑니다. 2일 차인데 왜 이렇게 하루가 길 까요? 한국보다 시간이 2시간 늦어서 그런 것 같아요. 무지하게 하루가 깁니다.
그러도 다시간 올드타운의 시계탑 사거리... 그곳은 이미 스케쳐스들로 가득했습니다.
사실 푸껫 있는 동안 이곳은 수시로 지나다녔는데 하루라도 스케쳐스가 없던 날이 없었던 것 같아요.
무조건 저곳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있었던 것 같아요.
이날 저녁에도 많은 스케쳐스도 만나고 함께 그림을 그리며 둘 째날은 마무리했습니다.
물론 돌아오는 길에 시원한 맥주도 한잔 했고요.
첫날은 늦게 도착해서 하루를 그냥 보냈지만 둘째 날은 아침부터 아주 알차게 잘 보낸 것 같아서 좋았어요.
그리고 내일은 아마 전 호텔을 옮길 것 같아요. 강사들 공식 숙소 제공이 시작되는 날이거든요.
그럼 내일 또 다른 이야기로 만나요.
To be Continued